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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조회 수 3314 추천 수 0 2008.07.17 03:51:47


결국 맥주랑 소시지를 사왔다. 컵라면은 맘에 드는게 없어서 안샀다.

부엌에서 소시지를 굽고 있으려니 울 엄니가 문을 열고 소리를 빽 지른다. 시끄럽다거나 작작 좀 처먹으라거나 이런 얘길 할 줄 알았는데... 우리 어머니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불 좀 꺼라!' 였다. 하지만 불 끄고 소시지를 구울 수는 없다. 뭐가 보여야 말이지. 알아서 끄겠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이번 달 전기세가 칠만원이 나왔어, 이 색히야!!' 한 마디를 남기고 들어갔다. 나는 승질을 버럭 냈다. 우리 엄니는 정말 전등을 오래 사용해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덕분에 소시지를 겉만 살짝 익혀서 가지고 들어왔다. 뭐 살짝 익힌 소시지는 그것대로 맛이 있다.

요즘, 아흐리만 정도까진 아니지만, (아흐리만은 요새 뭐 하는지 연락이 없다. 블로그에 글도 안 쓰니 뭘 하는지 당췌 알 수가 없다. 지난 번에 내가 술먹고 실수라도 했나?) 연일 술을 마시고 있는데.. 연일 마시고 있대도 그 양이 가소로울 정도이지만 매번 취한다. 지금도 한 잔 마셨더니 슬슬 술기운이 오르기 시작했다. 요즘은 대강 혼자서 1600ml 짜리 페트 한 병을 비우면 취한다. 두 병을 마시면 다음날 지장이 있다. 신길역에서 토한 날도 두 병을 마셨을 것이다.

가소로운 음주지만.. 하여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도 거의 불가항력으로.. 알콜중독인가? 하긴, 접때 양꼬치를 먹으며 배준범 선생과 김현우 선생이 외국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 대다수가 알콜중독일 거라며 시시덕댄 일이 있다. 뭐라더라.. '남들이 음주에 대해 질책을 합니까?', '음주 다음 날 아침에 전날의 음주가 후회되는 경험을 한 일이 있습니까?' 등의 아주 당연한 사실이 써있는 문항이랬는데..

혼자 술을 마시니 말동무가 없어 홈페이지랑 이야기를 하는 셈이다. 좀 혼자 생각을 하면서 소시지를 씹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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