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20091226203003648.jpg

 

경기도지사 선거는 사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 다음으로 중요한 선거이다. 물론 지금 내가 이 문장을 안 썼어도 다들 알고 있는 일이다. 그걸 새삼스럽게 왜 썼냐고 하면, 글을 뭐라고 시작할지 몰라서 라고 하겠다.

 

여튼 귀찮으니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하여 사람들, 헤매고 있다. 심상정이 나오느니 마느니 얼럴럴러 하는데, 지금부터 큰 스승이 포인트를 짚어준다. 시나리오별로 뭘 보고 뭘 예상해야 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얘기해준다.

 

...

 

사실 뻥이고 그냥 예상만 한다. 큰 스승의 예상이 들어맞는지 아닌지가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임. 여러분도 지켜봐주시고 예상이 맞으면 책을 한 사람당 100권씩 구매하도록 하세영♥

 

1.

 

우선 지금 쓸 얘기는 내가 다른 정보를 갖고 있거나 무슨 사람들과 얘기한 결과가 아닌, 순수하게 나 혼자 신문 기사 찾아보고 생각을 해본, 뭐 그런 일종의 뇌내망상이라 하겠다. 이 점을 잘 기억하시고 이 글의 신뢰성 등을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란다.

 

일단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김문수 되겠다. 김문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다른 여, 야 후보를 모두 찍어 누르고 있다.

 

가장 유력한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김진표다. 김진표는 심지어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공약이 '경기도지사 출마'였다. 그만큼 본인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행보를 하고 있지만 별로 표가 안 난다는 것이 문제다. 그 외 박기춘이니 원혜영이니 이종걸이니 있는데, 별로 영양가 없고, 그냥 김진표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지금 좀 마음에 걸리는게 천정배다. 이전까지 경기도지사 얘기가 없었는데 갑자기 천정배가 거론되고 있다. 천정배는 경기도지사에 대한 행보를 전혀 한 바가 없음에도 뭐빠지게 고생한 김진표를 위협할 만한 지지도가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웃기는 일이라 하겠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답이 업ㅂ다. 정형주 전 경기도당 위원장 거론되고 안동섭 현 경기도당 위원장 거론되고, 특이하게도 전농 전 의장이 거론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상황에서는 저 세 사람 중 누가 나와도 파괴력이 모자란다 하겠다. 이렇게 말하기 싫지만 진짜 사실이다. 무슨 사심이 있어서 이런 얘기 하는거 아니다. 아니 객관적으로 그렇잖아여..

 

진보신당의 경우 심상정이다. 은평 얘기가 있고 뭐 그런데.. 아직 본인이 뭐라고 말을 안 하긴 하지만 어쨌든 심상정이다. 딴 거 없다.

 

2.

 

이것만 놓고 본다면 경쟁 구도는 누가 봐도 김문수 vs 김진표 vs 심상정이며 선거의 핵심은 김진표와 심상정이 단일화를 하느냐 마느냐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갑자기 천정배만 나와도 김진표가 위태위태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별로다 라고 평할 수 있겠다. 따라서, 심상정이 스퍼트를 좀 내주면 민주당에다가 항복선언을 받아낼 수 있는 가능성도 쪼끔은 있지 않겠냐, 이런게 기본적인 전략이었고 항복선언을 받아내지 못하더라도 신자유주의자 김진표에 만족하지 않는 친노들이 좀 찍어주지 않겠냐는게 알량한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중간에 변수 하나가 생겼다. 그게 뭐냐면 바로 '국민참여당'이다. 고 노무현 선생의 뒤를 잇겠다는 이 조직은 창준위 결성 선언문에서 벌써 전 광역지자체에 후보를 내고 광범위한 선거연합을 추진하겠다고 썼다. 전 광역지자체라는 것의 핵심은 당연히 수도권을 포괄하는 것이다. 친노에서 서울은 누가 나가고 경기도는 누가 나갈 것인가, 이게 새로 추가된 내 고민이었다.

 

서울은 사실 유시민이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님 한명숙이 나가던가. 하지만 경기도는 친노가 없다. 그나마도 김진표가 참여정부에서 부총리를 했었기 때문에 누가 비집고 들어오기도 좀 깝깝하다.

 

3.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한명숙과 유시민이 둘 다 친노인데 소속 당부가 다르다는 데에서 이 복잡한 시나리오의 열쇠가 만들어진다. 뭐냐면, 한명숙과 유시민이 동시에, 각기 다른 지자체에 출마하면 자동으로 딜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먹으세요. 경기도지사는 국민참여당이 먹을게요. 이건 전형적인 빅딜이다. 하지만 실체는? 한명숙 - 유시민이 서울과 경기도에 동반출마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야 말로 국민참여당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선거전술 아니겠는가? 서울시장 한명숙, 경기도지사 유시민, 충남지사 안희정, 경남지사 김두관, 부산시장 문재인 ... 자기네 역량이 되는 지역은 국민참여당이 먹고 유력한 민주당 내 친노인사가 있는 지자체는 민주당을 준다. 나눠먹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친노독식이다. 이게 바로 '꿩 먹고 알 먹고' 이다.

 

따라서 이병완, 천호선이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서울시장은 누구 경기도지사는 누구 이렇게 후보를 조정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이유로 나는 한명숙과 유시민이 반드시 수도권에 출마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위에 서술한 우리의 선거전략은 엉망이 된다.

 

4.

 

약간 희망적이었던건 김진표가 웬만하면 협상을 안 할 것이라는 거고 (자기도 가오가 있는데) 한명숙이 계속해서 미적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검찰이 한명숙을 잡아간 것이다. 나는 그 기간에 훈련소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잡혀간 한명숙... 이 바닥에 있는 누구라도 '선거 못 나가는구나.' 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때문에 유시민이 그 전까진 대권 직행이냐 서울시장이냐 경기도지사냐 고민은 하지만 대구시장은 안 나간다, 뭐 요런 얘기 하다가 갑자기 서울시장으로 틀어버린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명숙이 못 나갈 거면 당연히 유시민이나 천호선이나 누가 서울을 먼저 선점해야 경기도에서 김진표를 받던 뭘 받던 할 것 아닌가?

 

그런데 며칠 후에 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천호선이 '그렇다고 경기지사를 포기한건 아니야' 라고 또 얘기를 정리해버린 것이다. 뭐야 이거? 혹시 천데레?? 그리고 한 쪽에선 검찰에 잡혀가는 바람에 한명숙에 대한 출마 요구가 더 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나는 생각했다. 아, 얘들이 여론 파악 했구나.. 노무현 학습효과 때문에 오히려 한명숙이 득을 보는 상황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장 지지율을 조사해 보면, 내가 훈련소에 가기 전까지 분명히 유시민이 앞섰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유시민의 서울시장 출마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웬걸? 한명숙 잡아간 이후 여론조사 결과를 보라. 한명숙이 앞선다. 유시민이 뭘 잘못했나? 아니다. 빽바지? 안 입었다. 근데 대체 왜 한명숙이? 당연히 노무현 효과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부당한 검찰수사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정치적 적자인 나 한명숙 역시 부당한 검찰수사에 짓눌리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만큼은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똑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마십시오. 그 때에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님을 조금만 더 믿어드렸더라면!'

 

물론 위의 문장은 나의 작문이다. 하지만 내가 선거기획가라면 선거 프레임은 당연히 저렇게 가져간다. 벌써부터 각이 나온단 말이다! 이 얼마나 완벽한 프레임인가. 한명숙이 서울시장 출사표 던지는 것도 매우 당연하다.

 

5.

 

한명숙의 서울시장 출마가 확정되면 유시민으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2개 남는다. 경기도지사 출마와 대권 직행이 그것이다. 유시민은 계속 양쪽을 모두 열어놓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여전히 경기도지사 출마가 더욱 유력해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제 선거 구도는 대단히 우스워진다.

 

김문수 - 유시민 - 심상정의 3자 구도를 상상해보라. 대체 이건 뭐라고 불러야 되나? 서울대 학출 전쟁? 서노련 활동가 전쟁? 운동권 동병상련의 비극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주 재밌을거다. 그리고 심상정은 유시민 지지자들의 엄청난 단일화 요구에 직면할 것이고 본인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은 김문수의 행보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김문수 불출마 설이 그의 곁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냥 나가기만 하면 이기는 선거를 대체 왜? 문제는 김문수가 이제 예순이라는 것이다. 김문수의 꿈은 대권이다. 예순에 재선을 하면 중간에 때려 치우고 대선 가기가 어렵다. 2012년에는 예순 둘. 거기다가 박근혜를 상대해야 한다. 도지사 하면서 박근혜 상대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차차기를 노리자니 그땐 완전 할아범이다. 김문수는 DJ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근데 사실 뭐 차차기에 하는 것이 늦은 감은 있긴 하지만 대통령을 아예 못하는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김문수 스타일이 그런 스타일이 아니잖나? 김문수는 뭔가 활기와 추진력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여기서 김문수의 고뇌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냥 재선 가자니 남은 시간이 별로 없고, 대권 직행하자니 위험하고. 그래도 별 구실이 없으니 김문수도 그냥 조용히 경기도지사 재선으로 가는듯 했다. 문제는 세종시인데, 그놈의 세종시 때문에 박근혜가 조갑제, 류근일 등 극우파의 맹렬한 비난을 받고 난리가 난 것이었다. 여기서 김문수는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차피 세종시 때문에 제일 손해보는건 경기도이므로 구실도 충분하다. 세종시를 갖고 박근혜와 각을 세우면서 친이와 손을 잡고 당권을 먹은 후 내년 7월 은평 재보선에서 오랜 동지인 이재오를 당선시키면?'

 

그래서 갑자기 김문수 불출마 얘기가 나오고 난리가 난 것이겠지. 결국 김문수의 재선 출마 여부는 박근혜에게 달린 것이다. 박근혜가 자연스럽게 친이와 화해를 하면 김문수는 그냥 경기도지사로 가야한다. 하지만 박근혜가 계속 저러고 있으면 김문수에게는 좋은 구실이 된다. 어차피 유시민이 나와서 야권단일화가 성사되면 김문수로서도 부담스럽다. 그래도 유시민이 대권주자 2등은 하는데.. 괜히 스타일 구기기 보다는 전국구로 자리를 옮기는 게...

 

6.

 

나머지. 김문수가 불출마 할 경우 한나라당의 다음 유력 주자는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남경필은 안나온댄다. 박영선 의원이 친이-친박 빅딜로 서울시는 친이를 주고 경기도는 친박을 주면 내가 먹을 수 있다 뭐 이런 구상을 갖고있는 모양인데 택도 없다.

 

천정배의 경우 지금 여론조사에 갑자기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볼 때 경기도지사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천정배는 계속 큰 그림대로 움직일 것이다. 천정배가 그래뵈도 장관도 하고 천재에다가 인물도 훤하고... 지금 행보를 봐도 경기도지사 행보가 아니다. 천정배의 마이웨이는 당권 접수 후 대권 도전이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은 동교동계가 민주당 내 좌파와 손잡은 정세균과 항쟁 중이기 때문에.. 그게 잘 될지.. 천정배에게는 너무도 추운 겨울이 이어진다. 아아.. 여론조사에 자꾸 낑겨넣어 지는 것은 아마 친노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도지사 여론조사에 넣자마자 김진표를 따라간다는 점. 이것이야 말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친노표의 향방이 을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는 근거라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국민참여당과의 빅딜에 반발하는 민주당 내 우파들을 제압하기 위해 민주당은 당연히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것이다. 민주대연합이 DJ의 유훈이므로 국민참여당이나 기타 하고 싶은 사람들 모아서 전부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는 게 국민참여당과 빅딜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생각해보라. 오픈프라이머리가 아니면 유시민이 김진표와 어떻게 단일화를 할 수 있겠는가? 김진표를 어떻게 제어할라구?

 

근데 요새 트렌드는 또 시민공천배심원제 뭐 이런 건데, 최재성 의원이 얘기하기를 '민주당 공천을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라고 하니 뭐 그러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시구여...

 

7.

 

이제 심상정 아짐마 얘길 해야 하는데, 요건 나중에 하져. 지루해져서. 이만. 헿헤.. 그러고보니 예상을 암것도 안 했네요. 미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 큰 스승이 들려주는 경기도지사 선거 관전 포인트 file 이상한 모자 2010-01-05 991
491 [동시] 눈이 온 다음 날 이상한 모자 2010-01-06 867
490 [펌] 장기에프 울 적에 이상한 모자 2010-01-06 13713
489 [조선일보] 공교육 니들이 열심히 하면 사교육도 이길 수 있단다 [1] 이상한 모자 2010-01-08 1040
488 [오마이뉴스] 지젝님 말씀 이상한 모자 2010-01-09 960
487 [조선일보] 스펙도 소용없당 이상한 모자 2010-01-11 875
486 재미있는 오늘의 기사 2개 이상한 모자 2010-01-11 761
485 심상정의 진로에 대하여 [3] 이상한 모자 2010-01-12 1083
484 [펌] 우리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지도자 상 [1] 이상한 모자 2010-01-12 1359
483 [기사] 청주, 왜 이러나 [3] 이상한 모자 2010-01-13 1346
482 세계적 대문호 중권고교의 송작가님을 만나다 [2] 이상한 모자 2010-01-15 1309
481 잘 모르겠다. [1] 이상한 모자 2010-01-16 876
480 가장 유시민다운 선택 file [1] 이상한 모자 2010-01-17 804
479 심상정의 초반 행보 이상한 모자 2010-01-18 765
478 출근을 하면 file [1] 이상한 모자 2010-01-18 779
477 다이어트 선언 file [4] 이상한 모자 2010-01-18 840
476 세계적 대문호 이송 작가님과 함께한 오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file [1] 이상한 모자 2010-01-20 812
475 심상정 출마선언을 지켜보며 file [2] 이상한 모자 2010-01-20 763
474 [펌/김진숙] 그럼에도 저는 따뜻한 콩국 한 그릇이 너무 먹고 싶습니다. [3] 이상한 모자 2010-01-20 794
473 술을 먹지 말아야 한다. file [2] 이상한 모자 2010-01-21 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