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2008.06.01 18:21
어젯 밤은 그야말로 김남주의 시였다.
나는 어쨌든 당직자이므로, 새벽 2시 경 까지는 시위대로 참여하다가 중앙당 일손이 부족하다 하여 티셔츠 등의 구호품을 실어 나르고 3시 부터는 상황실에 결합하기로 했다.
3시 넘어서 경복궁 주변 가로등이 꺼졌다. 여의도로 이동하면서 보니 전경 버스들이 계속해서 추가로 도착하고 있었다. 1시간 이내로 작전 시작하겠구나 싶었다.
그 때부터 오늘 아침 9시 30분까지 거의 한시도 쉬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다. 물론 전화 내용은 다양했다. 지금 연행되고 있다, 사람이 다쳤다, 인도에서 무차별적으로 시민을 폭행하고 연행하고 있다, 경복궁 근처에 사는 시민인데 어느어느 방향으로 경찰들이 집결하고 있다...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전화기 너머로 온갖 비명과 신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시민은 경찰이 이럴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나는 "우리가 오랫동안 그렇게 싸워왔습니다.." 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선생님, 진정하시고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 해주십시오. 저희가 반드시 대응하겠습니다. 경찰의 진압은 도를 넘었습니다." ......
해야 할 말은 많은데,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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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간 병원에서 시달리고 나와보니 나라가 왜 이 모냥이 되어 있지? 해도 너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