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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북한 3대세습에 관련하여서는 다소 논쟁이 과열된 측면이 있어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어설프게 글 평판을 하는 바람에 이렇게 뭘 끄적거리게 되고 말았다.


고백하자면, 트위터에서 내가 떠들어대는 말은 다소 전략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재훈 선생의 이 글은 지금 상황에서 내가 굳이 홈페이지에서 코멘트 하지 않아도 될 글이다. 하지만 남의 글에 대고 '괴상하다'는 감상을 덧붙였으니 최소한 그것에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뭘 적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나는 이재훈 선생의 전반적인 시각에 동의하는 편이라는 점을 밝힌다. 그러나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글의 핵심 주장을 훼손할만한 것들은 아니지만 그것이 주변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관점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여러가지 시도는 유의미하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일단 주체사상이라는 것의 정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주체사상은 종교도 아니고 학문도 아니다. 주체사상은 통치이데올로기이다. 그리고 이것의 기원은 스탈린주의다. 이 글의 네 번째 문단을 참고하면 이재훈 선생은 스탈린주의 이전의 사회주의와 스탈린주의, 그리고 주체사상을 혼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주체사상이 전면에 등장하기 이전까지 북한의 통치이데올로기는 당연히 스탈린주의였다. 다시 말하자면 스탈린주의를 변형시킨 결과가 주체사상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지도층들이 스탈린주의를 변형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적 반대파들에게 교조주의의 혐의를 씌워 숙청을 하다 보니 그리 된 것이다. 즉, 주체사상은 처음부터 북한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 존재하는 통치이데올로기로서 태어난 것이다.


주체사상의 꽃은 수령론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수령론을 비웃고 있지만 사실 수령론의 탄생 역시 스탈린주의적 사고방식에 기초한 것이다. 스탈린주의가 수령론으로 둔갑하는 방식은 아주 단순하다. 정통 스탈린주의에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프롤레타리아 당을 통해 정치적 권한을 행사한다. 즉, 당의 결정은 곧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의사이고 당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자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배반자가 되는 것이다. 만약 스탈린주의 국가에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당과 의견을 달리 하는 당이 있다면 이것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배반한 당이 된다. 따라서 스탈린주의 국가에서는 오로지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당 하나만이 존재해야만 한다. 스탈린주의자들은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어떤 질문 하나를 추가하면 주체사상이 된다. 당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지도한다. "그렇다면 대체 당은 누가 지도한단 말인가?" 김정일의 탁월함은 이 질문에 한 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였다는 점이다. 프롤레타리아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당을 당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수령이 지도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 사실 때문이다. 첫째, 스탈린주의는 한국 진보세력의 주요한 이데올로기였다. 둘째, 소위 자주파들중 주체사상에 동의하는 자들은 당연히 스탈린주의자이다. 셋째, 스탈린주의는 소련의 붕괴와 함께 실천적 파탄을 맞았다.


이러한 사실들을 놓고 이제 다시 이재훈 선생의 주장을 되짚어보자. 이재훈 선생의 기본적인 인식은 이 논쟁을 둘러싼 좌, 우의 인사들이 자기 주장만 고집하며 자족하고 살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홍세화 선생의 주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질문은, 그렇다면 도대체 왜 다들 그러한 한심한 인생을 살고 있느냐는 것이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자. 혹시 모두가 비생산적인 논쟁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다들 각자 더 이상 다른 할 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즉, 3대세습이 이런 방식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조금 더 정확히 말해서 3대세습을 둘러싸고 NL-PD의 대립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이유는, 스탈린주의 소멸에 대응하는 정치적 전망이 부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NL은 여전히 스탈린주의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고 PD는 스탈린주의를 포기(당)한 이후에 새로운 전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NL과 PD가 서로 싸우는 (그리고 한쪽에 보수우익도 자리를 차리하고 앉아있는) 전장의 한가운데에 바로 북한 정권, 좀 더 엄밀히 말하면 파탄난 스탈린주의의 잔해가 텅 빈 구덩이로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정치세력들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는 이 텅 빈 공간을 대상으로 강박, 히스테리, 도착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각각의 진보정치 참여자들에게 '논쟁의 태도'(폭력적 나르시즘의 극복, 회의, 성찰, 기타 등등..)를 주문하는 것이 도대체 지금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지금 주문되어야 할 것은 박가분 선생이 이야기 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은 아마 새로운 좌파적 기획이고 실천이며 전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너무 길다. 그래서 나는 이재훈 선생의 전반적인 논지에 동의한다고 말하는 것이고 이 글을 쓰는 행위가 전략적이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글은 일을 하는 중간 중간 사람들을 상대하며 쓰여졌기에 다소 난삽하다. 이러한 점에 대한 이해를 바라면서 향후에 이재훈 선생이 더 좋은 글을 쓰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이 글을 기회로 하여 3대세습과 이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정리는 따로 해볼 생각이라는 점을 밝힌다.


Q

2010.10.18 19:33:50
*.132.93.150

잘 읽었습니다.

쟁가

2010.10.18 23:12:16
*.251.71.111

'새로운 (좌파적) 기획, 실천, 전망(이 필요하다)' 류의 말을 철 들고 나서 한 삼백번은 들은 것 같아요. 이 말을 하는 사람들 명단을 따로 작성해볼 마음이 생길 정도의 클리셰랄까. 대안이 없는데 자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게 전형적인 강박증자의 증상이긴 하지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00:56:55
*.208.112.113

저의 경우는 삼백번이 아니라 천번도 들었을 것 같고요. 저 같은 경우는 그것에 대해서 할 말이 또 있죠. (물론 지젝도 여기에 대해서 할 말이 있긴 있었는데) 현실 정치와의 연결고리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꺼내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인 것입니다.

쟁가

2010.10.19 01:36:24
*.251.71.111

현실정치를 말하기위해 저렇게 깔고시작해야한다는 것부터가 강박이란 거임. 그냥 개입하면 됨미다.

이상한 모자

2010.10.19 01:42:59
*.208.112.113

아니 글쎄 강박은 강박이고..

이상한 모자

2010.10.19 02:30:54
*.208.112.113

이 글과는 크게 관계가 있는 내용 같지는 않지만, 예를 들어 민중의 집을 하자.. 또는 사회연대전략을 하자.. 또는 이에 준하는 다양한 실천적 모색을 통해 진보정치의 활로를 찾아보자.. 이게 당의 노선에 대한 제 생각이기도 하고 제가 속한 조직의 방침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드는 내용이기도 하고 뭐 하여튼 그런데, 그러면 이러한 이야기를 꺼낼 때에 이게 뭔가 새로운 기획이다.. 또는 실천이다.. 또는 전망이다.. 이렇게 말을 하지 않으면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하겠다는 거죠? 실재에 대한 열망을 되살리자??? 열심히 실천하자??? 그럼 이제까지는 왜 그걸 못했고, 이제부터라도 잘 할려면 뭐를 해야 하고 얘기가 이렇게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쟁가

2010.10.19 01:50:13
*.251.71.111

님아, 사회적 실천이 없는데 담론적 기획을 한다는 게 말이 됨? 추상수준이 너무 높아요. 너무. 뭐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상한 모자

2010.10.19 02:07:02
*.208.112.113

그걸 왜 저한테 말씀하세요. 이 글이 그런 방식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서 글 아래에 변명조로 써놓지 않았습니까) 제가 평소에 하는 말을 같이 놓고 보셔야죠.

쟁가

2010.10.19 01:56:28
*.251.71.111

"3대세습이 이런 방식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조금 더 정확히 말해서 3대세습을 둘러싸고 NL-PD의 대립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이유는, 스탈린주의 소멸에 대응하는 정치적 전망이 부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 스탈린주의가 건재할 때도 정치적 전망은 늘 부재했어요. 남한에서 무장혁명, 전민항쟁하면 된다, 이게 무슨 정치적 전망이여. 로망이지. 이데올로기적 기획의 부재가 문제라고 말하는 거 다 말도 안된다고 봐요. 까놓고 말해서 레닌이 이데올로기적 기획을 짜갖고 갔나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02:17:25
*.208.112.113

저는 오늘날 우리에게 뭘 '하자'라고 말하는 것이 별로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스탈린주의의 부재라고 보는겁니다. 계속 저를 두고 말씀을 하시는데, 이런 말들은 사실 저에게 하셔야 할 말이 전혀 아닙니다.

솔직히 PD들이 스탈린주의 하고 싶었잖아요. 그런데 망해서 못하게 됐잖아요. 그럼 그 다음 얘기를 하기 위한 무슨 시도를 해야죠. 그럴려면, 지젝의 방식으로 얘기하자면 각각의 정치세력이 직면한 이데올로기 너머의 북한이라는 무슨 공간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지(북한이 스탈린주의니까). 그걸 환상을 가로지른다고 말해도 좋고 새로운 정치적 기획이라고 말해도 좋고 전망이라고 말해도 좋고 다 좋은데 (각각의 표현들이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3대세습 논쟁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시도가 없다는 방증이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그런데 그런 저에게 자꾸 그런 얘길 꺼내면 저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제가 이 소릴 계속 하게 되는 것이고요..

쟁가

2010.10.19 02:12:33
*.251.71.111

그리고 또하나. 삼대세습 논란에서 주체사상 그 자체가 논란의 중심이었던가요? 왜 그렇게 주체사상이 통치이데올로기라는 걸 강조하는건지. 우리가 철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실용적 접근을 해야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내 보기에 요번에 별로 이론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예요. 좌파들이 북한문제에 저리도 무력한 건 주체사상이 통치이데올로기란 걸 모르기 때문이라거나 혹은 이론과 철학과 관점의 부재 때문이 아니라 그냥 관심의 부재 때문이라 생각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북한에 관심을 가져야할 절박한 이유이지, 주체사상이 통치이데올로기냐 철학이냐가 아님.

이상한 모자

2010.10.19 02:20:05
*.208.112.113

이 얘기는 또 뭔지? 제가 언제 주체사상이 통치이데올로기인지 철학인지를 논쟁하자고 했나요? 저는 벌어진 일들을 해석하려고 하는 것이고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 글이 아래에 쓰여진 이재훈 선생의 글에 대한 코멘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기 바랍니다.

쟁가

2010.10.19 02:15:30
*.251.71.111

제가 이 시각에 댓글을 달며 신경질을 내고있는 이유는, 님이 다른 사람들한테 '전략'을 운운하며 마치 이번 삼대세습 논란에서 어떤 식의 중대한 정치적 실천이 가능한 것처럼 뻥을 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예요. 저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02:21:32
*.208.112.113

그런 뻥을 제가 언제쳤죠?

이상한 모자

2010.10.19 02:25:39
*.208.112.113

내 참. 저의 의도라는 것은 최소한 박 전 기자님에게는 전혀 전달되지 않은 것 같군요. 물론 그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은 글을 명확하게 쓰지 못한 저에게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어 분명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저는 삼대세습 논란에서 어떤 식의 중대한 정치적 실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삼대세습 논란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곤란함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글 중에 삼대세습 논란에서 어떤 식의 중대한 정치적 실천이 가능할 것이라고 읽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글을 잘못 썼기 때문이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러한 독해는 이 글이 쓰여진 바와는 관계 없이 저의 의도와 명확히 배치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쟁가

2010.10.19 02:45:27
*.251.71.111

뻥쳤다고 한건 죄송합니다. 아무튼 삼대세습 논쟁이 어떤 곤란함을 드러내는 사건이며 그 곤란함이 정치적 전망의 부재 때문이라는 거고 스탈린주의 같은 게 없다는 거잖습니까. 이 말은 곧 스탈린주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무언가, 그게 무엇이든간에, 아무튼 전망이 있어야 실천을 할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새로운 좌파적 기획과 실천과 전망이 스탈린주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해야한다 뭐 이런 말이잖습니까. 그래야 우리가 실천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은 안드시나요. 민중의 집을 하자, 사화연대전략을 하자, 그러면 되죠. 뭐 거창한 기획이다 이런 거 있어야 되나요. 우리가 이렇게 찌질한 게 우리 외부에거창한 모델이나 기획이 없어서인가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03:03:56
*.208.112.113

남한 운동권들의 이론적, 실천적 지침을 지배했던 스탈린주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무언가 스탈린주의 같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스탈린주의 같은 것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아는 것이 지젝 밖에 없으니 이렇게 설명할 수 밖에 없을겝니다. 제가 본문에 '텅 빈 구덩이'라는 말을 썼는데, 북한, 또는 소련이라는, 그러니까 스탈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너머를 얘기하는 겁니다. 상징계의 간극을 덮어서 실재를 은폐하는 것이 환상 또는 상상이잖아요? 남한 운동권에게는 그게 스탈린주의였다고 보는겁니다. 그런데 실천적으로 이것이 사라진 시대에 실재와 맞닥뜨린 우리의 처지가 NL, PD, 보수우익에 각각 강박, 히스테리, 도착으로 나타나지 않나 하는 생각이고요. 즉 NL은 없는 스탈린주의를 있다고 믿고, PD는 스탈린주의가 없어져서 어쩔 줄을 모르고, 보수우익은 제 것도 아닌 스탈린주의를 애지중지하고.. 이런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3대세습 논란이었고 이러한 상황의 대안은 스탈린주의와 같은 다른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상징계의 간극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 자체를 인정하는 좌파적 기획이, 전망이, 시도가 필요하다.. 근데 님은 자꾸 제가 사용한 단어를 붙들고 저에게 문제제기를 하시니 저는 그렇다면 뭐 제가 단어를 잘못 사용했다.. 내지는 한국의 지젝 박가분 선생의 글을 잘못독해하였다.. 뭐 이렇게 말을 해야지 더 뭐가 있겠습니까?

쟁가

2010.10.19 02:54:37
*.251.71.111

그리고 저는 삼대세습 논쟁이 단순히 좌파적 전망의 부재를 드러내는 사태였을 뿐이고 비생산적인 논쟁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과거 엔엘피디논쟁의 재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적인 얘기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컸던 건 그 재탕이 자리한 사회적 맥락이 과거와 판이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삼대세습 논쟁이 비록 좌파의 정치적 실천을 낳지는 않겠지만 사회전체의 지평에서는 꽤 의미있는 지렛대 중 하나가 될 것 같아요. 전망이 없기 때문에 논쟁한 게 아니라, 낡은 엔엘피디논쟁의 '반복'을 지금 남한의 사회적 현실이 소환시키고 요구한 것이라고 봐요. 우리가 이렇게 찌질한 건, 이런 황당한 사건이 일어나는 건, 전부 우리의 전망이 부재하고 나아가 전망을 갖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지젝식의 선언은, 솔직히 이제 좀 많이 지겹습니다...

이상한 모자

2010.10.19 03:06:10
*.208.112.113

그러면 저한테 이러시는 것보다는 차라리 글을 한 편 써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업데이트도 좀 할겸..

이상한 모자

2010.10.19 03:13:52
*.208.112.113

그리고 선언이 아니고요.. 왜 선언을 해요 지금...

쟁가

2010.10.19 03:13:22
*.251.71.111

좋습니다 하나 묻죠. 스탈린주의같은 환상이 없는 정치적 기획이 가능한가요? 실재와 일대일 대응하는 명징하고 건강한, 이른바 "상장계의 간극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 자체를 인정하는 좌파적 기획", 그런 정치적 전망이나 기획이란 게 가능한 건가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03:19:14
*.208.112.113

실재란건 어떤 '없는 것'인데 어떻게 일대일 대응을 하죠? 그런 정치적 기획을 요구한게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시네. 그렇게 읽히는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말씀하시는 실재와 일대일 대응하고 명징하고 건강하다고 믿기는 그러한 기획이야 말로 스탈린주의잖아요? 그게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니까요? 지젝이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에다가 그렇게 썼잖아요..

아마 7시 30분에 기상하여 구청으로 출근을 하는 저를 자꾸 이렇게 고문하시는 것은 박가분의 글을 인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예를 들면 제가 박가분의 글을 뭐 잘못 독해했다던가 박가분의 인용이 부적절했다던가 그런거라면 인정을 하겠습니다. 지젝빠끼리는 지젝빠끼리 읽어주는 방식이 아마 있었던 모양이죠.

쟁가

2010.10.19 03:22:18
*.251.71.111

오늘 제가 술을 먹고 꼬장 피운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순전히 꼬장만은 아닙니다.. 님의 조언대로 간만에 블로그 업뎃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주무십셔. 저땜에 잠도 못자고,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이상한 모자

2010.10.19 03:26:27
*.208.112.113

아뇨 사과는 또 우리 사이에 뭐 무슨 말씀을...

이상한 모자

2010.10.19 03:23:25
*.208.112.113

저는 출근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이 글은 아래 이재훈 선생의 글에 대한 코멘트이기 때문에 3대세습과 진보세력의 뭐 그런 넓은 내용에 대해서는 불친절하게 서술되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3대세습 논란에 대해서 따로 정리를 해보겠다고 말미에 적은 것이고요.

둘째, 민원인을 받는 도중 중간 중간에 쓰인 글이라 제대로 쓰여지지 않았는데 빨리 답변을 내야 할 것 같아서 쓴 글이라 다소 불친절한 표현들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요.

셋째, 베스트셀러 작가이신 쟁가님이 길게 리플을 달았으니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내일 위에서 정리를 해보겠다고 쓴 3대세습 논란에 대한 제 글을 다시 한 번 쓰겠습니다.

아 그래도 이제 잠을 자야죠.. 키워도 잠은 자야지.. 뭐 이제 별로 키워도 아니지만?

쟁가

2010.10.19 03:27:06
*.251.71.111

참고로 오해하실까 덧붙이자면 박가분씨의 글을 저는 읽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이상한모자님의 지젝이 맘에 안들었을 뿐이지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03:30:19
*.208.112.113

씻으려 가려다가. 새는 진중권과 슬라보예 지젝의 양 날개로 납니다?

쟁가

2010.10.19 03:46:34
*.251.71.111

이 닦고 자려다가 잠깐 왜 내가 이렇게 꼬장을 피웠는지 스스로를 곰곰 돌아보았는데(이모가 지젝 얘기한게 어제오늘도 아니고), 저 자신도 미처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제가 님이 속한 조직에 대해 좋지않은 선입견이 좀 있었나 봅니다. 그게 님의 이번 스탈린주의 운운하는 글과 화학적으로 결합했던 듯. 뭐 그렇다구여.
그리고 박가분씨의 글, '주체사상과 진보의 종언'을 방금 읽었어요. 재밌었어요. 근데 정말 글자그대로의 의미에서 운동권 청산주의더군요. 블로깅하면 그 글에 대해서도 간단히 코멘트할 듯.

이상한 모자

2010.10.19 09:33:46
*.114.22.131

혹시 김정남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농담)

볼빵

2010.10.19 10:30:04
*.204.226.18

[관전평] 나이 많은 운동권들의 외교적 논쟁을 보는 느낌이네요.

이상한 모자

2010.10.19 10:31:44
*.114.22.131

외교적? 논쟁이 외교적인건 또 뭔가요? 그리고 나이는 저보다 님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볼빵

2010.10.19 19:05:48
*.204.226.18

외교적이란, 점잔빼고 말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노골적으로 이권을 요구하거나 모욕을 주는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끌어쓴 것입니다. '난 전진이 싫어!'라는 개인의 취향이 끝에가서야 밝혀져서 든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이로 말할 것 같으면 전 비, 김태균과 동갑인데 우리 고작 몇달 차이 나는거 아닌가요 이모뉨...

쟁가

2010.10.19 22:19:35
*.251.71.111

외교적 논쟁? 저 갑툭튀는 뭔 말 같잖은 소릴. 전진에 대한 선입견으로 저 댓글들이 한방에 설명된다고 진짜 생각하는 건가. 나원 별...

볼빵

2010.10.20 02:08:19
*.204.226.18

한방이라니, 물론 그렇진 않지요. 내심 쟁가님의 의견에 동조하며 스크롤을 내리다가 막판에 가서 아, 나도 저런 선입견들이 있겠구나 싶었어요. 딱 제 수준을 드러내는 댓글이니 넘 심려치 마세염 ㅋ

클라시커

2010.10.21 01:46:49
*.34.126.177

지... 질문! 6번째 단락에서 언급하신 탁월한 사람은 '김정일'인가요, 아니면 '김일성'인가요? (라고 물어보려했더니, 김정일이 67년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갑산파 간부들을 숙청하고, 수령론에 입각하여 당의 유일사상 체계를 확립했다는 친절한 중앙일보 기사가 눈에 띄는군요...)

이상한 모자

2010.10.21 02:12:20
*.208.112.113

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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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 이 홈페이지 이름의 기원이 된 로자룩셈부르크에 대한 인용 [4] 이상한 모자 2010-10-14 879
1043 어제의 그 무슨 도배 소동이라는 것에 대한 진실 [1] 울적한 ... 2010-10-14 765
1042 뒤리리 뒷뒷 뒤리리리리리리~ file [2] 울적한 ... 2010-10-14 990
1041 아 오늘 피시만즈가 왔었구나. file 배꼽잡는 ... 2010-10-14 870
1040 홈페이지가 해킹 당했습니다 [4] 이상한 모자 2010-10-14 770
1039 인생이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file [4] 맥빠진 ... 2010-10-14 826
1038 요즘은 돼지 부속이 땡겨요. file [1] 비굴한 ... 2010-10-14 778
1037 근데 의원이라구 그거 뭐 별거 없드만. file [1] 오만한 ... 2010-10-14 803
1036 오늘은 국회의사당에 갔는데요. file [3] 하품하는 ... 2010-10-14 859
1035 한겨레는 무슨 또 난데없는 광부드립이냐 어이없는 ... 2010-10-14 795
1034 이상한 모자가 똥싸러 갔으니 대근이 형 글이나 봅시다 [1] 열받은 ... 2010-10-13 838
1033 야 너 나 무시하냐?? file [1] 열받은 ... 2010-10-13 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