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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전진 게시판에 올린 정신병자 주의문

조회 수 1354 추천 수 0 2008.09.09 13:28:23
주위 사람들에게 제가 정신병이 있으니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양해를 해달라고 이야기 하고 다니는데, 반응이 크게 두 가지군요.

1) 정말이냐, 언제부터 그랬냐, 그런줄 몰랐다, 힘내라..
2) 유세떨지 마라..

전자는 소위 '시민'들이 주로 많이 보여주는 반응이고 후자는 소위 '운동권'들이 주로 많이 보여주는 반응입니다.

님들이 받아들이기 싫든 인정하기 싫든 어쨌든 저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고 mmpi-2라는 공신력 있는 검사와 라이센스가 있는 상담사가 이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진짜입니다. 믿어주세요. 65점 넘으면 안되는 항목이 81점이 나왔습니다.

저는 지금 편의점에 물건 사러 가는 것도 불안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으며 스트레스 받는게 싫어 집 밖에 나가기도 힘들어 하는 처지 입니다. 이러한 것을 다 참고 일반인들처럼 일상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제 주위에 계신 몇몇 운동권 동지들이 다소 사람을 도구적으로만 사고하고 인간적인 배려를 할 줄을 모르므로.. 이렇게 주욱 적어놓고 가르쳐주지 않으면 나중에 큰 사고가 나겠다는 마음에 이런 글을 씁니다.

제가 상태가 좀 나아질 때까지만 다음의 행위를 좀 자제하여 주십시오.

1. 상근자의 역사적 책무에 대한 강조

지금 저에게 가장 자극적인 표현은 '상근자가 그것도 몰라', '상근자가 그것도 안해', '상근자면 좀..' 이런 말들 입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말 그대로 피가 거꾸로 솟고 온 몸에 땀이 나고 극단적인 감정표현을 자제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물론 이야기 하시고자 하는 바는 잘 알겠지만, 제가 자제를 못하면 사람을 폭행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므로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 당분간만 좀 이런 말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2. 일 시키기

진보신당 경기도당 임원들 외에는 저에게 이런 저런 일들을 좀 안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미라 '부탁'을 하면 웬만한건 다 들어 줍니다.

어제도 흥국생명 유인물을 만들어달라는 김 모 동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1호선이 끊기는 시간까지 야근을 하였습니다. (경기도당 위원장이 하는건데 그럼 당연히 도와줘야 하는거 아니냐고요? 저는 경기도당 상근자지 흥국해복투 상근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렇듯 남의 부탁을 잘 들어 줍니다.

그런데 가끔 보면 부탁이 아니고 무슨 강요 내지는 협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제 정신건강은 심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에게 부탁을 하지 말란 소리가 아닙니다. 제발 저를 자극하지 마세요.

3.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훈계, 충고

가끔보면 저에게 훈계나 충고를 해주시는 고마우신 동지들이 있는데, 정말로 필요한것 아니면 제발 이것도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괴상한 업무들에 시달리는 저를 보고 '경기도당 상근자의 정치적 리더십이 성장하고 있다..' 라는 말씀을 하신 동지가 계신데, 지금 얘기하지만 진짜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물론 제 상태가 멀쩡하다면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 강조하지만 제 상태가 그렇지 않습니다.

또 가끔 자기가 무슨 사람을 손가락 하나로 좌지우지하는 대단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대인관계론을 저에게 설파하시는 분도 있는데, 제발 관두시고요. 하던 일을 그냥 계속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이런 것들 외에 구체적인 일에 대한 충고 등은 환영입니다.

4. 윽박지르기, 책망하기, 질책하기

윽박지르고 책망하고 질책하는 것은 일이 잘 되기 위해 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 인간의 본성으로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단한 행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훌륭한 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현재 저의 상태로는 저러한 것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100배로 증폭시켜서 받아들입니다. 누가 와서 한 마디 하고 가면 최소 10분 동안 아무일도 못합니다. 그러니 제발 좋은 말로 하십시오.

5. 기타

제 상태가 얼마나 웃긴지를 설명하면, 어제 버스에서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싸울뻔 하였습니다. 정말 참기 힘들더군요. 의자 2개가 연이어 달렸는데, 뚱뚱하지도 않은 넘이랑 자꾸 어깨가 닿는 것이었습니다. 더워서 기분이 많이 나쁘더군요. 그 상태로 가고 있는데 정말 불편하더군요.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이넘이 의자가 2개면 자기 의자 1개의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앉아있어야 하는데, 제 의자의 영역을 5센치 정도나 침범하였더군요. 거기다가 음악은 볼륨을 이빠이로 해서 듣고 있는데.. 뭐야 이넘? 이 XX야 죽을래?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나 다음날 조간신문 사회면 기사를 생각하여 참고 집에 와서 이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혼자 술을 마셨던 것입니다.

여튼 제가 이런 글을 쓰는건 님들과 싸우기 위함이 아니고 저의 정신이 온전해질 때까지 벌어질 수많은 비극적 사건들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쓰는 것이니 많은 이해를 부탁드리며 숙지하시고 제발 당분간만이라도 저를 자극하지 말아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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