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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펌/이창우] '아무나' 김현우

조회 수 2323 추천 수 0 2008.12.20 14:26:51

'아무나' 김현우

강남좌파 김현우가 진보신당 당대표 경선에 나서겠다고 결기를 보이고 있다.

대표 선거를 계기로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당'에 대해 뭔가 전환의 변곡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여기 저기 경선에 나서겠다고 얘기를 뿌리고 다닌 모양이다. 어제 마포 민중의 집 후원 주점에서 만난 사람들이 농반으로 '김현우 캠프' 운운한다. 어떤 여성 당원이 "진짜 대표로 출마하는거야? 대표출마는 아무나 해도 돼?"라고 묻기도 한다. 그녀의 얘기가 좀 우습다. 김현우도 명토박아 얘기한다. 대표는 당권을 가진 당원이면 아무나 출마할 수 있기도 하고, 또 김현우가 '아무나'냐고.

 

김현우와는 지난 여름 방콕 '기후 정의-기후변화와 환경정의'를 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에 함께 다녀온 적이 있다. 과거 김현우의 한노사연 시절 연대운동의 유형에 대한 비교분석은 인상깊게 읽은 논문이다. 강화도에서 개최된 1회 노동-환경활동가 대회에 제출된 진보신당의 녹색 전략도 충분히 음미해야 할 글이라고 생각했다. 이러저러한 나의 경험으로 볼 때 김현우은 무척 똑똑한 사람이며 '아무나'가 아니다. 그러나  노회찬, 심상정과 같이 대중적 지명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에서 그는 '아무나'다. 그러니 김현우는 이른바 '선수'들 끼리만 아는 그런 녹림 제현이라 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당대표 경선에 나서려면 '아무나'여서는 안된다는 어떤 장벽같은 걸 나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당대표는 어디서 뚝 떨어지듯 주어지는 게 아닐 것이다. 노회찬의 경우 오랜동안 진보정치의 길을 걸어왔고, 당에서도 사무총장과 선대본부장 등 일선 지휘자로 숱한 경험들을 쌓아 왔다. 심상정의 경우도 전노협에서부터 금속연맹에 이르기까지 철의 여인으로 불리우며 지도력을 만들어 온 사람이다. 게다가 두사람 다 원내에서 1,2등을 다투는 의정활동을 보여줬고, 좌파의 관념적 구호를 넘어 현실 정치로 내려가 설득력 있는 좌파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이리저리 대중적 검증을 거친 후에 사람들은 그를 자연스럽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 즉 '아무나가 아닌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마침 오늘 '(사)노회찬 마들연구소'에서 최장집 교수의 '지금 한국에서 왜 오바마인가?-오바마 등장이 한국정치에 주는 의미'라는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오바마는 어떻게 '아무나'를 넘어섰는지? 오바마를 통해 '정치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를 학습할 기회인 셈이다.

 

김현우의 도전은 당의 무기력증을 털어내고, '도전자'로서의 당이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해야 하는지를 강하게 물어보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아울러 그의 도전이 일회적 질문에 그치지 않으려면 당의 많은 활동가들이 당으로 강하게 결집해 2010년을 맞이해야 한다는 또 다른 각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김현우는 그러 과정을 통해 한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선거에서 심상정, 노회찬을 뒤로 밀어놓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09년 한 해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논할 때 이들이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역할 하는 게 중요한 지를 두고 보다 책임있게 고민해야 한다.

단독대표체제든 단일 대표체제든 문제는 당무에 대한 강한 장악력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리라. 누구의 말처럼 '똑똑한 사무총장'이 하나 있으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중적 정치인으로 성장한 당대표에게 당무 전반을 완벽히 장악하라고 떠미는 것은 정치적 책임을 나눠지지 않겠다는 소극성의 발로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론은?

공동대표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다만 사무총장에게 더욱 강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이상한 모자

2008.12.20 14:28:37
*.34.184.105

결론은 안드로메다로...

당원

2008.12.20 16:37:55
*.191.15.15

이상한 모자님의 말을 듣고 농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말로 나서시는 건가요?



몇몇 글만 접했을 뿐 일면식도 없지만, 김현우님이 나오신다면 찍어야 겠네요. 3% 신생 진보정당이면 젊은 정당답게 몸사리지 말고 파격적이고 다양한 정치실험 좀 하면 좋겠어요. 차세대를 키울 필요도 있고.

이섹수

2008.12.21 02:33:23
*.136.48.127

오바마를 키우겠다는 건가요 말겠다는 건가효
진보신당 오바마 너이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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