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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출판사에서 1교 원고를 받아 오다.

조회 수 838 추천 수 0 2009.01.30 16:48:37


오늘 텍스트 출판사에 가서 맛난 점심을 얻어 먹고, 박선화 편집장 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후 1교 원고를 받아 왔다. "우리 시대의 젊은 만인보" 기획 원고가 오가는 와중에서, 텍스트에서는 나에게 "안티조선 운동사" 책을 맡겨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고 이 책은 올해 상반기의 프로젝트가 될 듯 하다. (이것 말고 개마고원과 말이 오가는 책이 한 권 있는데 2월에 힘써 써야 할 책이다.) 


다시 지금의 책으로 돌아와, 오늘의 교정지침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분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500-600매 문고판 기획에 내가 넘긴 원고가 무려 800매. 눈 딱 감고 에필로그 뒤에 붙인 네 개의 부록 꼭지를 통으로 날린다 해도 (이건 이미 그렇게 날리기로 결정이 되었다.) 700여매에 달한다. 집으로 오는 길에 1교정지를 대략 훑어 보니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는 대충 감이 잡힌다. 예전 글 인용해 놓은 것을 최대한 압축시켜 다시 지금의 말로 풀어 쓰거나, 그게 안 되면 예전 글을 각주로 처리하는 식이다. 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줄이는 과정에선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이 책에서 인용하는 예전 글들이 다 지금의 블로그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인용하고 주소를 표기할 때에, 상대적으로 깔끔한 주소를 붙일 수 있게 되었다. 그 글이 안티조선 우리모두에 올린 글이든 진보누리에 올린 글이든 혹은 과거 블로그에 올린 글이든, 나는 그 글의 주소를 가령 yhhan.tistory.com/1 과 같은 주소로 표기할 수 있다. 이렇게 각주에 주소를 붙여 놓으면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선 이 블로그와 이어져 있는 셈이다. 물리적으로 구현된 책의 영역에선 원고지 600매 분량에 해당하지만, 각주에 붙인 주소를 모두 찾아 읽다 보면 (물론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성실한 독자를 상정하긴 매우 어렵지만) 이 책은 800매, 900매, 1000매 분량이 될 수도 있는 거다. 


한편으로는 각주에 주소를 붙이겠다는 착상 때문에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을 벌이게 되었다. 말하자면 블로그에 있는 글을 레퍼런스로 제시하기 위해 각주로 붙이는 것을 넘어, 그 책에서 각주로 붙이기 위해 새로운 포스트를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원고에서 부록1에 해당했던 '극우 헤게모니' 관련 글을 나는 내일 쯤 블로그에 올릴 생각이다. 본문에서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홍세화의 극우 헤게모니론이 안티조선 운동의 논리를 어떻게 정교화시켰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나는 간단한 논술문을 썼는데, 분량상의 문제로 결국 책으로 나올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책 원고에선 극우 헤게모니론에 대해 아주 간략히 언급하고, 상세한 논의가 담긴 글의 주소를 각주로 붙이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각주로 주소를 붙이기 위해, 나는 내일 그 글을 블로그에 올릴 것이다. 뭔가 선후가 뒤바뀐 듯 하면서도 재미있다. 


이번 주말에 1교 원고를 검토하고 넘기면 다음 주에 2교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첫 책이 나올 시기가 다가오니 조금 설렌다. 일전에 얘기했듯이 3월 중에는 출판될 것 같다. 



P.S 책 제목은 아직 미정이며, 따라서 이벤트는 계속 진행중입니다. 아직 참여 안 하신 분들은 제게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김영삼 옹이 그랬듯 저도 남의 머리를 빌려봅시다. ㅎㅎㅎ

2009/01/23 - [공지] - [찌질한 이벤트] 책 제목을 공모합니다.


   

구리구리0816

2009.01.30 17:02:44
*.138.42.254

진중권 교수가 시칠리아의 암소 제목을 지을 때, 무의식 중에 툭 던진 말로 제목을 지었다고 했죠. ㅎ 아흐리만님도 무의식의 파편 속에서 뭔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하나 골라잡으심이 어떨런지... ㅎ

개인적으로, 일단 책은 많이 팔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많이 팔리기 위해선 제목에 '진중권' 이름 석자를 넣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요즘 시사 키워드 가운데 이 진중권 세 글자만한 브랜드 파워는 없다고 보거든요.

ex) 소년 한윤형, 그는 왜 진빠1호가 됐나

그도 아니라면 이번엔 '조선일보'를 가져오는 건 어떨까요?
뭐 안티조선사에 대한 책을 집필할 예정이라고 해도 어차피 그건 차후의 일이므로,
지금 당장 조선일보를 써넣는다고 해도, 설사 책 내용에 조선일보가 들어있지 않다고 해도(뭐 그렇다면 낚시성 제목이 되겠지만 ㅎ),
요즘같이 어수선한 시국에 독자들의 눈을 잡을만한 요소로는 가치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ex) 트로이의 목마, 조선일보를 엿먹인 한윤형

이상한 모자

2009.01.30 19:39:05
*.34.184.105

내 준만과 중권 사이에서

zz

2009.01.30 23:53:35
*.88.137.184

나는 여자보다 키보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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