좌파 여러분, 조조가 되세요 ^0^
2011.02.12 02:34
며칠 전 한윤형 선생이 밥을 사겠다 하여 사당에 간 일이 있었다. 구제역이라는 국가적 재난에도 불구하고 육식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누가 기대하는것과 같은 운동권 내부정치 이런 얘긴 속눈썹 길이 만큼도 얘기하지 않았고 키워질 얘기라던가 신변잡기 같은 것을 주로 논했던 것 같은 기억이다. ~ 것 같은 기억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종종 술자리의 뒷 부분은 기억이 잘 없기 때문에...
여튼 뭐 그 남은 밥과 김치 사건.. 나는 제목만 보고도 짜증이 밀려와서 일부러 기사를 안 봤는데, 여튼 그 얘기가 나왔다. 한윤형 선생이 말하길, 자기 지인이 영화판에 있는데 그 날 엄청난 인원이 모여 울며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 중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울고만 있으면 뭘 할거냐, 그 돈 떼먹은 회사 이름이라도 좀 알려달라, 뭐 그러면서 완전히 개판5분전이었다는 그런 얘기였는데.. 이 얘기를 들으니 내가 어릴 적에 읽은, 원작을 일본 사람이 만든 세 권짜리 삼국지의 한 대목이 기억났다.
그게 이제 동탁이 개같구나.. 이래서 동탁이 싫은 양심적인 정치인들과 군인들이 모여 왕윤의 생일파티를 하던 자리였을 것이다. 갑자기 왕윤이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건 뻥이고 동탁이 개같아서 여러분을 불렀습니다 라고 하니 다들 동탁의 죄에 대해 한 마디씩 하며.. 종묘사직을 걱정하다가.. 황제폐하의 옥체에 대한 걱정이 정수리 끄트머리에까지 치밀어 올라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그렇게 찌질한 술자리를 가지던 중에 조용히 구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사예교위 조조가 벌떡 일어나서는~
"한숨쉬고, 흐느끼고, 탄식하고, 밤새도록 울고, 날이 밝은 후에 다시 한 번 한숨 쉬고.. 이렇게 해서 뭘 어쩌자는 것입니까? 우리가 여기 모인건 애초에 동탁을 제거하자고 모인 것이 아니었던가요!"
하니, 왕윤이 눈물을 훔치며~
"야, 네가 짱이다. 우리가 뭘 어떻게 하면 되겠니?"
하여, 조조는~
"칠성보검을 주시면 제가 동탁을 무찌르겠습니다!"
라고 대답한 그런 장면인 것이다. 그 순간에 왜 칠성보검을 달라는 생각을 했는진 잘 모르겠지만.. 여튼 그래서 인제 내가 하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죠? 뭐 좌파랍시고 이 여러운 시기에 다들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래 써놓은 것처럼 내가 왕따라서 그런 것도 있긴 하겠지만.. 맨날 어디 옹기종기 모여서 남 품평이나 하는 그런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좌파 전체의 역량이 100이라면 남 품평하는 데에는 5 정도만 쓰고, 운동권 내부 정치 하는 데에는 15 정도만 쓰고, 공식 행사에 참여하고 집회에 나가는 등의 뭐 의미는 있지만 관성이 되어버린 활동을 하는 데에 30 정도를 쓰고, 나머지 50은 나가서 운동권 안 하는 사람들 만나서 얘기도 좀 나누고.. 커피라도 한 잔 하면서.. 아니면 레디앙에 뭘 기고한 정 모씨의 말마따나 상담치료를 받던지.. 거 받으니까 괜찮습디다? 좀 할 말이 있으면 당당하게 하고, 화도 좀 내고.. 아 진짜 뭣들 하는건지..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은 적토마를 집어 타고 도망을 가더라도 뭐를 해야지 사람들이 말이야.. 그런의미에서 최백순 아저씨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이제 삼국지 좀 그만 보고.. 내가 혁명을 하면 삼국지를 다 없애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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