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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기사] 간지나는 이회창

조회 수 1114 추천 수 0 2009.01.14 22:19:40

'제자' 같은 박진이기에…昌이 더 '열받은' 까닭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9.01.14 18:36 | 최종수정 2009.01.14 18:57

[CBS정치부 이재준 기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자신의 대선 특보를 지낸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 '채찍'을 들었다.

이회창 총재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5역 회의에서 외교통상위원장인 박 의원을 향해 "위원장직을 사퇴하거나 국회 윤리특위에 자진해 징계요구를 하는 게 옳다"고 공개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겁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압박 수위도 한층 높였다.

이 총재가 이처럼 크게 분노한 '표면적 배경'은 한미FTA 비준안 상정이 강행되던 지난해 12월 18일로 돌아간다.



당시 이 총재는 오후 2시 '임무'를 끝낸 한나라당 의원들이 뒷문으로 유유히 빠져나간 뒤 텅빈 외통위 회의장에 도착했다.

이 총재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문 채 난장판이 된 회의장 곳곳을 둘러본 뒤 "밀실에서 적법한 참석자에게 참석 기회를 주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운을 뗐다.

이 총재는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진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하면서, 특히 박 위원장에 대해선 "별도의 징계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회창 총재는 이튿날에도 "비준 동의안 상정 자체가 무효"라며 권한쟁의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한편, 상임위원장의 잘못된 질서유지권 발동을 질타하는 대국민 담화문도 발표했다.

이 총재의 분노에는 이같은 표면적 배경 외에도 '인간적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박진 의원을 정계에 입문시킨 당사자가 이 총재다. 경기고-서울법대 선배이자 정치적 '스승'인 셈이다.

여기에 '명륜동 박내과'로 유명한 박 의원의 선친과 '가회동' 이 총재의 선친이 오랜 기간 막역했던 사실도 유명하다. 이 총재도 경기고 재학시절부터 두통이 날 때마다 '박내과'를 드나들었다 한다.

이 총재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 & 장법률사무소에서 외국 투자 관련 업무를 맡았던 박 의원을 불러 "월급은 없다"며 "국제담당 특보를 맡아달라"고 했다.

이후 박 의원은 이 총재와 비화폰으로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20여명 가운데 한 명으로 지근거리에서 듬뿍 '총애'를 받았다.

16대 보궐선거에서는 당시 공천 1순위로 꼽히던 심재륜 전 고검장을 제치고 이 총재로부터 공천장을 받아 여의도에 입성, 3선 중진으로 발돋움하는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7대 대선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급격히 소원해졌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국제관계특별위원장을 맡았던 박 의원은 이 총재 출마설이 돌자 "경선 절차를 깡그리 짓밟는 일"이라며 불출마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핵심 측근들의 '재규합'을 내심 바랐던 이 총재로서는 박 의원의 '변심'이 섭섭했을 만하다.

그래서였을까. 이 총재는 대선 직후 치러진 지난 18대 총선 당시 박 의원의 지역구인 종로를 '전략지'로 지목, 남다른 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총재의 한 핵심 측근은 "정치적 사제관계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 아니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년 새해 문안 인사를 거르지 않던 박 의원도 올해는 이 총재 자택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FTA 비준안 상정을 발판으로 연초 개각에서 외교부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는 박진 의원. 하지만 입각에 성공하더라도 정치적 스승이자 외통위원인 이회창 총재와의 '껄끄러운 만남'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zz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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