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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지방선거에 대한 단상

조회 수 758 추천 수 0 2010.01.28 14:27:32

 

1.

 

선거의 결과는 언제나 선거 구도, 조직, 돈에 의해 좌우된다. 구도가 일종의 공중전이라면 조직과 돈은 지상전이라 할 것이다. 진보정당은 이 세 가지 요소 중 조직과 돈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경기도는 땅 덩이는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밀집하여 거주하므로 조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보수정당과 게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다.

 

한나라당은 그런 면에서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김진표가 바보라서 이슈파이팅을 자제하는 것이 아니다. 김진표는 김진표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다. 학연, 지연과 그 밖에 1년 반 동안 구축해놓은 각종 선거조직 등에 어느 정도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종걸은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김진표가 제공권 장악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대며 야권단일화를 맨 앞에 들고 나온 것이다. 이종걸에게 육군은 없지만 나름 오래된 전투기 정도는 상당 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근거는 사실 빈약하기 짝이 없다. 누가 봐도 그것은 그냥 당내경선용이지 선거 구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그런 전망은 전혀 되지 못한다.

 

2.

 

그러면, 진보정당은 이종걸과 얼마나 다른가?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지금까지 나온 기본적인 선거 전략은 김상곤과 한 묶음으로 선거를 하고 후보의 개인적 특성인 여성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이와 가장 친화적인 정책 이슈인 교육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그 외 많은 메뉴들이 있겠지만 크게는 이 정도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것으로 판을 크게 흔들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을 가진다. 그저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고 어느 정도의 성과에 만족하려면 그러한 안정적인 전략으로 계속 밀고 나가도 상관없다. 하지만 과연 지금이 그런 시기인가? 지금은 오히려 모험을 즐겨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여기서 놓는 단 한 수로 당 내외의 정치적 상황들을 한 순간에 재편할 수도 있는 그런 순간이 아닌가? 나는 지금 시기에 진보정당이 그런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고 믿는다. 지상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 아무것도 없다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제공권 장악을 위해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지방선거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라는 말은 단지 지방선거의 결과를 좋게 만들어서 그 정치적 힘을 가지고 더욱 큰 거래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주체들 스스로가 공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 시기에 한국의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비뚤어지고 왜곡된 욕망들을 조각 조각 해소해서 다시 재조립 할 수 있는 슬로건과 프레임을 던져야 한다. 

 

3.

 

수도권에서 사람들의 욕망을 뒤흔들 수 있을 만한, 그 정도로 위험한 이슈는 무엇인가? 개발이다. 부동산이다. 규제다. 교통망이다. 교육이다. 이 주제들에 대해서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에 버금가는 그 무언가를 지금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 총선에서 노회찬은 왜 낙선했는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진지하게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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