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출마선언을 지켜보며
2010.01.20 03:46
한 마디로 감개무량이다.
나도 당 관료의 1인으로서, 심상정 전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가 현실화 되기를 늘 바랬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한 조건들을 만들기 위해 어느정도 노력을 했었다. 물론 내가 가진 능력이 보잘 것 없고 또 처해있는 상황도 좋지 않아 내가 한 일들이 이러한 큰 결정에 미친 영향은 쥐똥만큼도 안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든 저렇든 감회가 새로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 긴 레이스를 달려야 할텐데, 그 첫 시작인 출마선언의 시점은 내가 이전에 표현한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췄다고 본다. 가장 먼저 적기에 출마선언을 함으로서 다른 후보들보다 더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당장 뉴스 검색 창에 심상정 치면 기사가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트레이트 기사들이 지나고 나면 분석기사가 나오고 한동안은 계속 이런 저런 기사에 오르내릴 것이다. 물론 다른 출마 예상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상대적으로 더 괜찮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단 얘기다.
출마선언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그렇게 준비가 많이 된 것 같지는 않다. 이후 과정에서 여러모로 보완되고 정리될 것으로 믿는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나.
'여성'과 '교육', '복지'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이건 말하자면 타겟 집중형 선거전략으로.. 일종의 집토끼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집토끼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소리 들려줘서 재미를 보는 것은 사실 선거의 기본이기도 하다. 그만큼 안정적인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물론 내 입장에서야 불만이 좀 있다. 이번과 같은 판에는 모험을 해볼 필요도 있지 않나, 당 내외에 다른 방식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선거는 잘 치르고 보는 것이니 결과가 좋기를 바라지만. 나름 선거 컨설팅도 받으셨을테니 나 같은 비전문가가 뭐라고 덧붙일 말이 별로 없다.
진즉에 당이 지방선거를 대비한 여러가지 커다란 밑그림을 그려놓았으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기엔 당 관료였던 나에게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는 것이므로, 오늘은 요렇게 살살 얘기하는 것으로 끝맺기로 한다.
어쨌든 앞으로가 중요하니, 모두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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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여성'이라고 썼는데, '여성'이 아니고 말하자면 '아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