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아래 글을 쓰면서 떠올린 것을 붙여보는 것입니다만.
오늘날 진보정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을 대립항으로 놓고 계급정당을 버리고 대중정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용어를 쓸 때 정확히 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계급정당이나 대중정당이나 다 정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말인데 이 두 개념을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것 만큼이나 기이한 관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정당의 형태는 사회의 구성과 여러가지 역사적 맥락에 따라 다 제각각일 수 밖에 없습니다만 그래도 우리가 인간의 언어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정치학 교과서를 펼치면, 사실 너무 오래 전에 봐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다음과 같은 구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중정당의 대립항은 간부정당 또는 명망가정당 입니다. 이것은 조직 체계를 두고 구분하는 것인데 대중정당이 불특정 다수의 자유로운 입당과 당원으로서의 활동을 보장하고 있는 형태라면 간부정당은 일부의 지도자들만이 멤버십을 갖고 활동하는 형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진보신당의 현재 모습은 물론 대중정당입니다. 만약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딱 3명만 당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갖고 나머지는 그냥 지지자이면 이것은 간부정당 입니다. 간부정당에는 따라서 당대회도 필요 없고 중앙위원회도 필요 없고 지역위원회도 필요 없고 광역시도당도 필요 없습니다. 세 명이 알아서 합의하면 되니까.. 따라서 이렇게 따지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정당은 싫든 좋든 대중정당의 형태를 띄고 있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계급정당의 대립항은 국민정당입니다. 이것은 주요하게 대변하고자 하는 대상을 두고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여러분이 그토록 사용하고 싶어하는 올바른 의미를 담고 있는 구분법이겠죠.
물론 20세기를 거치며 계급정당이 더 이상 계급정당이지 않게 된 상황이 많이 목격되고 있습니다만, 이런 것들은 또 포괄정당이라고 하는 말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이건 꼭 구분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계급을 대변하려고 하던 정당들이 선거공학에 굴복하다 보니 표를 더 많이 추수하기 위해 변모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므로 그냥 그렇다고 알아 두세요.
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여러분은 앞으로 용어를 잘못써서 무시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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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검색해보니 Volkspartei을 국민정당으로 번역한 뒤, 이걸 국민정당/계급정당의 틀에 넣고 한참 설명하다, 이 국민정당모델이 나중에 키르히하이머의 포괄정당모델로 발전했다고 설명하는 글이 뜨고요…
이상한부자
물론 그렇다고 진보신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습니다. 이모님 말씀대로 대중적인 계급정당을 추구해야겠죠. 민주노동당이 처음 시작됐을 때도 대중적 계급정당을 추구했던 것이고, 앞으로 발족할 통합진보당이 이 전망을 버린다면, 진보신당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획득하려 해야겠죠. 특히나 민주노총 내 국참 반대파를 적극적으로 결합시켜야 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조직화가 말은 좋지만 지난 3년간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가 별로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진보신당은 애초에 레닌주의 정당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며, 그렇게 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높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구 전진 활동가이신 분들 생각이 뭔진 모르겠으나, 그분들이 구체적인 레닌주의적 혁명정당의 전망을 공개적으로 말한 적도 없고, 1905년, 1917년과 같은 국면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관해서도 별로 말씀이 없으신 것 같아서.. 사실 '혁명적 상황'을 따지기엔 진보신당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게 사실 아닌가 싶네요. 진정으로 당의 발전을 원하신다면 좀더 구체적인 현실에서 필요한 이야기가 오갔으면 좋겠어요
엥겔스
당의 기강을 잡자는 목소리가 지금처럼 커지게 된 건 어처구니 없는 평당원 깡패들의 난동에 질리고 질린 게 결정적이었지 통합논의나 우경화?에 대한 경계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죠. 정말로 그런 흐름이 당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애초에 통합논의에 이렇게 질질 끌려다니다 진을 빼는 지경에 이르렀을까요?
아무튼 말씀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2. 늦었지만 제대를 축하드립니다.
3. 교육사업과 기관지 발행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온라인 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