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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내 동생

2008.04.26 21:38

녹차군 조회 수:2854

동생이 한 명 있다. 나이는 스물 하나. 88년생이고 여자애.
어릴 때부터 공부보다는 글을 쓰겠다는 둥, 그림을 그린다는 둥 하더니
결국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우더니 전공으로 삼았다.
생각해보면 별다른 재능 없이 그저 공부 쪼금 하는거 밖에 없는 오빠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장남을 길러보면서 양육방식이 변한 부모님 덕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다른 집은 여간한 집안일은 동생이 맡아서 한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정반대.
동생은 주방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성관념 어쩌고를 떠나서 이젠 거의 게으름벵이 공주님 경지에 이르렀으니.
덕분에 부모님이 안 계실 때면, 식사를 해다 바치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까지 온전히 내 몫이다.
그게 부당하니 어쩌니 하는 것보다
쇼파에 누워서 "난 라면 못 끓이잖아" 혹은 "엄마가 오빠 시켰잖아"라는 대사를 듣고 있자면
뭐랄까 괘씸함의 정서를 온몸으로 느낀다고 해야할까.

심심해서 씀

아니, 뭔가 억울해서 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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