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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사설] 의지와 단결이 만들어낸 ‘69일의 기적’

 

69일 동안이나 680m의 지하 갱도에 갇혀 있던 칠레 광부들이 끝내 기적을 일궈냈다. 칠레당국이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된 33명의 광부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본격 시작한 지 1시간 만인 어제 0시11분께(현지시각) 첫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마침내 땅 위로 올라왔다. 구조팀은 한 시간에 한 명꼴로 구조 캡슐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지만 순간까지 탈없이 전원이 구조돼 가족·친지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일은 인간의 의지와 동료애, 연대의 힘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낸 감동의 드라마였다. 33명의 광부들은 지난 8월5일 산호세 광산 갱도 중간 부분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면서 지하 깊은 곳에 매몰됐다. 남편과 아버지, 형제의 생사를 알기 위해 달려온 가족들은 허허벌판인 광산마을에 ‘희망캠프’를 차리고 사랑하는 이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살아 돌아오리라 확신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매몰 17일 만인 8월22일 ‘피신처에 33명이 모두 생존해 있다’고 적힌 쪽지가 탐침봉에서 발견됐다. 이때부터 칠레는 물론 지구촌 전체가 그들의 구조를 위해 한마음이 됐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불안에 떠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연대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이웃 나라들은 구조기술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가장 큰 구실을 한 건 매몰된 광부들 자신이었다. 이들이 서로 믿고 굳게 단결해 함께 어려움을 헤쳐갔기에 이제까지의 구조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특히 조장으로 마지막 구출자가 되기를 자원한 루이스 우르수아의 지도력이 큰 몫을 했다. 그는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끊긴 초기 17일 동안, 이틀에 한번씩 음식과 한 스푼의 참치를 배급하고 모든 광부들에게 구조를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도록 격려했다. 광부들 역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힘을 모았다. 우르수아는 서로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어려움에 직면해 이렇게 단결을 이뤄낸 것은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산호세의 영웅들’의 어려움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오랜 지하생활로 인한 육체적 질병은 물론이고 정신적 외상 역시 없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관심 역시 이들에겐 짐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지난 69일 동안 어려움을 극복해냈듯이 앞으로의 난관들도 잘 이겨내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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