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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오늘 심상정이 연립정부론을 던졌다. 트윗에까지 자기 인터뷰라며 홍보를 하는 것으로 보아서 작심하고 던진 이야기인듯 하다. 인터뷰의 핵심은 2012년에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그 전제조건으로 비례대표제(이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결선투표제를 받겠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얘기도 했는데 다 소용없는 얘기고..


비례대표제와 결선투표제를 쟁취할 수 있다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도 그냥 표면적으로 보기엔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보다 분석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가장 큰 전제는 대선 국면에서의 야권단일화이다. 정권을 창출하지 않으면 연립정부고 나발이고 다 소용없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즉, 첫째로 연립정부론은 대선포기론이다. 소위 민주, 평화, 개혁 세력에게 투항을 하자는 것이다. 이 지점을 일단 명확히 하고.


연립정부론의 두번째 전제는 총선 국면에서의 선거구 거래이다. 왜냐하면 정치일정상 총선이 먼저 있고 대선이 뒤에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 연립정부의 첫번째 전제인 야권단일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총선에서 기득권인 민주당의 양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총선을 취하려면 대선을 포기해야 하고 대선을 취하려면 총선을 포기해야 한다. 민주당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이인영이나 민주당 개혁파의 선봉장인양 행세하는 천정배와 같은 인물들이 실제로 이러한 주장을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 거기에 대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손학규나 좌클릭에 여념이 없는 정동영 같은 인사들의 뻔한 속내를 고려하여 보자. 총선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엄청난 주장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바이다.


그런데 실제로 민주당이 그렇게 커다란 양보를 할 수 있을까? 심상정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 실제로 그럴 것이다. 진보신당 몫으로 덕양구 갑, 노원구 을, 울산 북구의 세 선거구를 보장 받을 수나 있으면 다행이다. 때문에 실제로 선거구 거래의 판이 어떻게 구성되느냐가 중요한데 과연 민주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회당까지 끼워서 선거구 거래가 되겠느냔 말이다. 따라서 민주당과 거래할 수 있는 창구를 단일화 하고 총선에서 민주당 대 새로운진보정당으로 세팅을 해서 총선에서 일단 지분을 확보하자는 뭐 그런 얘기다. 이것은 얼마 전에 여러분에게 보여드린 '민주노동당 2011년 사업계획 초안'에 담긴 내용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2011년 사업계획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를 '원내교섭단체구성'(지역구 20석 이상 등이 아니다!)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의 의원을 모아서 요건을 충족시키기만 해도 원내교섭단체는 구성이 된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본따서 국민과 창조와 진보의 모임으로 이름을 하던지 하면..)


즉, 다시 요약하면 심상정의 얘기는 이런 것이다. 총선 전에 선거구 거래를 위한 창구 단일화를 하고 이를 통해 총선에서 지분을 확보하며 (덕양구 갑을 쟁취하는 것은 필수이다) 대선에서는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하여 정권교체를 하고 장관이나 이런걸 먹어보자는 것! 이 과정에서 비례대표 확대나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제도적 성과가 있으면 더 좋고.


혼란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길래 뻔한 해설을 해보았으니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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