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제정신

2010.09.12 10:55

윤형 조회 수:1273

 

일전에 제정신 차리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아니 제정신이 뭔지도 모르겠는 세상이라고 푸념한 적 있는데,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혹은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사람들이 제각각 조금씩 미쳐 있다는 생각을 요즘 하곤 한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컨트롤이 되는 정도이고,

그래서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정도라면, 조금씩 미쳐 있는 부분을 대략 감춰가며 살아가는 것이겠지.

 

그런데 나의 경우 이게 어떠냐면, 점점 '글쓸 때의 나'만 제정신인 것 같다.

사실 글쓰면서 제정신인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글이 바깥 세상을 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정신병만을 드러내고 있느냐.

그리 본다면 글쓸 때 제정신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건 분명히 미덕이겠지.

 

그러나 그건 내 글을 쳐다보는 사람에게나 '미덕'이 되고,

정작 나 자신의 생활에선 그렇지가 않다.

이를테면 글쓸 때의 나를 제정신으로 만들기 위해,

나의 일상생활은 좀 정신이 나간 상태로 침식되고 있단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뭐 물론 막 타인이 보기에 막 미쳐보이고 그런 건 아니기 때문에 어찌어찌 살긴 산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이란게 나오기 위해 날 살려두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라는 것이 이런 상태를 의미하는지를,

물론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그걸 알았더라도 이렇게 살려고 했을까?

물론 이렇게 살 때에 고통만큼이나 쾌락이 주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 선택권 따위 있지도 않지만,

가끔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2 심상정 플랜 [1] file 코펜하겐 2011.07.08 5067
1291 2번 창구가 어디예요? 이상한 모자 2011.07.07 4676
1290 왜 니들이 지랄이세요.. [6] file 이상한 모자 2011.07.07 5509
1289 [펌/foog]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fed의 망가진 재무제표의 상관관계 이상한 모자 2011.07.06 5034
1288 계파 해체 선언한 홍준표, 그가 할 선택은? 이상한 모자 2011.07.06 5458
1287 한 두마디면 될 글을 이상한 모자 2011.07.05 4240
1286 임기 한 달 남기고 김준규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한 까닭은? 이상한 모자 2011.07.05 4101
1285 산수를 해봅시다! [4] 이상한 모자 2011.07.04 4542
1284 나의 승리다 [4] 이상한 모자 2011.07.04 4516
1283 간손미 간손미 신나는 노래 [5] 이상한 모자 2011.07.04 5391
1282 [펌/foog] 그리스 의회의 긴축재정안 통과의 의미와 그 앞날에 대한 단상 이상한 모자 2011.07.04 4284
1281 내 말을 들어라 내 말을.. [7] file 이상한 모자 2011.07.03 4495
1280 나경원 망했네... [5] file 이상한 모자 2011.07.02 4429
1279 Devotion 이상한 모자 2011.07.01 3840
1278 서울서 살려면 답이 안 나와.. [5] file 이상한 모자 2011.07.01 4159
1277 램값이 똥값이다. 이상한 모자 2011.06.30 4031
1276 멋진 아이템이다! 이상한 모자 2011.06.30 3907
1275 피 튀기는 논쟁 예고하는 '나는 진보정당이다' 이상한 모자 2011.06.30 4512
1274 내가 많은걸 바라는게 아냐.. [10] 이상한 모자 2011.06.29 4441
1273 6.26 당대회 재밌는 사진 [8] file 이상한 모자 2011.06.29 4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