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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그리스 좌파 현황 및 입장

조회 수 2610 추천 수 0 2011.11.04 09:07:30
상산의 뱀 *.1.81.191

그리스 좌파는 크게 분류하여 4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1.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 : 현재 집권당이고 흔히 사회당으로 불림. 노조 지지도 많이 받고 중도 좌파로 분류되나, 몇번 집권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부치는 등 우경화되는 모습을 보임. 영국 노동당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음. 의석 수 300석 중 160석.


2. 그리스 공산당(KKE) : 두번째 규모의 좌파. 스탈린주의라고 비판을 받는 등 좀 교조적인 급진 좌파로 보임. 자신 노조끼리 따로 집회를 조직하는 등 타 세력과 공동투쟁을 거부하고, 비조직적 대중 운동들을 소부르주아 운동이라고 폄하함. 조직 노동에 뿌리를 단단히 두고 있어서 지지율이 꽤 나옴. 의석 수 21석


3. 급진좌파연합(SYRIZA) : 세번째 규모의 좌파. 사회운동 및 생태주의좌파연합(Synaspismos)라는 유로코뮤니즘 당을 중심으로 생태주의, 트로츠키주의, 마오주의, 사회당 및 공산당 탈당파들이 모여서 만든 정치 연합. 이 연합에서 가장 큰 시나스피스모스의 기원은, 80년대 사회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공산당이 합법화되자 공산당이 다른 좌파들을 모아서 만든 좌파진보연합(Synaspismos)이라는 정치연합에서 시작된다. 이후 스탈린주의와 유럽꼬뮤니즘이 충돌하여 결국 공산당이 탈당을 하게 되고, 남은 이들은 약칭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이름을 사회운동 및 생태주의좌파연합라고 바꾸고 공동전선적 당으로 재편한다. 그리고 이들은 갈 곳을 못찾는 변두리 좌파들을 긁어모아서 급진좌파연합이라는 정치연합을 만든다. 젊을 층을 공략하고, 생태주의, 여성주의같은 신좌파적 활동을 통해 나름 성공한다. 의석 수 13석. 시나스피스모스는 진보신당과 유사한 듯 한데, 특히 최근 얘네들도 소속의원 3명이 당론에 반대하여 탈당한 후 우경화된 당을 따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보신당과 동변상련의 슬픔까지 공유하고 있다. 


4. 반란(Antarsya) : 자신들이 가장 큰 반자본주의 좌파 연합체라고 하는 걸 보아서, 네번째 규모의 좌파. 그리스의 IS,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가 주축이다. IS 외의 다른 소속 단체들은 주로 학생들로 이루어진 작은 그룹들이라서 이념이 다양하다고 함. 국회의원은 없고 지방의원이 몇명 있음.


그리스의 좌파들은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가? 최근 그리스 좌파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디폴트 요구, 즉 국가 부채를 갚지 말자는 요구라고 한다. 각각의 좌파 세력들은 서로 조금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는거 같다.


1. 사회당 : 집권당이니 말할 필요 없음.


2. 공산당 : "EU 탈퇴, 드라크마(그리스 화폐)로 복귀"를 주장. 디폴트 요구에 대해서는 개혁주의적 요구이고, 디폴트를 요구하는 건 정부가 마치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듯한 착각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일축. 나의 자의적 해석을 곁들인다면, 이들은 디폴트 요구는 결과에 대한 투쟁이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이를 대안이라 주장하며 투쟁의 요구로 삼을 순 없다는 것 같다. 부르주아 중 일부도 디폴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개혁주의적 요구라고 보는 것 같음.


3. 급진좌파연합(시리자) : "그것은 과도한 요구이다. 부채를 갚지 말자는 것은 곧 유럽연합과 싸우자는 말인데, 그렇게 까지 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긴축재정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라기 보다는 노동자들에게 좀 더 유리한 안을 받게끔 정부가 재협상을 해야한다는 입장으로 보임. 


4. IS : "정부의 디폴트와 민중의 디폴트는 다르다. 디폴트를 해도 중요한 것은 방식이다. 민중에 의한 디폴트 요구는 노동자 투쟁을 단결시키기 위한 것이고, 은행을 국유화하고 노동자들이 은행을 통제하는 것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개혁주의적 요구가 아님". 이들은 좌파들이 좀 더 구체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조급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투쟁을 벌여야 합니다. 대안이 없어도 권리를 지키려고 싸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 그리스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명확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채 상환 중단 같은 구체적 대안은 당장이라도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중의 디폴트가 대체 무엇인지는 감이 잘 안잡힌다. 과거 노무현 탄핵 때, 그걸 찬성할 수도 비판할 수도 그렇다고 그냥 잠자코 있을 수도 없던 상황에서 한국 좌파들이 생각해낸 기가막힌 아이디어, 민중 탄핵이 생각난다. 민중탄핵이 대안이다! 


그리스 좌파들을 보면, 당면한 투쟁을 치루는데 더 집중하는 것 같고 '그래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건데'라는 질문에는 원칙적인 수준의 대답만을 준비해 놓은 듯하다. 물론 이러한 수준의 답은 더 많은 질문들만을 만들어 낼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시기에 좌파들이 현실적 대안이면서 동시에 혁명을 예비하는 그런 위대한 길이 어디인지를 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좌빨들의 나라, 그리스에서도 대체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IMF 때 한국의 좌파들은 무슨 논쟁을 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위대한 사회주의 정치조직 다함께의  과 불세출의 이론가 장석준 님의  을 주되게 참고하였음.

각 정치세력의 입장은 자료가 없어서 자세히 확인을 할 수 없음. 그거 알려면 영어 자료를 봐야 하는데...




댓글 '3'

'ㅅ'

2011.11.04 10:21:00
*.36.33.64

"자신들이 가장 큰 반자본주의 좌파 연합체라고 하는 걸 보아서, 네번째 규모의 좌파."

ㅋㅋㅋㅋ

'ㅅ'

2011.11.04 10:22:48
*.36.33.64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공부가 됐네요'ㅅ'

이상한 모자

2011.11.04 12:45:06
*.114.22.71

IMF때 재벌해체 논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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