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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미래

조회 수 3607 추천 수 0 2008.03.26 04:16:09

나는 사실 이런거 저런거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데, 확실하게 잘하는건 한 개도 없는 것 같다.
일단 하고 싶은 것을 정리해보면.

1) 공부를 하고 싶다.

강남에 있는 동안 제일 많이 느꼈던 것인데, 거긴 나름 이론가 선생들이 많았다. 주로 사회학 전공하신 분들인데, 하여튼 내가 썰을 푸는 것은 그 분들의 기예에 대면 코끼리의 코딱지에 불과했다. 물론 그 분들은 그런 위대한 능력에 비해서 정치적 감각은 좀 약했지만.. 오히려 정치적 감각이 훌륭했던 사람들이 다 나쁜놈이었다는 것을 되새겨 보면 그게 그렇게 나쁜 일 만은 아니다.

옛날에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했었던 황이민 아저씨가 쓰러졌다고 해서 면회를 간 일이 있었는데, 황이민 아저씨는 나에게 이렇게 했다.

"이상한 모자, 여기저기 다니면서 상근활동입네하지 말고 공부를 해라. 확실한 전문 영역이 있어야 나중에 가서도 자기 있을 자리를 잃지 않는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가 정말 간절하게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 무슨 라캉이 어쨌네 하는 논쟁에 잠깐 끼어든 일도 있었지만,  나는 사회학 공부를 정말로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부전공이 사회학으로 되어 있는데.. 사회학이 홀대받는 학교에서 전공 과목 몇 개 수강한다고 부전공이 되는.. 이런걸 가지고 사회학 공부를 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나는 지금 돈도 없고, 거기다 부양해야 될 가족까지 있다. 공부를 하려면 당연히 돈이 든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건, 학교가서 수업듣고 도서관에서 책 읽고 노트에 끄적이고 이런 거다. 하지만 난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법학도의 슬픈 인생을 살다가 고시생으로 더 슬픈 인생을 살다가.. 거기에 술까지 퍼먹으면서.. 100에 15만원짜리 달동네 판자촌에 살면서... 결국 철학과 대학원에 들어간 노정태가 너무도 부럽다.

하지만 노정태에겐 없는 애가 나에겐 있지.

2) 노래를 만들고 싶다.

노래를 만드는 일은 나의 어릴 때부터의 로망이었는데, 아주 프로페셔널하게는 아니어도 지금도 대충 얼렁뚱땅 이런 저런 노래들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은 되는 것 같다. 일단 컴퓨터 기술이 발전했고, 1집 가수 나루에게서 헐값에 산 녹음장비가 있다. 그리고 기타가 있고.. 큐베이스 해적판 ... ... 도 있다. 그러니까 이제 녹음만 하면 되는데, 포멀한 밴드 구성 중에 내가 유일하게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드럼이다 보니, 드럼을 가상악기로 찍는게 좀 생소하다. 시간만 많으면 컴퓨터를 붙들고 앉아서 좀 익숙해져 보겠는데, 요새는 일감을 집에까지 가져오는 신세라 그것도 여의치 않고.

어쨌든 나는 일에 있어서 한 번 탄력 받으면 계속해서 죽- 하는 스타일이라.. 이게 언제 불이 붙을진 모르겠다. 여튼, 1집 가수 이런건 아니더라도 내 홈페이지에 지속적으로 창작곡을 올려 보는 것이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일이고, 사실 이 게시판에서도 '음악 게시판'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4월에 있을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은 시궁창...


더 쓰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이만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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