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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쇠고기의 광우병 문제에 대해

조회 수 4359 추천 수 0 2008.04.24 09:41:56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광우병 논란은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는 주장은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 광우병은 언제, 어떻게 발병할지 모르는 병이지만 그 발병 확률이 매우 낮은 수준일 뿐이고 여러 측면에서 일상적으로 섭취하여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모 단체의 정책 담당자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이미 100%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어디 미국산 쇠고기만 문제이겠느냐.. 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소의 기립불능 증상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이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며 2000년에야 비로소 동물성 사료의 사용에 대한 제한 조치가 시작됐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한우는 안전하다'는 얘기도 사실 거짓말이다. 이미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우골분'이 들어간 사료를 먹은 소의 고기를 먹어왔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100만개의 상자에 5개의 폭탄이 들었다고 하면 수입을 하자는 측이 폭탄 5개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를 논의의 핵심에 놓고 이야기 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해선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으면서 '광우병은 무지하게 재수가 없어야 걸리는 병이니 그냥 먹어도 된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건 대단히 잘못됐다.

첫째로 전제되어야 할 것은 동물성 사료의 사용 금지다. 물론 영국 광우병 사태 이후 유럽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금지했다. 하지만 정태인 선생이 옆에서 하는 이야기를 귀동냥 해보니, 동물성 사료 급여 중지에 3가지 단계가 있다고 하면 이것은 2단계 정도 까지 진행된 것이라고 한다. 쇠고기가 포함된 사료를 먹고 자란 가금류 등의 고기로 만든 사료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소리다. 사료를 먹이지 않고 소를 방목하는 방법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호주산 쇠고기에 대한 우스개 중  '겨울에 죽은 호주산 소가 가장 안전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사료산업은 다른 인간의 식품을 취급하는 산업보다 훨씬 덜 제재받고 있기 때문에 이게 해결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둘째로는 광우병 자체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의 검사 방식은 뇌, 척수 등의 조직을 채취해서 검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는 도살하지 않으면 검사를 할 수 없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샘플링'의 방식으로 검사가 될 수 밖에 없는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다. 캐나다에서 혈액 채취로 검사를 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는데 이것의 사용을 미국 축산 자본이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여튼 이런 문제들이 선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생각해도 국가적인 입장에서 '위험할 지도 모르는' 쇠고기를 거의 아무런 조치 없이 수입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의 쇠고기 소비 양식은 단순하게 쇠고기를 소비 하느냐 소비하지 않느냐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의 공포다. 길거리 식당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는 쇠고기로 국물을 낸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먹는 것은 돈 있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구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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