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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X맨이 아니라 X정당?
현실정치 핑계로 ‘X맨’으로 찍힌 김진표 공천한 민주통합당의 헛발질

@kennedian3(선대인)
이번 선거에서 정치권력뿐만이 아니라 경제권력도 교체해야 한다. 김진표는 지난 과거의 경제권력인 모피아의 전형. 이해찬의 김진표 감싸기가 바람직한지 따져볼 문제이다. 민주당에 새누리당 이념 성향에 맞는 인사가 많다. 감싸면 안 된다.


김진표는 되게 놀랐을 거다. 경기도지사를 놓고 벌인 다툼에서 ‘공명정대’하게 게임을 치러 ‘양보’했으니 오히려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비리나 지역색이 공천에서 문제가 되면 되었지 자신의 공천을 둘러싸고 이처럼 욕바가지가 쏟아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김진표와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시민들의 논란에 방점을 찍듯 단독 공천으로 마무리해버렸다. 공천 뒤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치공학을 이유로 내세웠다. 김진표가 경기도 남부의 방어막이라는 전투적 용어로 방점을 찍으려 했다. 김진표가 자신을 ‘X맨’이라 부르는 사실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면 당은 지도가 깔린 작전도를 내놓는 전쟁 코스프레를 한 셈이다.

세상은 다 알고, 김진표나 민주당이 모르고 지나친 사실이 있다. 반MB 정서가 감정적 수준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사회 시스템의 전환 전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시민들의 열망은 정권 교체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 사회의 변혁을 열망한다는 말이다. 김진표의 버티기와 당의 공천은 그런 면에서 개혁 열망을 모르쇠로 답변한 헛발질이었다.

감동을 주는 공천 요청이 많았다. 반MB 전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제공하는 조언들이었다. 선거가 정권을 가르는 현실정치에서 상징을 만들어내고, 그를 통해 동의와 공감을 구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많지 않다. 그래서 시민사회는 먼저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민주당에 요청했던 것이다. 그 공감을 기반으로 야권 연대를 이뤄내 개혁의 첫 단추인 정권 교체 순간을 맞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에 던진 요청은 거창하지도, 까다롭지도 않았다. 상징적 게임을 통해 사회 시스템 전환의 징검다리로 들어가자는 권유였다. 민주당이 엄청나게 진보적인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그 정도 선에서 그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김진표와 몇몇 상징적 인물에게 손가락이 향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하지만 김진표는 ‘왜 나만 갖고 그래?’(Why Always Me?)라고 반응했고 그런 그를 민주당은 감쌌다. 정치인들보다 현실정치를 더 영리하게 꿰뚫어보는 시민들은 묻는다. ‘그 사람 말고 누구?’(Who Else?)

현실정치를 변명 삼아 코스프레를 벌이니 현실정치적으로 질문해보자. 민주당이 공약을 혼자 지켜낼 자신이 있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4년 내내 시민들이 연대를 내세웠던 것은 누구도 혼자 감당하지 못하니 같이 해보라는 권유였다. 그런데 그 권유 수락의 기초가 될 감동과 연대의 희망을 주기는커녕 또 야당 신세를 면하지 못할 헛발질을 하고 있다. 개혁 능력은 없으나 점차 습득해갈 것으로 전망하며 미래에 한 표를 던지겠다는 계산으로 지금 지위를 만들어주었더니 그걸 걷어찼다. 진정 걷어차야 할 것을 놔두고 말이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


» 민주통합당은 김진표 의원이 ‘재벌의 X맨’이라는 비판이 높은데도 단수 공천해 트위터 등에서 논란이 일었다. <한겨레> 이정우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의 김진표 공천은 시장주의 철학에서 자유롭지 않은 민주당의 반영일 뿐

@saiah53(이원근)
민주당에 실망했단 사람들이 더 의아하다. 민주당 원래 그런 당이다. 반짝 지지율 믿고 본색을 드러낸 것뿐, 지지율이 떨어지고 코너에 몰리면 또 혁신하는 척하다가 상황 바뀌면 금세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돌아갈 신호위반당이다. 김진표 공천한 거 봐라.


또다시 공천을 받게 된 김진표 의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재벌 개혁 등에도 소극적이며, 따라서 재벌과 기득권의 로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므로 미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민주통합당의 개혁 의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원활한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언뜻 이런 얘기가 일리 있는 것으로 들리기도 한다. 정권 교체는 우리 국민의 육체와 정신을 이명박 대통령이 안겨주는 상시적인 피곤함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인데, 이쪽 편에 이상한(?) 사람들만 있으면 정권 교체 효과가 없을 테니 말이다. 해봐야 소용없는 정권 교체를 왜 하겠는가?

그런데 우리가 큰 거래를 할 때 계약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심오한 차원의 생각을 해봐야 할 필요도 있다. 이를테면 이런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정말 김진표 의원만 문제일까?

민주·평화·개혁 세력이 추구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비전은 따지고 보면 새로운 것이 아니다. 박정희 체제 이후 ‘국가’가 공정한 경제체제를 만들어줄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자 공정한 경제체제를 만들어줄 수 있는 새로운 주체로 ‘시장’이 등장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시카고 보이’들은 끊임없이 시장원리에 충실한 방식으로 경제체제를 개혁하려고 했지만,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의 충격으로 정권을 거머쥐게 된 김대중 정권에 이르러서였다.

참여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도 이런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렇게 보면 현재 민주당 정치인들의 구성은 일부 ‘예외적인’ 시민사회단체 출신 운동가를 제외하면 계파를 불문하고 시장주의 철학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로 돼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앞서 언급한 ‘예외’들과 비교하면 김진표 의원과 경제체제 철학이 비슷할 이들이 민주당의 절대다수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민주당을 붙들고 난리를 쳐서 이들의 체질을 바꾸는 것과 그냥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전면적인 철수를 감행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우리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더 나은 영향을 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김진표가 공천을 받는 이 구조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민주·평화·개혁 세력은 나라를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관료들과 기득권으로부터 계속 도움을 받아왔다. 이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들이 나라를 운영하려면 관료들과 기득권을 가진 인적 네트워크와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으로 인한 피곤함에서 벗어나려면 나라를 잘 운영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나라를 재구성해야 한다. 현명한 트위터리안들은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

* 이 글은 한겨레21에 게재되었습니다. :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1584.html

댓글 '1'

이상한 모자

2012.03.19 03:54:19
*.172.183.203

이 기획연재는 노땅 글쟁이와 꼬꼬마 글쟁이를 하나씩 커플링해서 주제를 정해 서로 다른 시각으로 트윗들을 골라 글을 적어보자는..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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