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에 대한 우스개 소리
2009.01.09 09:41

미네르바로 한바탕 난리일때조차 이 홈페이지에는 미네르바의 '미'도 없었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고 나는 그의 글을 단 한편도 읽어본 일이 없다. 그거 안 읽어도 그 시기에 운동권에는 읽어야 될 글이 차고 넘쳤다. (무식한 운동권이라도 공부는 해야 할 거 아닌가!)
내 주위 사람들은 온통 미네르바가 수상하다는 얘기만 해댔다. 그렇다. 원래 내 주위엔 만사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여튼 그래서 뭔가 좀 후루꾸인 모양이구나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설마 30대 백수일줄은 몰랐다. (누군가 그랬다. '나랑 동갑이네!' 라고.)
이명박 정부는 미네르바에게 장학금을 줘서 공부를 시켜야 된다. 옛날에 이름 높은 해커가 뭘 해킹해서 거대 기업이나 국가에 채용됐다더라, 이런 미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뭔가 대인배스러운 이미지도 생기고 바닥을 기는 지지율도 도토리 머리통 만큼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곧 다른 삽질로 내려가겠지만.
여튼, 세간의 주장대로 '짝퉁 미네르바'를 잡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 가장 자극적인 배치를 보여주고 있는 중앙일보 기사의 한 토막.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8일 “검거된 박모(31)씨가 ‘미네르바’임이 분명하다”고 수사 내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네르바가 한 명인지 여러 명인지 그런 감도 못 잡고 검사 생활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씨에게 ‘2009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주제로 글을 쓰라고 했더니 45분만에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매우 전문적인 글을 썼다”고 수사 과정을 소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씨가 나이와 직업을 속여온 데 대해 뭐라고 진술했나.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싶어했다고 한다. ‘고구마 캐는 늙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고 말했다. 젊은이가 쓴 글보다는 더 사람들한테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박씨 혼자 그 많은 글을 쓴 것이 맞나.
“그렇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대신 올리는 역할만 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 사람이 그렇게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기자들보다 글을 더 잘 쓰는 것 같다. 미네르바가 하나인지 여러 명인지 그런 감도 못 잡고 검사 생활할 것 같나.”
-경제학 전공자도 아닌 박씨가 어떻게 그렇게 전문적인 글을 쓸 수 있나.
“우리도 미심쩍어 45분 동안 ‘2009년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한 글을 쓰라고 주문했더니 인터넷을 참고해서 매우 전문적인 글을 써냈다. 문체나 표현, 통계, 각종 인용 수치들이 ‘미네르바’가 활용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됐다.”
-왜 그런 글을 썼다고 하는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했다고 한다.”
-박씨가 후회하고 있나.
“이미 12월 29일 글이 잘못된 내용이라고 인터넷에 글을 썼지 않나.”
-박씨가 취업 문제 등으로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나.
“그런 사람 아니다.”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지는 않았나.
“무슨 소리인가. 매우 똑똑한 사람으로 보였다.”
박유미·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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