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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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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후크 송이란 무엇인가? 후크 송이란 형식이야 어쨌든 진지하지 않은 음악이다. 말초적이고 속물적이다. 예술을 돈으로 둔갑시키는 기계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것을 매우 스스럼 없이 수용한다. 이것은 대중이 나쁘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트렌드를 거슬러 김현식과 유재하를 부활시켜야 하는가?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시대다. 거짓말이 난무하는 시대라서 '진정성'을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대중들은 보통은 그 '진정성'마저도 의심한다. 모든 것이 거짓인 시대.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이 폭로되는 시대. 대중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체념하고, 그 모든 것들을 즐기는 것이다. 모든 것이 거짓이 된 시대에서는 자기 자신도 거짓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시대에 '진정성'을 증명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 그것은 죽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도 돈 없는 사람들에겐 종종 허락되지 않지만 그래도 죽음이라는 것은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진실이다. 우리가 우리의 '진정성'을 관철하고 싶다면 오직 죽는 것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노무현의 정치를 구원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노무현이 죽는 것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만일 죽지 않고서 김현식과 유재하를 노래한다면 우리는 다만 위선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여전히 유물론자여야 한다. '진정성을 노래하는 음악'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가 진정성이어야만 한다. 우리에게 남은 여러 기호들로 우리는 우리의 진정성을 형식적으로 증명하는 수 밖에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를 감성의 시대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 시대는 아주 깊숙한 곳까지 이성이 지배하는 시대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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