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080613

조회 수 6025 추천 수 0 2008.06.14 20:28:21


080613  :  임괴수, 구자, jsy, 손감독님, ssy


13일의 금요일이었고, ssy와 seed는 아직 강릉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늦은 밤 갑자기 감독님의 호출이 있었고, <해부학 교실>의 연출부들과 감독님이 모였다.
웬만한 멤버들이었으면 seed는 선뜻 허락하지 않았을 테지만, 감독님 호출이라, 쉽게 보내주었다.
바람같이 날아간 “한남 오거리”. 단국대가 이전한 탓인지, 순천향 병원 앞은 금요일 밤이지만 조용하였다.


이야기의 8할이 내게 맞춰져 있었다. 지난 보궐선거와 seed의 임신 이야기만 두 시간 넘게 들은 듯하다.
이제 막 딸이 두 살을 넘긴 감독님. 나는 그가 반대(?) 혹은 염려의 멘트만 쏟아내실 줄 알았는데, 웬걸 정말 필요한 이야기만 하셨다.

가령, “출산 보다는 육아에 포커스를 맞춰라.” “임신 5개월이 지나면, 같이 여행 다니며 원없이 놀아라.(애 태어나면 가고 싶어도 못 간다, 나와 아내는 태국을 다녀왔다)” “서로에게 휴가와 상을 줘라.” “무조건 모유수유만 하겠다는 건 욕심이다. 적절히 포기해라” “애는 울게 돼있다. 그러려니 해라.” “부부관계가 우선이다. 애는 두 번째 문제다”


현장에서 감독님의 코멘트를 들을 때보다 훨씬 더 집중력이 있었던 것 같다.
저 충고들 중 몇 가지나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비교적 최근에 임신, 출산, 육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선배의 이야기 인지라 아주 적절했다. (집으로 돌아와 seed에게 보고하였더니, 주옥같은 말들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간만에 모인 역전의 용사들은, (우리 촬영장은 hard 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 마지막 현장이었다)
힘들지만 다들 뭔가 한 칼씩은 준비하고 있었다.


조감독 대행이었던, <임괴수>는 얼마 전 장편 시나리오를 탈고 하였고, 지금 3고를 쓰고 있다.
분명 좋은 시나리오다. 그가 초고를 보내주었을 때, 단숨에 읽고는 그의 집으로 날라 가서는 열렬히 모니터링을 해 주었다.
이 친구, 27일 새벽에 연행된 그 녀석이다. 가투가 벌어지지 않아서 툴툴대고 있는 중인데... 촛불 집회가 잦아들어야 3고가 나올 것 같다.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구자>. <임괴수>와 같이 집회를 다니고 있다.
한동안 모 여성 감독과 함께 회삿돈 받아가며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는데 잘 안풀린 모양이다.
이 친구는 촬영, 조명, 편집, 특효, 특분 등 기술 분야에 두루 재능이 뛰어난데, 덕분에 여러 워크숍에서 입질이 들어오는 모양이다.
이제 자기 작품 할 때가 되었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을 테고,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타입이니 별다른 걱정이 없다.

미대 학부생인 jsy는 이번 8월에 35mm 단편을 하나 찍으려고 한다.
그녀는 최근에 참여한 <1724기방난동사건>까지 3편의 충무로 경험이 있다. (덕분에 학교에서는 영화 쪽 아이들에게 있어서, 왕언니가 된 것 같다) 큰 맘 먹고 작품을 찍으려는 것 같은데, 아무쪼록 좋은 작품 하길바란다.


결국 가장 걱정되는 것은 ssy인가? -_-);;
내 가족들은 다들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나만 멀쩡하게 하면 된다는 건데... 갑자기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seed가 MDRT에 근접한 실적을 올리고, 영감님의 직급이 올라가면서 상황이 요상하게 되었다. 허허.
이런 심적인 분란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작품 밖에 없다.
또 이번 작품에는 왠지 모를 자뻑 같은 게 있어서 잘 버틸 것 같다.


멤버들에게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의 윤곽을 대충 설명하였더니 재미있어 한다.
6월 안으로 초고를 뽑겠다고 말했더니, 애 낳기 전에 몇 편 더 써두어야 할 거란다. 도저히 아이 키우면서 집에서 글 쓰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 현재로서는 뛰어난 완고를 쓰는 것 보다, 다양한 초고를 준비 해 두는 것이 더 나을 거란 얘기도 함께.

seed에게 이야기 하니, 일주일에 2~3일 정도 휴가를 줄 테니, 그때 도서관을 가던 피시방을 가던 해서라도 작품 쓰란다.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고맙다.
"현주야 사랑해~"




추신 1.
이쯤에서 더 늦기 전에 이상한 모자님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상한 모자와 그의 독생녀”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있다면 통닭에 맥주를 쏘겠다. (아마도 원쓰리??)


추신 2.
왠지 이상한 모자님의 홈페이지에서 알코홀릭 놀이를 하는 것 같단 말이야...





노지아

2008.06.14 21:58:13
*.40.203.22

멋진 작품 보여주길 기대함미다.

ssy

2008.06.14 23:40:37
*.109.153.17

종강하면 조금 널럴해지시남? 노트북을 한번 갈아 엎어야 할 거 같은데... 조만간 연락한번 날리겠스미다.

노지아

2008.06.14 23:44:09
*.40.203.22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슴메. 21일에 시험 끝, 고향 방문 후 23일에 상경 예정임.

노지아

2008.06.14 23:50:10
*.40.203.22

윤형이 컴퓨터도 엎어야할 듯 하니, 하루 날 잡아서 사당에서 동시작업 진행하는 것이 어떠한가 싶소.

ssy

2008.06.15 02:57:44
*.109.153.17

이상한 모자

2008.06.15 09:16:59
*.107.32.196

오오, 통닭이여.. 통닭이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112 [설문조사] 당신에게 '촛불집회'란? [2] 이상한 모자 2008-06-13 3026
1111 어제 [7] 김선 2008-06-13 1776
» 080613 [6] ssy 2008-06-14 6025
1109 [이 시대의 큰 스승 교시] 615의 날이 밝었습니다!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6-15 3598
1108 [기사] 강한 군대, 1,000리 행군 부활 file [3] 이상한 모자 2008-06-15 2181
1107 100키로 file [6] 이상한 모자 2008-06-16 5536
1106 도배 file [2] 이상한 모자 2008-06-17 1588
1105 송경원씨와 알고 지내시는지? [2] 아큐라 2008-06-17 4315
1104 [기사/연합뉴스] 정부 "화물연대 노동권 인정 불가"(종합2보) [2] 이상한 모자 2008-06-17 1779
1103 [기사/서울신문] 이문열 “‘촛불장난’ 오래하면 델 것” 논란 [9] 이상한 모자 2008-06-17 1927
1102 나는 오늘 욕을 만히 했슴미다. [4] 아가뿡 2008-06-18 1956
1101 아랫글 비번이 아큐라 2008-06-18 4184
1100 080617 ssy 2008-06-19 5896
1099 감기와 술 [1] 진빠1호 2008-06-19 5114
1098 소주 file 이상한 모자 2008-06-21 5216
1097 집중할 수가 없다.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6-22 1747
1096 맥주 file [3] 이상한 모자 2008-06-22 5301
1095 최근의 중앙당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6-22 1674
1094 개발의 광풍 file [2] 이상한 모자 2008-06-23 1800
1093 개념인 [4] 천재기타 2008-06-24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