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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30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왜 대통령이 되셔가지고 우리(보수세력)를 모두 이렇게 만드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정권교체는 아직도 멀었습니다’라는 글에서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거론하며 “2007년 대선을 통해 여당은 야당이 되고 야당은 여당이 되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지만,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국민장은 가히 ‘세기의 장례식’이라고 할 만큼 역사에 남을 거창한 장례식이었다”며 “인도의 성자 간디가 암살돼 화장으로 국장이 치러졌을 때도 우리나라의 이번 국민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중국의 모택동 주석이나 북의 김일성 주석의 장례식도 2009년 5월 29일의 대한민국 국민장을 능가하지는 못하였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실황중계를 시청하다가 꺼버렸다고 들었지만 나는 TV 앞에 앉아 오후 시간을 몽땅 보냈다”며 “그리고 정말 놀랐다. 노란 모자, 노란 풍선, 서울광장은 완전히 황색으로 물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모 회원이 전국적으로 몇 명이나 되는지 알 길이 없지만 장례식 준비만은 완벽했고, 나 혼자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하나의 정부’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마땅히 존재한다고 우리가 믿고 있는 그 정부보다 훨씬 유능하고 조직적이고 열성적인 또 하나의 정부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정부가 보이는 정부보다 훨씬 능력이 있다면, 이명박 후보를 전적으로 지지한 1000만명은 낙동강의 오리알이 되는 것”이라며 “왜 대통령이 되셔가지고 우리를 모두 이렇게 만드냐. 속시원한 말이라도 한마디 들려 달라. 답답해 속이 터질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방송 3사가 총동원돼 노무현씨를 하나의 ‘순교자’로, ‘희생양’으로 부각시키는 일에 성공했다. 이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그 어느 누구도 노무현씨를 비판할 수 없게 됐다”며 “내가 보기에 노무현씨는 ‘순교자’도 아니고 ‘희생양’도 아니고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영화를 다 누렸고, 저승으로 가는 길도 본인이 선택한 것일 뿐, 누구의 강요나 권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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