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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프로페셔널

조회 수 839 추천 수 0 2009.01.06 04:51:27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 그들에겐 많은 정치적 스킬이 있고 우리가 모르는 고급 정보들이 있으며 또 나름대로 꾸준히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높은 학식과 나이를 헛으로 처먹지 않은 놀라운 경험이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그들은 언제나 매도당하는데 그것에 대해 부당하다거나, 사실은 진상이 이렇다거나 하고 말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도 없고, 차라리 지금 욕 먹고 마는게 낫다고 판단되는 매우 수많은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 현명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그저 입을 다물거나 다른 호들갑을 떨고 만다.

진보정당의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들어가 배운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들은 아직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의 이러한 면모를 닮기 위해 노력한다. 작게는 쪼잔한 대인 스킬에서부터 크게는 정치 컨설턴트의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이것은 전부 '프로페셔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

프로페셔널의 시대. 사람들은 바로 이것을 요구하고 우리도 이것을 열심히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오늘날 우리들이 안고 있는 문제라는 점이 대단히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 우리의 세계에는 '프로페셔널' 밖에 없다. 하지만 철저하게 전문화된 관료들의 사회는 지금까지 무엇을 보여주었는가?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에게는 프로페셔널 이외의 다른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게 운동이 됐든, 투쟁이 됐든, 무슨 대단한 사상이나 노선이 됐든.. 하지만 프로페셔널을 믿는 사람들은 그저 냉소를 날릴 뿐이다. "언제적 얘길 하고 있어?". "그런 얘길 하면 누가 알아들어?"

그래서 나는... 자연과학-인문학 논쟁 같은 것도 그만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그런 쓸데없는 논쟁도 없을 것이다. 이런 데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좀 짜증이 난다.

언젠가 고백했지만, 나는 한동안 제거론자였다. 그건 나 같은 인간들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다. 문제는 나의 정치적 입장으로 제거론을 지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빨간약 먹을래, 파란약 먹을래? 제거론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자신들은 그저 도구를 발전시킬 뿐이라고 주장하겠지만, 미안한데, 돈 없는 사람들은 약을 못 만듭니다...

그래서 내가 바보가 아닌 제거론자 자본가라면, 군소리 않고 일이나 열심히 하게 만드는 약물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작업 효율성'이니 '선진화'니 해가면서 이것을 먹일 것이다. 일을 잘 못하는 놈들을 자르기 위해서 심리검사를 발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한 '프로페셔널'의 기준에서 보면 도대체 '제거론'을 반박할 수 있는 무엇이 가능하냔 말이다. 그런 반박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적 차원에서, 굳이 학적인 반박을 하지 않더라도, 제거론이 필연적으로 불러올 결과에서 유리된, 그 무언가를 불러 와야만 하는 사명을 짊어지고 있다.

베루세루쿠라는 만화를 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을 써보았음.

노지아

2009.01.06 08:46:56
*.40.203.22

참 고생합니다.

고상한 모자

2009.01.06 19:50:26
*.53.125.161

빨간약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매트릭스로 철학하기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에 한 챕터에서 철학을 좀 아는 사람 중 유물론자는 없다는게 사실인가요. 저는 유물론자쪽에 매우 가까운데(물론 전 철'학'을 모릅니다 ㄳ).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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