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3 14:42
참세상의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인터뷰 중 발췌
전진의 명망가들, 민주노동당 헤게모니투쟁에 전력 질주 했다
- 위원장께서는 정파에 속했다 탈퇴한 것으로 안다. 보궐선거 과정에서도 정파들끼리 후보 논의가 있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산별대표자 회의에서 통합후보논의가 오갔다. 그러다 정파들 사이 후보논의가 사라지고 대표자회의 논의로 갔다. 이건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나?
정파운동이 자기반성을 하고 좀 더 대중 속에 뿌리깊이 들어가야 한다. 또 철학이 풍부하지 못한 게 우리 정파운동의 결정적인 문라고 본다. 자기네들끼리 모여 자기만족적 정파운동을 할 게 아니고 그게 소수든 뭐든 간에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많이 만나서 조합원들의 계급적 사고와 노자 간 모순을 확실히 드러내야 한다.
노동자가 처한 것이 철학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하는, 힘들겠지만 미디어에 알몸으로 드러난 민중이기 때문에 운동을 운동답게 하라는 거다. 지금 정파운동은 작든 큰 조직이든 사업장의 지도부에서 부터 지역, 연맹 지도부, 민주노총 지도부, 더 나아가 정당 지도부까지 헤게모니를 장악하려고 하는 패권적인 활동에 훨씬 비중을 크게 둔 정파운동이 됐다.
99년부터 2002년까지 수배생활을 하고 나와 보니 내가 중앙파로 분류되어 있었다. 중앙파의 수장은 단병호 위원장이었다. 단 위원장은 전노협시절부터 봤지만 정파가 없는 사람이다. 매우 합리적인 분이다. 노동자로 각성해온 과정이 그렇다. 사회적 변화 속에 자기가 서있는 위치에서 운동하다 보면 요즘 얘기하는 좌파인지 우파인지도 모르고 그냥 활동하는 순수한 노동자 출신이다. 저도 똑같았다.
존경하는 단병호 위원장이 중앙파로 얘기를 듣는데, 그때 당시 중앙파는 이념적 노선과 상관없이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는 간부들의 모임이었다. 정형화된 모임도 아녔다. 그 모임이 생기게 된 데는 현장에서 올라오는 목소리 들이 거칠고 집단화 되고, 대의원대회 같은 것을 흔들어 대니까 지도력에 문제가 생겼다. 그런 것에 대한 사전정보를 취득하고 대책을 세워 각종회의를 힘 있게 진행하는 이런 차원에서 모인 게 중앙파 모임이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간부들의 모임이니까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어느새 세월이 지나면서 좌파와 우파의 중도파처럼 규정됐다. 그 뿌리는 원래 그렇지 않다.
그래서 어차피 정파로 오해받는 바에는 제대로 된 정파운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파운동의 모범을 보이고 어떤 정파든 자기들의 강령을 가지고 운동에 문제가 안 된다면 존중해야할 필요가 있고 정파 간 교류와 협력을 하자, 이런 활동을 모범적으로 만들자는 것이 전진의 출범배경이다.
그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전진도 실제 활동이 그렇게 안 되더라. 여기서부터 실망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오래했던 많이 했던, 깊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내 얘기에 동의하지만 이미 자기 활동무대에서 자기방식으로 해 오던 게 있다.
폭탄선언 같지만 당에서 활동하던 전진의 성원들은 노동운동 내에, 그 이름이 누구든지 간에 내 노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볼 때는 그 사람들의 명망성과 당내 명망가들의 명망성에 기대가지고 민주노동당의 헤게모니 투쟁에 전력 질주했다. 민주노동당을 정말 혁신하기 위한 활동을 했느냐? 인정 못한다. 그때부터 당 활동가들과 노동운동 현장의 활동가들과 차이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도 전진 1기 의장 1년 임기를 채우긴 했지만 정상적인 질서에서 2기 의장을 뽑아 인수인계 한 게 아니라 총회 속에서 2기 의장 선출 전에 그게 하루가 됐든 이틀이 됐든 사퇴를 던졌다. 그 자리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 받았다. 당시 사퇴원고를 20여 분간 서서 읽었다.
- 사퇴 원고 내용은 뭐였나?
비정규직 투쟁을 말로만 했지 실제 전진이 비정규직 투쟁을 책임 있게 전개했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당내에서의 혁신 얘기 등에 대한 내 나름의 비판적인 시각을 담았다. 또 정파운동의 모범이 관철되지 않고 우리 역시 패권적인 생각을 가진 것 아니었느냐는 자기반성 등의 내용을 담아 내가 생각하는 전진이 아니라고 하고 의장직을 사퇴했다.
그런데 일단 사퇴하고 난 후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내 말에 실질적으로 고민하고, 내 말이 맞든 틀리든 내 나름대로 전진에 반성의 기준이나 혁신의 과제를 던졌다고 보는데 별로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었다. 의장 혼자 떠드는 얘기로 취급당했다. 그게 더 큰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정파운동은 백해무익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식의 정파운동은 때려 치자 이런 생각을 했다.
운동은 계속 하고 싶은데 정파질서 속에, 사람들이 활동가들에 편재되어 있는 속에 내가 전진을 버리고 나오자 어느 날 나도 설자리가 없더라. 이게 또 하나의 슬픔인거다. 그때부터 내가 나오는 것을 넘어 전진을 해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민주노동당이 사라진다. 민주노동당에 현재 잔류파들의 문제는 지적하자면 끝도 없이 많은데, 그 사람들은 차치하고 전진해산을 요구했다. 결국 해산을 요구하는 사람은 탈퇴로 이어졌고 사실상 전진은 창립 초기 주도한 사람들은 거의 탈퇴하고 없고, 정파 기능을 못 할 정도로 남아 있다. 나는 역사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얘기가 좀 옆으로 샜지만 정파 얘길 계속 해보자. 정파에서 나오고 어떠셨나?
일단은 정파를 잘 나왔다고 칭찬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많이 괴로웠다. 정파를 했던 사람들로부터 공격적인 비난도 더러 받기도 하고 익명으로 저를 비판하는 사람 중에 글의 투로 보면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외롭기도 하다. 어떨 땐 좀 더 힘 있는 정파에 내가 깊이 관여했다면 민주노총 위원장이 수월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반대측면도 있겠지만 사실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이 각각의 단위들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여전히 정파영향이 세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무슨 얘기를 하거나 사무총국을 비롯해 중앙에서 무슨 사업을 벌일 때, 정파적 관계와 상관없으면 나름 집행이 되는데 정파적으로 관계되는 그런 사안이 되면 대중조직에서 결정해봐야 소용이 없다. 예를 들면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 직선제나 한국진보연대 가입 건이 그렇다.
중앙집행위에선 이렇게 하자 결정했지만 정파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대중조직의 주요 집행단위의 결정을 무시하고 자기입장을 가지고 조직을 흔들면 흔들리는 조직이다. 대의원 대회가 극명하게 그런걸 보여준다. 중집 성원이었던 사람이 중집 때는 소극적인 찬성내지는 반대를 했다치더라도 중집의 결론으로 뭘 정리했으면 대의원 대회에서는 중집 결정사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던 지 아니면 발언을 안 하는 게 조직에 대한 예의이고 상식인데 완전히 대대에서 태도가 돌변한다. 그런 모습이 정파들과 직간접으로 관계가 있는 거다.
위 내용에 대한 전진 집행위원장의 반론
구형구(전진) / 2009년09월23일 12시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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