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선거 전술'이라는 함정

조회 수 757 추천 수 0 2010.03.06 19:25:46

오늘날의 선거 전문가들은 선거에서 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정식화하여 여러 선거에서 사용하고 있다. 선거의 3요소는 바람(정당), 구도, 조직 및 자본 이라는 도식이나 밴드웨건 효과나 언더독 효과 등의 개념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적어놓은 책이 있어서 몇 번 들춰본 일이 있다. 그리고 당 내의 자칭 타칭 선거전문가라는 모 당원도 이런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를 하러 돌아다니기도 했다. 즉, 이것이 일종의 선거에 대한 프로페셔널이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지금 모두가 이런 개념을 갖고 선거에 접근하고 있다. 바람이 불지, 어떤 정당에 대한 찬/반 여론이 형성될지 정세를 분석하고, 선거 구도를 확인하며, 현재 상황에 대한 SWOT분석을 하고, 표적집단을 정해서 어떤 메시지를 핵심적으로 전달할 것인지 전략을 짠다.

 

그런데 이러한 '승리의 공식'이 과연 우리에게도 유효한 것이냐 하는 측면에서 나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심상정이나 노회찬이나 한명숙이나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이라는 수사를 쓰는 것인데, 당연히 그것은 그들이 이런 공식에 의해 내린 결론이기 때문이다. 즉, 이론대로 하면 모든 선거가 다 똑같아질 수 밖에 없다. (SWOT 분석 단계에서 당연히 처한 상황에 따라 세부적으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을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사실 1% ~ 3% 나오는 정당에서 무슨 선거 전략이니 전술이니 자시고 할 그 무엇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늘 그 '승리의 공식'을 공부하지 못해서 안달이 나있다. 심지어 이런 말을 한다. '대중을 가르치려고 들지 마라', '대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 정치다'. 분명히 그런 말에는 동의할만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진보정당을 왜 하는가? 보수정당에 기어들어가서 공천 받고 선거를 해도 되는 것 아닌가? 왜 보수정당은 안되는가? 대중들은 늘 보수정당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 그것은 왜인가? 보수정당이야 말로 대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가장 잘 하고 있기 때문 아닌가?

 

물론 나는 그런 선거의 기술적 잔재주들이 다 필요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방식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유포되고 있는 선거의 기술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결론은 양당제적 정치 구도 뿐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232 [펌/이정희] 조승수 대표님께 드리는 편지 [2] 이상한 모자 2011-06-10 1058
1231 '협력적 연대' 제안한 유시민의 진정성과 '백년 정당'의 꿈 [1] 이상한 모자 2011-06-09 1498
1230 사법개혁에 저축은행을 끌어들이는 삼류소설의 결말은 [2] 이상한 모자 2011-06-08 1129
1229 녹색사회당과 김규항 [4] 코펜하겐 2011-06-08 1037
1228 정치인 file [11] 이상한 모자 2011-06-08 1110
1227 [펌/김현우] 녹색사회당으로 가자 - 2 file 이상한 모자 2011-06-08 1144
1226 [펌/유시민] 국민참여당은 ‘대중적 진보정당’을 지향합니다 [3] 이상한 모자 2011-06-07 1313
1225 합의문 사태에 대해 큰 스승님께 드리는 몇가지 질문들 [2] 코펜하겐 2011-06-07 953
1224 '노동자의 책'에서 받은 이메일 [3] 이상한 모자 2011-06-07 1872
1223 존중합니다! [1] 이상한 모자 2011-06-04 912
1222 일희일비 하지 말아야 한다 file [3] 이상한 모자 2011-06-04 1513
1221 서울대 법인화와 반값등록금. [2] 그만고소 2011-06-02 1031
1220 합의안 사태 관련해 스승님께 드리는 몇가지 질문 [4] 으흐흥 2011-06-01 970
1219 '반값 등록금'이라는 거대한 해프닝 [4] 이상한 모자 2011-06-01 1409
1218 손학규 대표는 '대권'을 쟁취할 수 있을까? 이상한 모자 2011-05-30 1156
1217 나의 다짐 file [10] 이상한 모자 2011-05-29 1369
1216 망했는데 국가의 대사를 논하는게 무슨 소용이냐 file [5] 이상한 모자 2011-05-28 1295
1215 청년학생을 위한 책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를 출간했습니다. 임승수 2011-05-26 979
1214 [미디어오늘/이한진] 정부 추진 '매가뱅크의 불순한 진실' [1] 이상한 모자 2011-05-26 1384
1213 [레디앙/신언직] 분당은 잘못된 정치, 반성과 성찰 필요 [3] 이상한 모자 2011-05-24 1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