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사료용 냉동닭 軍부대 납품 일당 적발
기사입력 2008-10-07 13:35
【춘천=뉴시스】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동물 사료용 냉동 닭고기를 생닭인 것처럼 속여 군부대 부식용으로 135톤을 납품해 온 영농조합 직원과 이를 묵인해 준 축협 간부 등 일당 5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춘천지검 형사2부(김성렬 부장검사)는 냉동닭을 녹여 농가에서 직접 받은 생닭인 것처럼 가공한 뒤 군부대에 납품해 온 원주 D영농조합 대표 박모씨(55) 와 영업팀장 신모씨(33) 등 2명을 사기 및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조합 전무 권모씨(47)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양계농가로부터 군납편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모 축협 군납과장 김모씨(43)를 구속하고, 돈을 받고 영농조합의 불법납품을 눈감아 준 모 축협 군납계장 전모씨(50)를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 8월까지 원주시 흥업면 모 영농조합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냉동 닭고기 9021상자, 135톤여를 녹여 생닭인 것처럼 군부대에 납품해 6억6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이들은 또 양계농가에서 바로 출하된 생닭처럼 보이기 위해 계량증명서를 위.변조하고 군(軍) 검수관의 검수인까지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 등은 냉동닭 해동과정에서 악취가 풍기는 것들은 물로 세척한 뒤 군부대에 납품했으며 농가에서 도계를 의뢰한 생닭들은 냉동닭으로 바꿔치기 한 뒤 빼돌려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양계농가와 영농법인으로부터 돈을 받고 불법을 묵인해 준 모 축협 간부 김씨 등은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닭고기를 납품하는 속칭 '매취'라는 불법적 관행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각각 2300만원과 87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군납과장 김씨는 군부식용 닭 구입비용을 부풀려 업체에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1976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1년 이상 냉동보관된 닭은 시중에 판매할 수 없을 뿐더러 개사료 등 동물사료로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이런 닭이 군부식용으로 납품됐고 실제 양구 모 사단에서는 조리과정에서 썩는 냄새가 나는 닭 100상자를 폐기처분한 바가 있지만 많은 물량이 이미 군부대에서 소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군납농가들의 불법적 관행이 축협 군납직원들의 묵인하에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조적 군납비리에 대한 수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용주기자 porcup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