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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한국경제/광역지자체장 솔직토크 시리즈]

`노른자위 경기도` 되려면 그린벨트 풀고 GTX 서둘러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나면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권투는 잘하는데 왜 파이터의 매력은 없는 겁니까?"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 김문수에게 '2% 부족'을 암시하는 이런 질문은 치명적일지 모른다. 그의 외모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그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했다. 도수 높은 안경 탓인가,학자풍의 이름(文洙) 때문인가,아니면 단순한 편견인가. 답을 얻지 못한 채 그와 마주 앉았다. 3번, 편견이 정답이었다. 그는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김 지사는 앉자마자 수도권 규제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구석구석 찔러대는 원투 스트레이트와 무게 실린 왼쪽 오른쪽 훅은 규제공화국 대한민국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그의 페이스에 말려 토론장이 한동안 규제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청와대에 대한 쓴소리도 거침없이 토해 냈다.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3시간가량 한국경제신문사 인근 음식점에서 가진 '솔직토크'는 그의 2% 부족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를 주장하는데,난개발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금은 클로즈드(폐쇄) 시스템이 아니라 글로벌 오픈(개방) 시스템입니다. 베이징, 도쿄와 붙어서 이길거냐 아니면 아예 싸움을 포기할거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베이징, 도쿄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첫 번째로 외자를 유치해야 하고,두 번째로 국내 기업을 밖으로 내쫓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는 대통령이 잘해서 잘 되는 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철강 LCD업체 등 기업이 잘해야 되는 겁니다. 대통령이 인프라를 잘 만들어도 기업 투자를 유도하지 못하면 안되는 거죠. "

 

▼그린벨트에 대한 과감한 해제를 주장하는데.

 

"그린벨트는 세계에서 영국과 우리나라밖에 없는 제도입니다. 대구 부산 광주 등에 그린벨트가 왜 필요하지요.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에 있는 기아자동차 부지 등 불합리한 그린벨트는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하남 미사리, 일산 등은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땅이니 만큼 보금자리 등 임대주택을 지어서 팔지 말고 그린벨트를 풀어서 연구단지,학교,컨벤션센터 등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공시설을 지어야 해요. 국토를 효율적으로 쓰려면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

 

▼수도권 규제완화 외에도 현안이 많이 있지요.

 

"교통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래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요. 투자 유치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다른 도와 비교하면 경기도가 조금 사정이 양호한 편에 속하지만 경기북부지역은 여전히 전국에서 네 번째로 열악합니다. 유료 고속도로가 두 개밖에 없지요. 군사시설이 많아 도로가 좁은 데다 방호벽도 많습니다."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분도(分道)하자는 주장도 있던데.

 

"중국은 산둥성 인구가 9600만명,광둥성은 9200만명,허베이성이 7200만명 등 성 1개의 인구가 대한민국 전체보다 많습니다. 허베이성의 크기가 경기도의 18배 정도 됩니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해요. 우리는 오히려 16개 시도를 줄여서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강원도,수도권 등 5개 지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꼭 연방제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경제권을 통합해야 한다는 거죠. "

 

▼경기 북부를 레저도시로 만들 생각은.

 

"경춘고속도로,경의선 개통 등을 통해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한 것이 바로 그 일환입니다. 대통령이 삽질만 한다고 욕하지만 삽질은 사실 중요한 겁니다. 경기 북부도민의 민원 중 가장 큰 민원이 도로입니다. 경기북부는 녹생성장이 아니라 '녹색낙후'를 얘기하는 곳이지요. 북한 중국 유럽까지 이어지는 대륙시대가 열리면 가장 낙후한 철조망에 꽃이 활짝 필 겁니다. 경기 북부지역에 가면 "미래는 여러분의 것입니다"라고 늘 도민들께 이야기합니다. 한-EU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유럽가는 길도 다 북쪽에 있습니다. DMZ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고 하는데 북한과 아직 이야기가 안돼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다른 광역자치도와 비교했을 때 경기도의 강점과 약점은.

 

"서울 없는 경기도는 '앙꼬'없는 찐빵과 같습니다. 하지만 서울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늘 변두리 의식을 안고 살아가지요. 경기도민의 31%가 서울가서 카드를 씁니다. 일은 서울에서 하고 잠은 경기도에서 자니까 경기도는 베드타운이 되는 거죠. 게다가 경기도는 서울시민들에게 우유와 치킨,보신탕 등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축산업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서울은 화장장도 없어요. 경기도가 산소 공급, 물 공급, 국방 안보 등 모든 기능을 다 해주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늘 변두리였습니다. 서울이 계란의 노른자라면 우리는 흰자위입니다. "

 

▼정부의 사교육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이시지요.

 

"대통령께서 하셔야 될 일이 있고 하지 않으셔야 할 일이 있어요. 초 · 중 · 고교 문제는 대통령이나 중앙정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 초등학교는 시장이나 군수,중 · 고등학교는 도지사,대학은 대학교육협의회가 관여해야 합니다. 국가는 사관학교 등 특수대학이나 평생교육,또는 과학기술 육성에 집중해야 하는 거죠. 특히 과외 수업을 단속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자식에게 공부를 시키겠다는 부모를 어떻게 말립니까. 대통령은 권력을 잡으면 자기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지금 좋은 고등학교는 모두 문을 닫았어요. 과외를 단속하면 학생들이 외국으로 나갑니다. 외화 유출은 물론 가정파괴 문제까지 올 수 있어요. 공부를 많이 시키는 부모에게 표창장이라도 줘야지요. "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한창인데.

 

"1987년에 만들어진 지금 헌법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직선을 원해요. 내각제는 내 손으로 국회의원만 뽑고 대통령은 국회에서 알아서 뽑으라는 거 아닙니까. 2원정부제도 문제가 있어요. 우리나라는 1000년 동안 전제군주제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권력을 나눈다는 개념이 약해요. 4년 중임제를 할 경우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중임을 막아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갈등만 더 심해질 겁니다. 개헌을 반대한다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는 (중임제가)안 된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이런 논란에 국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경제를 살리는 데 더 힘써야지요. "

 

▼임기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GTX가 착공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실제 2011년부터 착공할 예정이지만 GTX를 추진하겠다는 정부 결정은 올해 안으로 나왔으면 합니다. 국가적인 프로젝트가 될 겁니다. "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요.

 

"대학원생인 딸(동주)이 하나 있는데 부천에 살아서 족집게 과외 같은 건 없었지만 과외는 시켰어요. 자식을 위해 어떻게든 공부를 시키려는 게 부모들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딸에게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돼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그러면 딸은 '아빠처럼 살라고 하지 마세요'라고 농담처럼 대꾸하죠. 인생은 남이 강요할 수 없으니까 그것도 좋다고 봅니다. "

 

▼지금 지갑에 얼마 있나요.

 

"1원도 없습니다. 봉급 타면 아내(설난영씨)한테 다 갖다 줍니다. 저는 봉급이 어디 쓰이는지 하나도 모릅니다. 내가 비상금이 필요할 데가 없어요. 누구한테 차비라도 주면 뇌물죄에 걸릴까봐 일절 현금을 못 씁니다. 그래서 인간미 없다는 소리를 듣는지도 모르죠. 돈맛이 없어요. 휴대전화는 있습니다. 아내로부터 전화가 오면 '사모님'이라고 뜹니다. 단축키 번호가 좀 뒤로 밀려 있어서 미안하지만요. 아내는 13번입니다. 1번요? 도청 비서실입니다. "

 

▼웨딩드레스도 없는 살벌한 결혼식을 했다면서요.

 

"청첩장도 안 돌렸어요. 형사들한테 요주의 인물로 찍혀 있을 때였죠. 위장결혼으로 알고 결혼식에서 시위하면 잡아가려고 전경차 5대도 대기시켜놓았죠. 아내는 78년 금속노조 영등포지부에서 활동할 때 만났습니다. 나는 청년부장,아내는 부녀부장이었죠. 만난 지 3년 만에 결혼했습니다. 나는 빨리 결혼하고 싶었는데 아내가 잘 안 만나줬어요. 나중에 물어보니까 내가 애 같아서 끌리지 않더래요. 패물할 돈을 모아 단칸방을 월세로 얻어 살았는데 방이 너무 추워 요강이 얼어붙은 기억도 있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신혼부부한테 집을 준다고 하는데 별로 찬성하지 않습니다. 신혼부부는 다리 밑에 살아도 뜨거운 열기가 생기지 않습니까. "

 

▼아내에게 그 빚을 갚으며 살고 있나요.

 

"나이가 들수록 아내가 정말 더 좋아집니다. 뽀뽀라도 자주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젊을 땐 솔직히 딴 데도 봤는데 이젠 볼 데도 없고 볼 힘도 없어요. 나이 드니까 점점 애처가가 되네요. 예전에는 아내에게 짜증도 냈는데 요즘에는 그러지 않아요. 바쁘게 살다보니 대화할 시간이 적은 게 좀 아쉬워요. 주로 베갯머리 소송만 하는 것 같습니다. 코디도 아내에게 주로 맡깁니다. 언젠가 안경을 바꾸라고 해서 안경도 바꿨지요. "

 

▼어릴 때 공부는 잘 하셨죠.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갈 때 이름 석 자도 못 쓸 만큼 성적이 안 좋았죠. 2학년 때까진 평균 '미' 정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3학년 때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그 뒤로는 우리 군(경북 영천)에서는 늘 1등을 안 놓쳤습니다. 하지만 집에 형제들이 많아서 별로 칭찬을 못 듣고 자랐어요. 대구에 있는 경북중학교로 유학가면서 열네 살 때부터 직접 밥 해먹고 지냈죠. "

 

▼학창시절 추억은.

 

"별명은 문어대가리였어요. 문수니까 문어대가리인데 짧게 줄인다며 문디~라고 놀린 친구들도 있었죠. 학창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고3 때 무기정학을 당한 일입니다. 3선개헌 반대 데모의 주동자로 찍혔죠. 교감 선생님이 취조할 때 '저는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합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 했습니다'라고 했죠. 대학입시 직전이어서 앞이 캄캄했고 충격이 컸어요. 학교에 안 가니 할 게 없어서 술 담배만 하고 지내다가 다행히 빨리 복학이 돼서 시험도 치고 대학도 들어갔죠. 경북고에서는 1등은 못하고 반에서 5등 정도는 했습니다. "

 

▼서울대 운동권에 몸담은 계기는.

 

"대학 강의라는 게 한심합디다. 단답식 괄호 채우는 시험이나 치고. 나는 논술 형식의 시험이 좋았고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것에 익숙해 있었지요. 그러던 차에 오리엔테이션 때 한 선배가 서클 후배 모집하러 와서 연설을 했어요. 키도 작은 사람이 탁자를 잡더니 '여러분, 고시공부하고 출세하러 대학 왔나요. 이 민족을 구하고 북두칠성처럼 나라가 나가야 할 길을 만들어가야죠'라며 선동하는데 그 순간 눈에 불똥이 튀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그 서클에 가입했어요. 시시하게 공부하는 것보다 데모하는 게 훨씬 좋았어요. 데모하고 연설하는 게 체질에 맞아서 참 열심히 했어요. 대성빌딩이라고 당시 함석헌 선생이 강연했던 곳에서 민족주의 외치고 일본놈 규탄하고 그렇게 다니며 데모하다 2학년 때 잘렸어요. "

 

▼당시로 돌아간다면 똑같이 할까요.

 

"그 상황이라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그 때는 유신체제 등 사회가 너무 불합리했어요. 우리나라가 지금은 많이 민주화됐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로가 컸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산업화에는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많이 기여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효과적으로 잘해냈습니다. "

 

▼민중당에서 민자당으로 옮긴 이유는.

 

"민중당이 해산됐어요. 실패한 거죠. 민중당이 존재의 의미는 있지만 역사발전을 주도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새로운 길을 모색한 것이 민자당이었습니다. 입당 제안이 있었고 이념적으로는 그때 전향을 한 겁니다. 굳이 전향의 변을 말한다면 '옮겨가야 대한민국이 올바로 갈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혁을 주장할 때였는데 그것을 지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세는 우파가 쥐고 나가야 하고,그렇게 될 겁니다. 우리 국민은 결국 성공한 쪽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

 

▼여가는 어떻게 보내나요.

 

"첫째는 잠,둘째는 등산입니다. 여행도 종종 갑니다. 골프는 배우지도 않았어요. 골프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들어요. 욕먹어가면서까지 할 필요 있나요. 하지만 난 골프장을 많이 지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보고 골프지사라고 해요. 골프장 허가가 많이 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

 

▼삼국지에서 좋아하는 인물은.

 

"어릴 때부터 그냥 관우가 좋았어요. 공을 세우고 뒤로 빠질 줄 아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장비처럼 함부로 나서지 않으면서 충성심과 실력,품격도 있어요. 저는 이상주의자인데 이제 이상이 다 깨졌습니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상당히 현실화됐습니다. 사람이 이상을 잃고 놓치면 속물이 되지만 이상만 가지고 있으면 허황한 사람이죠. 그런 점에서 나이가 들면서 균형을 갖춰야 하는데 노추,속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

 

공직관

수습 사무관 상견례 자리서 "애국 위한 영혼 없으면 가세요"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청 공무원들에게 "공직자에게 최고의 영예는 순직"이라고 말한다. 대충 대충 일하지 말고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쓴소리도 이런 쓴소리가 없다. 도청 공무원에게 인기가 있을 리 없다.

 

지난 22일 수습사무관들과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그는 "맡은 일은 열심히 하시는데 애국을 위한 영혼이 없다면 집에 가셔야 한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밤늦은 시각 지사공관에서 결재서류를 들고 줄지어 서있는 도청 간부들 모습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도청 공무원들은 이런 김 지사를 서당 훈장같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중학생 때까지 서당에서 한학을 익히고 유교식 가정교육을 받았다. 교육공무원 출신으로 문중에서 종9품인 능참봉(왕릉을 지키는 하급관리) 벼슬을 받은 부친의 영향이 컸다.

 

어릴 적 꿈도 공인(公人)이 되는 것이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사업이나 돈 버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선공후사(先公後私),멸사봉공(滅私奉公) 정신. 그가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눈물의 사모곡

수배로 쫓길때 어머니 돌아가셔…18년만의 졸업장 영전에 바쳐

 

김 지사는 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한없이 고개를 떨군다. "불효자였습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머니께 못다한 효도만은 꼭 하고 싶습니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어머니는 가난한 문중의 큰며느리였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경주김씨 문중에 시집온 어머니가 한평생 감당해야 할 짐이었다. 4남3녀의 입에 풀칠을 해주기 위해 어머니는 평생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했다.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이 생활신조였던 아버지 때문에 문중의 대소사는 모두 어머니 몫이었다.

 

어머니는 1975년 작고했다. 1974년 김 지사가 민청학련 사건으로 전국에 수배돼 쫓겨다닐 때 어머니는 위암 진단을 받고 이듬해 돌아가셨다. 김 지사는 어머니의 병이 자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아직도 자책하고 있다. 당시 문중에서도 "문수 녀석 때문에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평생 김 지사의 가슴에 박혀 있는 말이다.

 

어머니는 아들을 질책하기보다는 그냥 "문수야 왜 그렇게 하냐. 뭘 해도 괜찮은데 대학이나 좀 졸업해라"는 말씀만 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작고한 해 김 지사는 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 2학기를 끝으로 제적당했다. 김 지사는 그로부터 18년 뒤 복학해 그 이듬해 어머니의 소원대로 대학졸업장을 받았다. 그의 나이 마흔네 살 때였다. "불효자지요. 불효자…. " 그는 어머니 영전에 졸업장을 올리고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


 

대권 야망은

"때 되면 말 하겠지만… 나만큼 대중 접촉한 사람도 없어"

 

김 지사는 대권 얘기만 나오면 말을 아낀다. 때가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만 반복한다. 대권을 꿈꾼 선배 경기도지사들이 말 그대로 '잠룡(潛龍)'으로 그친 때문이다. 이인제 전 도지사가 그랬고 손학규 전 도지사가 그랬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 본선은커녕 소속 당에서 치른 예선(후보 선출)조차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솔직토크'는 이런 벽을 허물 만한 정치적 포용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도발적 질문으로 그의 옆구리를 찔러보았다. 그러자 김 지사는 기다렸다는 듯 "현재 대통령도 계보가 별로 없다"고 되받아쳤다.

 

김 지사는 "나도 적지만 따르는 사람이 있다. 나보다 많은 사람은 박근혜 전 당대표뿐"이라고 말했다. 대중과의 만남 등 소통 부족을 지적하자 "내가 노동운동을 했고 경기 부천에서 국회의원 3선을 지냈는데 나만큼 대중과 접촉을 많이 한 사람도 없다"며 섭섭해 했다. 대권 자격 요건으로 따지자면 자신만한 경력자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지사는 대권 이후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는 듯했다. "대권 가서(대통령 돼서) 욕먹고 하면 소용없는 거 아니냐. 대권은 과잉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불행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소권을 행사할 때 행복해진다. 권력을 나눠주고 비울 때 행복한 대통령이 된다"며 지방 등에 대한 대통령 권한의 분권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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