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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하뉴녕

2011.11.06 14:20

참고. '쫄지마 씨발'에 대한 트위터 발화 맥락 중 두 번째 것. (앞의 것은 곽노현 사례로, 트윗 자체가 두 세개이고 별로 오해할 구석이 없다.)


(1) 우왕 존나 잼있다.그러니까 아주 철저한 노빠의 시선으로 보기엔,나꼼수도 김어준 빼고는 참여정부 말기에 노무현의 전지전능함을 의심하던 배덕자의 무리들에 불과하지.암 그렇고 말고.뉴비들 등쌀에 시달리다보니 요즘은 과거를 아는 저런 이들이 귀여워보이는 ㅋㅋ


(2) "쫄지마 씨바를 목숨 걸고 하는 거예요.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들은 댁처럼 그 쫄지마 씨바를 비아냥대는 사람들이고." 이게 참여당원에 노무현이 시대의 정점에 있었다 믿는 사람이, 그 노무현이 상하이차에 팔아치운 쌍용자동차 투쟁 노동자에게 하는 소리.


(3) 와 존나 간지다...니네 존나 선민이라서 좋겠다...와 부럽다 야....전지전능/무류하신 노무현님의 진심은 너희 열심당원 몇이나 알고 있는 건데, 나꼼수 따위 시류에 영합한 짝퉁이 설치니 얼마나 짜증나겠냐.좌파야 뭐 원래 노무현 죽인 살인자들이겠고.ㅋ


(4) '쫄지마 씨발'은 실체화되지 않은 막연한 폭력에 대한 두려움,그러니까 '불안'을 떨치는 주문일 수는 있다.나는 딱히 정부에 대해 그런 '불안'은 없지만,누군가에게 유효할 순 있겠지.그러나 그걸 폭력이 눈앞에 있는 '공포' 상황에서 그 말을 발화하자고?


(5) 공장 점거하고 경찰/구사대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은 막연한 '불안'을 떨쳐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전쟁'에 준하는 것을 벌이는 '공포'의 상황이다.끝까지 남던가,아니면 도중에 이탈해서 집에 돌아가던가 양자택일해야 하는데 '쫄지마 씨발'? ㅋㅋ


(6) 실체가 없는 폭력에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건 현명한 일이 아닐 수 있으니 "쫄지마, 씨발"할 수도 있다.하지만 명명백백하게 물리화한 폭력과 맞서고 있을 때 겁대가리를 상실하면 어떻게 될까.이미 쫄아는 있고,다만 남을까 나갈까 선택지만 있을 뿐이다.


(7) 위에서 헬리콥터가 액체 화학물질 떨어뜨리고 밖에서 숨쉬지 말라고 토끼몰이 하듯이 연기피우고 호시탐탐 공장 수복하려고 경찰과 구사대가 무장하고 밖에 있는데 '쫄지마 씨발'하면 문제가 해결돼? 까지 마시고 <당신과 나의 전쟁> DVD나 사보세요...


(8) 여러분 제가 쌍용차현장에 한 번 가보지도 못한 소심하고 활동성 없는 놈인 주제에 이런 트윗하는 이유는 막상 직접 겪은 분들은 본인들에 대한 황당한 비판에 직접적으로 항의하기가 저어스럽기 때문입니다...운동한 분들의 권위로 남을 찍어누르련 건 아닙니다.


(9) 그리고 나꼼수 빠들은 오해하지 마세요...방금 제가 비웃은 분은 너무나도 신실한 노빠인 나머지 나꼼수 멤버도 김어준 빼고는 다 무시하는 그런 분입니다... 여러분이 '쫄지마 씨발'을 옹호한다고 다들 저렇게 극단적인 생각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10) '쫄지마 씨발' 강요하지 마라.난 가카에게 뺏길 게 없어서 애초에 쫄 게 없다...직장을 뺏겠냐,세무조사를 하겠냐?그리고 어차피 실명으로 글쓰는데 미네르바처럼 수사한다고 신상이 털리는 것도 아니고.가진 거 있어 불안한 건 이해하는데, 강요하진 마...


정리해 놓고 보니 더 황당한 것이, (3)이나 (4)부터 봤다면 내가 이 발화를 어떤 상황에 대해 하고 있는지 미처 짐작하지 못할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7), (8), 특히 (9)에서 내가 왜 이 발화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럼 하필 딱 (3)에서 (6)까지만 보고 오해했단 말인가?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한국말을 정상적으로 독해했다면 "뭐 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김어준 선생님은 옥쇄파업 상황에서 그 말이 유효하다 보시지 않으실 겁니다. 이 말은 이명박 '금융사기단'의 생업에 대한 위협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니까요. 누가 이상하게 적용하고 있나봐요?"라고 반응하는게 상식적이다. 만일 그랬다면 나도 "예. 저도 '쫄지마 씨발'이 쓰여지는 방식 전체에 대해 말하고 있던 건 아니고, 한 분이 이상하게 쓰길래..."라고 대꾸했을 것이다.


이걸 보고 굳이 내가 김어준을, 나꼼수를 비판한다고 '의도추정'을 한 후 나를 '사소한 새끼' / '편집증' / '열폭' 등의 단어로 맹비난하니, 나꼼수에 대한 미학적(?) 평가와 별개로 나꼼수 현상에 대한 비평이 필요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실 이 행위는 나꼼수란 텍스트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이점을 지적하기 위해선 '십분' 씩이나 들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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