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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080519, 080520

조회 수 4243 추천 수 0 2008.05.22 23:20:27

080519, 080520

080519 : 아흐리만, 노정태, 용언님, ssy.

원래 의도는 음주게시판 번개 비스무리한 것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아흐에게 연락하였다.
하지만 게시판에 번개를 공지 조차 하지 않은 아흐와 ssy.
뭐 이런 식이지.
나는 작업 혹은 현장 일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어떤 것도 조직적으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다.


정말 단란한 술자리였다.
"부천고 영화동아리의 창립 멤버"라는 노정태 선생의 본명 선언은 분명 엄청난 power가 느껴졌다.
굉장히 사랑스러웠다고나 할까?

몇 해 전, 노정태 선생을 처음 뵜을 때 쯤이었으니까 2003년 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그를 일컬어 "아름다운 청년 노정태"라고 불렀었다.
선생이 이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물어보지 않았는데, 행여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 미안하다.


용언님과 나눈 너드와 바람둥이 이야기는 확실히 좋았다.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한 캐릭터였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지지해주니 뿌듯하였다.
왠지 지금 쓰고 있는 작품에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심한 작가들은 누군가가 조금 부추겨주는 것도 큰 에너지가 된다.


아흐리만이 만나자 마자 보여준 르귄의 책도 속된 말로 죽여줬다. (단 첫 페이지, 첫 문단만 읽었을 뿐이지만)
그 책이 지금 곁에 없어서 읽지 못하고, 당신들에게 읊어주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
죽여주는 작품은 첫 한방에 심장을 파고든다. 이것은 작품이 끌어오르는 지점과는 관계없다.


전날 밤새 작업했음에도 모든 것이 쌩쌩하였고,
대개 모든 것이 좋았던 하루였다.
막판에 전화질을 해댄 것만 제외하고 말이다. -_-);;;

 

----------------------------------

080520 : 조슬린님, 백##군, 아흐리만, ssy

세분이 정답게 마시는 자리에, 조금 늦은 시간에 합류하였다.
목소리는 이미 조금 커진 상태였고, 그 페이스에 맞추기 위해 나도 속도를 내었다.
(다행이 아무도 오덕열창을 하지는 않았다)
여하튼 부던히 그들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애쓰다보니 나역시 얼큰하게 술이 올랐다.


물론 즐거운 술자리였다.
이미 조슬린 님이 언급하였듯,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뽀개는 그런 술자리였다.
뭐 이런식의 술자리 역시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1차 고깃집, 2차 맥주, 3차 노래방 맥주, 4차 소주... *원쓰리는 4차 中 어느 곳
이런식의 테크트리가 일반적인 더블넥서스 테크트리라면, 1차에서 바로 새벽까지 내달리는 하드코어 질럿 러쉬나
"폭풍" 같은 테크트리도 매력이 있다.
체제 전환 타이밍 같은 건 애초에 없기 때문에 순수한 콘트롤 싸움(같은게 없긴 하지만-_- 특히나 폭음자들에게는...)

아무튼 제대로 마셔댔다.
이 네 사람이 모이면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경향이 있는데, 난 뭐 좋다.
아흐리만의 표현을 빌리자면, "산과 들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음주를 위해 운동 하시는, 짐승을 부리는 서작가님"이라서 그런가보다.
 (순서가 바뀐건가?)


백##군의 "프리 랜서" 이야기, 재미있었다. 고이 메모해 두었다.


조슬린님이 "바비빌"이란 밴드에 대해 얘기 하였는데, 아흐리만도 알고 있었다.
다음날 노래를 들어봤는데, 정말 딱이더라.


뭐라도 기억이 나야
목만 축인다더니
맥주는 술이 아니야
알콜로 얼룩진 성탄절

이렇게 네 개의 노래 제목을 이어붙여 놓고 나니,
술이 덜 깬 표정으로 골골거리며 뒹굴고 있는 두 남자가 떠올랐다. 한윤형과 서세영. -_-);;

 

 

-----

epilogue

아무튼 단란하고 폭풍같았던 양일간의 술자리가 끝났고, 나는 이틀째 금주중이다.
내일까지 금주 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싶긴 한데, 한번 해볼까 한다.

 

토요일은 도저히 금주 할 수 없다.
큰처남의 결혼식인데, 시골서 올라온 버스의 인솔을 나와 와이프가 해야 한다.
결혼식 다녀오는 "계원들"의 버스를 탄 적이 있는가?
진정한 광란은 그곳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나서는 집안 일을 하러 고향에 간다.
월말쯤 올라올 것 같은데,  그때 다시 달리자.



그럼 꾸벅.


 


eon

2008.05.23 00:31:09
*.59.176.217

서작가님. 너드 캐릭터 발전시키시면 또 얘기좀 해주세요. 말씀드렸다시피 전 그 캐릭터에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
 ---한줄만 남기기 민망하니깐-사실 이 블로그 쥔장님께 인사도 없이 바로 답글을 남기니까 더 민망; - 괜히 더 트집을 잡자면, 종로에서 아구찜을 와구와구 먹을때 저역시 '뭐라도 기억이 나야'라는 노래에 대해 언급했었습니다. 사실 아흐리만의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예시로 든 것이긴 하지만 :p 이쯤 되면 제가 누군지 아시겠지요 흐흐.
 ---그럼 이달 말 지나고 또다시 즐음주를.

ssy

2008.05.23 03:20:11
*.109.164.163

1)  너드, 그 친구야 말로, 기대만발의 캐릭터죠. 허허.
다음번에 그 이야기를 할 때에는 짧은 텍스트라도 들고 와서, (혹은 질문지라도 들고 와서 구라를 풀어야 할 거 같아요. ^_^);;

2) 그랬군요. 두 술자리의 연속성이 바로 그것이었군요. "뭐라도 기억이 나야" 였군요. 
노래 좋던데요? 컨츄리는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
그런 "동네 노는 兄"같은  밴드들이 늘어나는 게 정말 세상좋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3) 아흐리만이 둘이서 노래 들으며 뒹굴뒹굴 할 때, 바비빌이란 밴드가 eon님도 잘 아시는 분이라는 얘기를 해주더군요.
역시 세상은 넓지만, 형님도 꽤 많단 생각을 했답니다.

이상한 모자

2008.05.23 05:17:22
*.147.155.253

나도 형님이..

조슬린

2008.05.23 09:36:08
*.246.187.134

그 날 '바비빌'을 언급하고 그 CD를 꺼냈는데, 소름 제대로 한 번 끼쳐주시고 나서,
주저앉아 '뭐라도 기억이 나야..' 라고 읇조렸다는..;

(결정적인 건 내가 바비빌을 언급했다는 사실이 기억이 나야... ㅠ_ㅠ)
(다음 날 지갑에서 서작가의 명함을 발견하고 - 그 미친듯이 귀여운 색깔의 명함이라니! - 더 망연자실)

우리도 그런 광폭한 술자리는 당신들을 만날 때나 한다구!
라고 해놓고선 어제도 맥주를 마셨는데,

맥주는,
술,
맞다
-_-

방금 영수증보고 놀랬다. 맥주를 얼마나 마셔야 이 가격이 나올까?
그리고,
왜 또 내가 술값을 계산했을까....

나도 오늘은 운동과 금주..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ㅋㅋ)

노지아

2008.05.23 14:45:36
*.149.21.186

본인은 오늘 매우 부적절한 음주를 감행할 예정임.

조슬린

2008.05.23 14:54:05
*.246.187.134

아니, 허언선생, 금욜이니까 주말이군요! 역시 그는 허언!

노정태

2008.05.23 18:28:42
*.162.212.41

'뭐라도 기억이 나야'를 들은 적이 없는 상황이야말로 '뭐라도 기억이 나야' 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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