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우리 노래 쓰지 마"…美 록그룹, '저작권 침해' 항의
2008년 9월 6일(토) 오후 6:10 [뉴시스]

【로스앤젤레스=로이터/뉴시스】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을 계기로 일약 '정치 스타'로 거듭난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때아닌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의 인기 록 그룹 '하트'는 최근 그룹의 1970년대 히트송인 '바라쿠다'가 전당대회 행사 등에서 페일린의 '비공식 테마송'으로 애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항의하며 사용을 중단해 달라는 항의 서한을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진영에 보냈다.

페일린의 고등학교 시절 별명인 '새라 바라쿠다'를 따 '새라 바라쿠다에게 예스를(a nod to the "Sarah Barracuda)'라는 제목으로 개사된 이 노래는 지난 3일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페일린 등장을 알리는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하트의 싱어 앤과 낸시 윌슨은 그러나 공화당에 보낸 '금지명령(cease and desist)' 서한에서 "공화당 진영은 이 곡의 사용 허가를 신청하지도 또 받지도 못했다"며 페일린과 매케인 진영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진영이 저작권 시비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유명 록커 잭슨 브라운이 자신의 1977년 히트 송 '러닝 온 엠프티(Runing on Empty)'가 매케인의 선거 유세에 무단 사용되고 있다며 매케인 및 공화당 위원회와 오하이오 공화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윌슨의 이 같은 항의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들이 사용에 이의를 제기한 '바라쿠다'라는 곡은 이미 미국 작곡가·작가·출판인 협회(ASCAP)를 통해 저작권이 등록돼, 이들 단체에 일정 금액을 지불할 경우 공공행사 등에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바라쿠다의 공동 작곡자이자 하트의 전 기타리스트인 로저 피셔는 자신의 곡이 페일린의 유세에 사용됐다는 것에 대해 "신난다"며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피셔는 곡 사용이 공화당과 하트 모두에게 이익을 던져주는 '윈-윈 상황'이라며 "하트는 곡 사용에 대한 로열티와 함께 명성을 얻을 수 있고 또 공화당 역시 독특한 방식으로 이 곡을 갖다붙여 효과적인 홍보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열정적인 민주당 지지자인 피셔는 "이 곡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의 선거 유세에 기부할 것"이라며 "내 기부를 통해 이제 공화당은 오바마를 지원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