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통령. 조류인간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누리꾼이 얻은 별명이다. ‘잉여의 대통령’이라는 뜻이다. 잉여가 무엇을 뜻하는 지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누리꾼은 언제부터인가 ‘입시→대학→스펙 쌓아 취업→안정된 직장 가진 후 결혼’이라는 라이프사이클에서 이탈한 사람 또는 아직 이루지 못한 타인이나 자신을 가르켜 ‘잉여’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오타쿠 또는 오덕·덕후·88만원세대보다는 광의의 개념이며, 영어 표현으로 루저에 가까운 개념이 되겠다. 어찌됐든 조류인간이 ‘잉통령’ 또는 ‘킹 오브 잉여’ ‘잉여신(神)’이라는 별명을 얻은 경위를 살펴보자. 인터넷 커뮤니티 DC인사이드에는 자랑갤러리라는 코너가 있다. 말 그대로 자랑거리 사진을 올리는 갤러리다. 이 누리꾼은 지난 10월 말 ‘근성으로 동전쌓다 붕ㅋ괴ㅋ한게 자랑’이라는 제목의 사진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범상치 않은 한탄으로 시작한다. “이걸 보면 그저 참담하다 내 인생이….” 그리고 그 위엔 여기저기 흩어진 동전 사진이 있다. 이쯤에서 감이 탁 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동전 쌓기다. 누구나 무료한 시간을 달리기 위해 해봤음직하다. 대부분 주머니 속 동전의, 1단짜리 탑이 보통이다. 물론 그냥 그 수준이었으면 자랑거리가 아니다. 이 누리꾼은 동전 하나를 밑바탕으로 기하학적 ‘거탑’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단순 마름모꼴이었다. 쌓으면 쌓을수록 ‘기술’은 늘어간다. 500원짜리를 재료로 사용하다가 ‘오브제’는 100원과 50원짜리로, 그리고 10원 짜리로 확대된다. 이 작가는 대학 입시와 함께 작품 활동을 잠시 쉰다. 그리고 4월26일. ‘몇 달 만에 기숙사에서 돌아와 서랍에 고이 모셔둔 동전을 목격한’ 작가는 과거의 창작욕이 다시 불같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뒤로도 창작에 들어가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기만 했다. 그러나 그에 필적해 자학하는 소리도 강도를 더해 갔다. 작가의 심경. “딱히 할 일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있어요. 저도 할 일이 있다고요. 그래도 쌓는 건… 슬픈 본능입니다. 무슨 본능이 이따위인지는 묻지 말아 주세요. 제가 가장 궁금합니다.” 누리꾼은 “이거 할 시간에 공부했으면 네 인생이 바뀌었다”는 식의 반응이지만 냉소라기보다 근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전에도 비슷한 케이스는 많았다. ‘콘택600’ 캡슐 속 알갱이의 수를 센다든가 핀셋으로 쌀알을 모아 작품을 만들던 누리꾼 ‘김치샐러드’의 작업과 같은 경우다. 하지만 그러나 근성에 대한 탄복은 있었을 뿐 저렇게 자조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뭐가 달라졌을까. 20대 젊은이의 자화상을 담고 있는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 책을 펴낸 한윤형씨는 “지금의 20대는 시키는대로 안하는 것도 아니고, 체제순응적으로 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제대로 풀리는 일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그런 현실에 대한 농담식의 자조로 나온 게 잉여라는 말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웃음의 끝자락에 씁쓸함이 묻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잉통령’의 자기본능에 대한 궁금증은 언제쯤 해소될 수 있을까.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
[기사] 잉통령
2009.11.13 20:11
[언더그라운드 넷]잉통령
Weekly 경향 원문 기사전송 2009-11-12 14:2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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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모자
2009.11.13 20:11
왜 이런데 인용이 되지? -
nuovo21
2009.11.14 21:49
이번 양식법 개발에 성공한 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강덕영 박사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양식산의 생체 내 색깔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돼서 흑화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동물 복지 개념을 도입해 양식 환경을 바꿔서 성공했다”고 말했다.
--> 왜 여기서 '동물 복지'가 나오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11051754515&code=9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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