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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오늘도 횡설수설

조회 수 869 추천 수 0 2010.09.25 04:00:26

또 술을 사왔다.

 

술을 사오다 보니, 동네 치킨집에 아직도 불이 켜져있다. 또 주인이 술을 축내고 있나 싶어 들여다보니, 주인아저씨가 웬 젊은 남녀와 함께 앉아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닌가? 순간 깜짝 놀랐는데, 분위기로 봐서 아들과 여자친구인듯 싶었다. 젊은 여성이 나름 귀여웠고, 그들의 술자리 분위기도 괜찮은듯 보였다. 그리고 왠지 이런 가게를 하고 있는 처지도 괜찮을듯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내 술 내가 먹겠다는데 왜..

 

낮에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나름 영화를 한다는 녀석이다. 남자 둘이서 어디 갈데가 없어서 맥도날드라는 초국적 프랜차이즈에 갔다. 수퍼사이즈 미 얘길 하며 빅맥세트를 먹고 거기 앉아서 3시간을 떠들었다. 영화 얘기, 여자 얘기, 김현중 얘기, 누구는 결혼을 했고, 누구는 광신도가 되었으며 등등... 뭐 이런 수다들은 삶의 소소한 재미이다.

 

집에 와서는 인터넷을 둘러본다. 다들 걱정이 많다. 어떤 사람이 당원들의 힘이 많이 빠져있고 소위 독자파는 대표 후보를 완전히 믿지 못해서, 소위 통합파는 출마가 좌절되어서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분위기가 걱정스럽다고 한다. 내 참. 그걸 이제와서 얘기하면 곤란하다. 이 무기력과 패배주의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8년 이후에 모두들 누누히 얘기하고 또 얘기하지 않았는가. 그걸 추스르고 모두의 가슴에 열정을 다시 부채질 하는 도구가 바로 리더십이다. 물론 나도 이번 지도부에 그런걸 기대하진 않는다.

 

사회주의, 사회주의, 지긋지긋 하다. 나는 정말로 묻고 싶다. 우리가 도대체 사회주의적인 무엇을 하였는가? 우리를 지배했던 것은 오로지 사람들의 대중투쟁 그 자체가 사회주의적 실천이라는 단순한 형태의 민중주의와 노동조합의 대중투쟁이 사회주의적 실천이라는 노동조합주의와, 대중투쟁 그 자체가 사회주의적 실천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의 기술'을 통하여 부르주아 정치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회주의 등의 잘못된 경도들이다. 제발 진정으로 사회주의적 실천을 하든지, 사회주의적 실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사회주의적 실천을 하기 위한 사회주의적 무슨 준비를 하든지 했으면 좋겠다.


이상한 모자

2010.09.25 04:21:35
*.146.143.41

대체 맥주맛이 왜 이래? 혼자 먹으면 술 맛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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