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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너구리

2012.02.16 06:36

직관?직감? 님/

 

1.

저는 직관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윤형 님이 본문에서 사용한 직관의 용법이 틀렸다고 지적한 게 아니라, 윤형 님이 사용한 직관의 의미가 제 해석의 기준에서는 미적 취향에 가깝다고 말한 겁니다. 그러니까 직관의 의미를 폭넓게 고려해서 미적 취향을 그냥 갖다 붙여서 글을 해석한 것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님의 지적처럼 단어의 문맥적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원어적 의미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라, 오히러 문맥을 고려했기에 미적취향이란 어휘를 가감하게 선택할 수 있었던 거지요. 물론 이런 자의적 어휘선택은 저의 해석이 맞다는 가정에서만 용인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일반독자는 이해의 허술함이나, 어휘선택에 있어서 디데일하지 못한 흠결보다는 글의 맥락과 핵심 논지만 어느정도 추려낼 수 있다면, 일반독자로서 그에 따른 의견과 감상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반론이나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선험적 윤리는 연역과 논리를 기반으로 도출되는 윤리입니다. 물론 이것 또한 저의 자의적인 개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임의적인 개념을 제가 댓글에서 암시한 이유는 개별적인 미적 취향들을 포섭하고 조율하고 봉합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은 "이성"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성으로부터 도출되는 윤리는 취향과 감수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유와 고뇌의 문제이고, 그리고 소통과 관련된 매뉴얼의 문제이지요. 그래서 선험적 윤리는 이런 맥락에서 쓴 것입니다. (물론 원론적으론 선험이라는 말 자체가 존재하는지 의문입니다. 신의 말씀처럼 어떤 초월적인 지평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거나, 그걸 도무지 알 수 없다면, 경험 이전에 인간에게 주어진 매뉴얼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불확실성을 넘어 역사를 일정한 방향으로 흘려가도록 하는 힘이 있습니다. 예컨대 패러다임, 이데올로기, 상식 등등. 이런 의미에서 선험이란 말을 썼습니다.)    

 

3

"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은 다르다"라고 예를 든 것은, 그냥 이건 실수한 것 같습니다. 개드립이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마땅한 경험적 직관이 떠오르지 않아서 대강 내뱉은 말입니다. 사실 저 명제는 직관명제가 아닙니다.

 

4.

그리고 킹카남께서 황공하옵게도 저와 윤형님을 비교해주셨는데, 한윤형 님이 갓 고딩 때 쓴 글만 봤어도 그런 멍청한 소리는 못합니다. 한윤형 님은 그냥 천재인 것 같습니다. 다만 인류역사를 거쳐간 숱한 천재들이 노력이 부족하여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인 듯이 조숙한 천재에게 나타나는 선천적인 게으름이 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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