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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기자의 눈/이미지]판결 비판할 수 있지만… 판사집 앞 집단시위는?
 
2010-01-21 03:00  2010-01-21 07:27 


“법과 원칙 지켜라” 구호… 법원, 판사 신변보호 조치
비판-항의 정당성 있어도 위력 사용은 정당성 없어

 

“나는 몰랐는데 단체회원들 중 일부는 내 출근길을 미행하기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국회 폭력혐의로 기소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로 논란에 휩싸인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이동연 판사(46)는 20일 기자와 만나 “집에 가기가 두려워 19일 밤을 법원 사무실에서 지새웠다”며 붉게 충혈된 눈을 비볐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은 19일 오전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국회폭력’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이 판사의 집 앞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부지법은 이에 놀라 황급히 이 판사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를 내리고 운전기사를 겸한 경호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양천경찰서로부터 “몸조심 하시라”는 연락을 받은 이 판사는 꼬박 하루가 넘게 법원을 나서지 못했다. 그는 “당황스럽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20일에는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와 자유민주주의수호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이 ‘용산참사’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허용한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 이광범 부장판사(51)의 집 앞을 찾았다. 기자회견을 표방했지만 이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이 판사는 법치붕괴 하지 말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런 장면들은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위력을 동원하거나 과시적인 실력행사를 서슴지 않는 사례들은 소위 진보단체들의 행태에서 많이 보아왔다.

 

지난해 8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노조원들은 노조에 유리한 단체협약을 해지했다는 이유로 국책연구기관 한국노동연구원의 박기성 원장 집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당시 보수단체들은 “협박성 시위”라며 비판했다. 전교조는 2005년에는 교대생 발령 관련 단체들이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자택 앞에서 한 달 이상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또 전교조는 마음에 들지 않는 교장 집 앞에서 위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고함을 지르고 협박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낸 이들은 “법과 원칙에 어긋난 판결”을 했다는 판사들도 아니고 진보단체들도 아니고 진보들의 행태를 그토록 비판하며 안정과 유지, 원리원칙을 중시한다던 보수주의 단체들이었다. 판결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판사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집 앞까지 찾아가 압력을 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옛말에 남 욕하면서 배운다고 했다. 이번에 시위를 벌인 단체들도 자신들이 비판하던 단체들의 행태를 밟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볼 일이다.

 

이미지 사회부 image@donga.com


윤형

2010.01.21 10:54:54
*.49.65.16

스승님 디워랑 300이랑 뭐가 달라요?!?!?!

이상한 모자

2010.01.21 11:04:45
*.114.22.71

동아일보 입사를 위한 드립

dal

2010.01.21 11:19:23
*.136.27.196

늘 그렇지만...... 기사가 참 야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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