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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홍세화와 위로

조회 수 2279 추천 수 0 2011.10.29 05:55:02
상산의 뱀 *.1.8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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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세화 선생이 대표에 나오는 것에 몹시 비판적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강상구와 김종철이 당 대표 선거에서 경선을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았다고 판단한다. 홍세화 선생이 출마를 고려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할 때,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의 당과 정치적 리더에 대한 생각이 나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세화 선생의 출마의 변이 공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십수년을 운동권이라는 불모의 땅에서 견뎌내던 그 강철같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려버리는 것을 보는 것은 보기가 힘들었다. 이걸 지켜보면서, 나는 진보신당 당원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가 내 생각보다 훨씬 클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주요한 활동가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이 홍세화 선생의 출마의 변을 보고 눈물을 왈칵 쏟아 내는 모습들을 보니 가슴이 조금 아팠다. 언제나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큰 형이 어머니에서 안겨서 서럽게 울고 있는, 봐서는 안될 그런 모습을 보게 된 느낌이었다. 그 상처를 마주하고 나니, 홍세화 선생이 지금 진보신당에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진보신당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홍세화 선생은 마데카솔 처럼 진보신당 당원들의 상처에 새살을 솔솔 돋아나게 하실 분일 것이다. 진보신당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당원들은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은 나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노회찬이 따옴표를 존중한다는 말도 안되는 합의안을 가져왔을 때 엉엉 울었고, 독자파들이 통합안을 부결시켰을 때 엉엉 울었다. 하지만 십년 넘게 그와 함께 진보정당 운동이라는 험난한 길을 걸었던 진보신당을 지키는 많은 이들은 나보다 훨씬 더 큰 상처를 입었으리라는 당연한 사실을 생각하게 됐다. 나는 그들이 어떤 상처도 받지 않을 그런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크기 만큼의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도 위로는 필요하다. 사람은 강철이 아니니깐. 떠나는 사람은 자신의 슬픔만을 알지, 남는 자의 표정을 보지는 못하니깐. 나는 이젠 홍세화 선생의 위로를 긍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홍세화 선생의 당 대표 취임을, (이르지만)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댓글 '2'

하뉴녕

2011.10.29 06:02:49
*.118.61.103

그래서 제가 트위터에 이렇게 썼지요.

"이제 진보신당을 탈당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내가 선배들과 함께 참여했던 '우리의 진보정당 운동'이 소멸한다 하더라도,훗날 다르면서 같은 시도를 할 후배들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존엄사'는 해야 할 필요가 있다.홍세화는 그 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스키너드

2011.10.29 08:47:05
*.145.86.23

존엄사 하려고 했는데 사회당 mk2가 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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