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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3억으로 70채나"...기막힌 'APT 돌려막기'
기사입력 2008-12-25 10:01

【광주=뉴시스】

3억원으로 6년만에 70채가 넘는 아파트를 사들인 40대 임대업자가 결국 '눈덩이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25일 광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재권)에 사기 혐의로 구속된 고모씨(48)가 소위 '아파트 재테크'에 처음 나선 것은 2001년께.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자율화조치를 내놓은 지 3년, 분양권 전매 허용 조치가 2년째 접어들면서 청약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때다.

고씨는 3억원의 초기 자금으로 광주 북구 일원에 20-30평형대 아파트 4채를 구입했다. 또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억여원을 대출받고, 전세를 내놓아 시가에 육박하는 보증금도 챙겼다.

대출금과 보증금으로 고씨는 생계비와 은행 이자를 충당한 뒤 남은 돈으로 또다시 '아파트 사냥'에 나섰다. 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버블'은 커져만 갔고, 불과 5년만에 고씨는 6000만원대 아파트 73채를 보유한 알부자(?)가 됐다.

그러나 속 사정은 달랐다. 보증금 채무가 31억원, 은행 대출금이 25억원에 달한 반면 아파트 시가는 42억원에 그쳐 채무가 시가보다 14억원을 웃돌았고, 대출금 이자만도 월 1500여만원에 달했던 것. 2005년 아파트 경기가 일시적으로 진정된 것은 또 다른 악재였다.

보증금으로 이자를 막는 '돌려막기'로 연명하던 고씨는 결국 2005년 10월 부동산 매매 잔금을 내지 못해 일부 아파트를 가압류 당했다.

그러나 '아파트 대박'의 꿈을 버리지 못한 고씨는 근저당이 설정된 은행 빚을 금방 갚을 것처럼 재력을 과시하며 가압류 아픔을 겪은 지 2개월만에 또다시 임대사업에 나서 지난해 2월까지 심모씨 등 19명으로부터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7억3800만원을 챙겼다.

그러나 서민들의 피같은 돈은 고스란히 채무탕감에 쓰였고 일부 피해자들은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갈 지경에 이르자 부득이 채무인수 조건으로 아파트를 떠안았다. 사정이 여의찮은 일부는 아파트가 경매 처분되면서 거리로 내몰렸다.

검찰은 "소형아파트에서 사는 가난한, 그러나 성실한 서민들에게 7억3800만원이라는 돈은 지금까지 흘려온 땀이고 눈물이다. 이들이 느낄 절망의 무게를 어찌 가늠할 수 있겠느냐. 금융기관이 아닌 국민이 결국 피해자"라며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나 추가 고소도 우려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부동산 거품의 빛과 그림자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 고씨는 결국 '아파트 테크'가 10년만에 막을 내린 2008년 겨울을 차디찬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

송창헌기자 goodchang@newsis.com


이상한 모자

2008.12.25 14:05:44
*.34.184.105

남의 일이 아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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