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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뭘 노렸나?

[경계를넘어] 팔레스타인에서 전하는 소식

경계를넘어 ifis.or.kr / 2009년01월13일 17시16분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가자를 맹공격한 목적에 대해 확고한 두 가지 신화를 믿고 있다. 하나는 이스라엘의 침공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한 방어 수단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06년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패함으로써 실추된 이스라엘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맹공에 대한 두 가지 신화

이스라엘군이 실추된 이미지를 복구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점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이 이스라엘 국민들의 반발을 증가시켜 다음 총선에서 현 정부의 승리를 불확실하게 만든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는 현재 가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엄청나게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치가들과 군장성들은 이번 침공을 수개월동안, 어쩌면 수년 동안 준비해왔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스라엘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서구 정치인들이 휴가를 보내거나 미국 정권이 교체되는 이 특별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침공을 단행했다. 왜냐하면, 이때야말로 외교적 간섭 없이 그들의 계획을 실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가 취임하는 1월 20일이 다가옴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 측과 정치적 화해를 이루어야 한다는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심장부인 가자에 전무후무한 군사력을 투입하는 이때에, 이스라엘의 목표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침공으로 인해 하마스를 붕괴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정작 그들에게 있어 하마스의 붕괴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그들은 하마스가 정치적 힘을 잃는 한, 하마스가 존립하든 하지 않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0만의 인구를 가진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은 분명히 이스라엘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이스라엘은 가자 난민촌을 직접 통치하는데 드는 인구학적, 경제적, 군사적 비용이 너무 높다고 판단되자 이스라엘인들과 병사들을 철수시키지 않았는가.

이스라엘, 파타와 하마스를 분리하려

따라서 그들에게는 지난 12월 19일 만료된 휴전협정과 유사한 또 다른 휴전협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누구와 협정을 맺을 것인가, 그리고 협정의 조항은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

미국 신보수주의를 선도하는 마틴 크레이머는 이번주 예루살렘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스라엘의 목표는 마흐무드 압바스와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압바스의 가자 지배권을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민족통합'이라는 이름 아래에 그 약을 삼키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압바스와 그가 지도하는 파타당이 이스라엘의 탱크에 힘입어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라크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미국 보수주의자들에게나 먹히는 환상일 뿐, 이스라엘 정부나 군당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어떤 식으로든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파타와 '가자 감옥'을 감독하는 하마스를 분리하고자 애써왔다. 따라서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차후 계획은 서안지구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가자로부터 분리되어 있는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대신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것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교 전략인 일방주의이다.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배제한 채 미국 및 서방세계와 협정을 체결하기를 원한다고 전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외무장관인 치피 리브니는 "우리는 하마스와 외교적 협약을 맺을 의도가 전혀 없다. 우리는 하마스에 반대하는 외교 협약을 필요로 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최신 보도는,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체결하는 데는,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을 중단하는 것 외에, 이스라엘의 통제하에 있지 않은 유일한 가자 국경(라파 국경)에 어떤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라파 국경에 대한 통제권 확보도 노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 전, 이스라엘은 라파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거지역을 불도저로 밀어 군사불가침 지역을 만들고 라파 국경을 통제하고자 했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필라델피 통로(이스라엘군이 이 지역을 부를 때 사용한 코드네임)'라고 부르며 군사적으로 감시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라파 국경에 세운 철벽과 군초소를 통해 가자 지구로 드나드는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곧 지하 땅굴을 통한 소규모 사업이 출현했고 이는 가자 주민들에게는 생명선으로, 하마스에게는 무기밀매의 루트로 이용되어왔다.

한편 라파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는 하마스와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땅굴 사업에 대해 모른 척 할 수밖에 없었다. 가자에서의 인도적 재앙이 가시화되면서 가자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는 이집트 국민들의 압력이 거세어졌기 때문이다.

▲  라파 국경에 부상자를 실은 응급차가 줄지어 있다.

이스라엘이 이번 침공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하마스의 가자 지배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라파 국경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되찾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말하는 "메커니즘"이란 이집트 정부가 원칙상으로 라파 국경의 땅굴 사업에 대해 지고 있던 책임을 덜어내고, 전쟁이 끝날 때 즈음 미국이 가자에 압력을 행사해 땅굴 사업을 중단시키고 하마스의 재무장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덧붙여 라파 국경 지역에 외국군이 배치되어 아랍세계의 비난이 이집트로 향하게끔 만드는 것을 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마스가 군사력을 되찾겠다는 희망을 버리고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가 그들의 복지를 책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잃게 된 후에야, 이스라엘은 구호물자의 진입을 허용해 춥고 배고픈 가자 어린이들의 이미지에 우려를 표하는 서방세계를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대해 팔레스타인 정치전문가인 가싼 카티브는, 이스라엘이 구호물자가 라파 국경을 통해서만 진입되도록 함으로써 "이집트에 가자에 대한 실질적 책임을 떠넘기는 또 다른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게끔 해 준다고 말한다.

일단 이스라엘이 가자라는 부담을 덜어낼 수 있으면, 압바스와 그의 서안지구 정권은 예전보다 더욱 고립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이 압바스와 "평화"협정을 맺어 동 예루살렘과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측 영토를 추가로 양도받기가 한층 쉬워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이 노리는 바이다.

번역:플로우잉(flo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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