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92
어쩌다 보니 운동권 출신이라는 (지역에서 뭔가 맡은)님과 대화를 해봤는데 너무도 의아하여 질문 드립니다.
물론 이 모 님께 질문드리는 이유는 운동권 전문가이시기 때문이지요.
대화를 해보니 제가 생각한 '진보'라는 개념과는 전혀 안어울리게 되게 권위적인 모습을 많이 느꼈어요.
대화중에는 주로 '회사에서는' 이라는 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던데,
회사, 그것도 우리나라의 위계적인 회사에서 가지는 정서 그대로 가지고 하는 것이 보편적입니까?
저는 민노당이나 학생운동 경력 이런게 없어서 사실 혼란스럽습니다.
별로 재미도 없는 내용을 질문드려서 죄송합니다.
세줄 요약
운동권(출신 포함)인 분들이 권위적이라는 것이 사실임?
당에서 일하는 분들 중 다수가 운동권(출신 포함)이라는 것이 사실임?
그게 사실이라도, 설마 일반적으로 사실은 ㅈ당은 권위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 사실임?
권위적인 사람들은 보통 당운동보다는 노동운동을 주로 하신 분들에 더 많습니다. 노동운동이 아무래도 대중적 정서에 기대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많았었고 매우 직접적으로 대중들을 대하는 일이니 '형님~ 형님~' 이렇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굉장히 있었던 거지요. 그래서 당운동하는 사람들보다도 훨씬 정치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우도 많구요. 소위 20년씩 운동해온 노동운동 고위 관료들이랑 얘기를 나눠보면 이건 뭐 내가 노동운동가랑 얘길 하는건지 김종필이랑 얘길 하는건지 모르겠을 정도로 선문답 나누기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2. 회사얘기는 뭐냐면, 운동권의 업무는 비효율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그건 일정정도 사실이기도 해요. KTX타고 2시간 왕복으로 출장 갔다와서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하면 되는데 돈 아낀다고 새마을 무궁화 타고 슬슬 갔다와서 하루 죙일 날리는 경우를 쉽게 떠올릴 수 있겠죠. 그 외에도 워낙 운동권들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법'에 무감각한 삶을 살아와서 어쨌든 전체적으로 효율이 좀 안 좋아요.
근데 이걸 자본가들의 방법론을 배워서 보완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사실 저도 그런 부류에 속하긴 하는데, 전자결재 시스템이라던지.. 하다못해 6천원짜리 키보드 사서 손목 아픈거보다 2만원짜리 키보드 사서 주는게 장기적으로 낫다 이런거 있잖아요? 그런건 저도 찬성하고 배워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근데 그걸 과도하게 적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상명하복의 문화라던가 직원은 일만 해야 한다거나 그 밖에 뭐 관리의 삼성 등등.. 안 배워도 되는 것까지 배우자고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어요. 제가 볼 때는 그런 사람을 만나신거 같아요. 운동권 관료들 중에 있을 수 있는 타입이죠. 일이 비효율적이어서 자기 혼자 답답해하다가 생각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3. 운동권이라고해서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제가 체감하기에는 전체적인 생활태도라던가 사고방식의 진보성에 있어서는 한국 사람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불과할 뿐이지요. 뭐 어쩌겠습니까. 그게 우리의 현실인데.. 학생운동이나 노동조합운동에는 더 골때리는 인간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도 저처럼 훌륭한 사람도 있고 하니 너무 희망을 잃지는 마시고, 늘 예단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시고, 안되는건 없다는 각오로 즐거운 운동권 생활을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