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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가장 유시민다운 선택

조회 수 804 추천 수 0 2010.01.17 22:32:22

 

그간 유시민의 3가지 선택지, 1) 서울시장 출마 2) 경기도지사 출마 3) 대권직행에 대해서 얘기해왔다. 나는 늘 한명숙과의 교통정리가 핵심이며 한명숙이 서울시장에 나간다는 말을 하고다닌다는 상황에 있어서는 유시민에게 첫번째 선택지가 제외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하곤 했다.

 

오늘 국민참여당이 창당을 했는데 언론에 흘린 말들을 주워보니 여진히 유시민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시민 서울시장, 이재정 경기 또는 충북지사, 이병완 광주시장 이런 얘기들이다. 물론 직접 발언을 한 것들을 검토해보면 기존에 해왔던 발언에서 벗어난 말이 없다. 하지만 계속 언론에 이런 식으로 뜬다는 것은 (특히 이재정의 거취에 대해 저런 구상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여전히 유시민에게 서울시장이라는 선택지가 유의미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어째서인가? 혹시 한명숙이 서울시장을 포기하는 분위기인가? 한명숙을 둘러싼 발언들을 검토해보면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외적 조건들이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다. 늘 말해왔듯이 검찰 수사와 1심 선고의 시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민주당 경선에서의 선출을 보장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명숙이 서울시장에 어쨌든 도전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시민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택지로 고수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나는 한 가지 전제를 더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유시민이 '선거에 나가고 싶지 않아 할' 가능성이다.

 

유시민의 처지에 대해 역지사지를 해보자. 유시민으로서는 어쨌든 모험을 감수하기 어려워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유시민은 적이 많다. 그동안 경험에 비추어 볼 때에 정치인 인생은 한 순간이다. 선거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선거가 잘못돼서 다른 친노들에게 누를 끼치기라도 하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거에 화끈하게 나가지 않는 것도 불안하다. 선거 이후 여론의 흐름에 의해 선거에 나오지 않은 유시민의 존재감이 옅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선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어떤 여론전을 전개하는 방법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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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생각해보면 바로 여기서 가장 유시민다운 선택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명숙과 함께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한명숙으로 정리한다면 유시민은 (대신 경기도나 충청도를 이재정에게 달라고 하더라도!) 한명숙으로의 단일화를 받을 것이다. 상상해보라.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깨어있는 시민 어쩌구 하면서 한명숙 지지선언을 하며 사퇴하고 마치 자기 선거를 하듯이 노란 넥타이를 매고 서울 곳곳을 누비는 장면을! 이것이야 말로 어떤 '가치'를 말해온 유시민이 선택할법한 것이 아닌가?

 

한명숙이 민주당에서 낙마하더라도 이 경우 유시민은 역시 할 말이 생기게 된다. 현재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인 한명숙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지 못하는 민주당이야 말로 무능한 정당이며 심판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시민은 할 수 없이 등떠밀려서 선거를 치르면 된다. 이것이 바로 유시민식 '꿩 먹고 알 먹고' 이다!

 

여튼 무엇이 되든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문수, 김진표, 심상정의 구도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이종걸은 아마 김진표를 누르지 못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에서 이용대, 정형주가 경선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데 참으로 재미있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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