ㅆㅂ..괜히 집권했어....
그리스 사태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몹시 흥미진진하다.
그리스 총리 파판드레우를 보니 저게 바로 지옥이겠구나 싶다.
2년전 임금, 연금 상향 조정, 일자리 창출, 재정확충을 내세우며 신민당을 이길 때까지만 해도, 이 아저씨는 희망에 부풀었다. 보수당을 물리친 중도좌파의 결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스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을 설득해 잠재력을 현실화시키는데 노력하겠다"
자기가 잘못한 점도 있겠지만, 이 아저씨 진짜 불운한게, 정권 잡고 보니 전 신민당 애들이 이중장부 만들어놓고 채무 비중 높여서 실제 알려진 것보다 그리스가 훨씬 더 막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세계 경제 위기가 유럽까지 퍼지고 이러니깐, 사람들이 다 '그리스 막장이네' 이러면서 돈들고 떠남. 망해버린 국가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는 것 만큼 불행한 것도 없어보이는데, 이 사람이 딱 그짝임.
안 망하려면 돈을 빌려야 하는데, 돈을 빌리려면 노동자들 연금 깍고 해고하고, 긴축재정하고 그래야 함. 그런데 그러면 사람들이 가만히 있음? 죄다 거리에 나와서 다 때려 뿌수고 불지르고, 점거하고 그러지. 상황을 타개해보려고 신민당에게 거국내각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이것도 퇴짜. 그 때 이 아저씨가 생각해낸 꼼수가, 때려뿌수러 나온 사람들이 그렇다고 유로존에서 빠지는걸 원하지는 않는다는 걸 간파하고 이를 연동시킨 국민투표로 돌파를 해내려고 한거 같은데, 이랬더니 사회당에서도 탈당하고 막 내분이 일어남. 뭘 해도 상황이 끊임없이 악화되는 걸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런 시기에 좌파가 집권하면 X 되는구나.
-질문-
그나저나 그리스의 더 빨간 좌파들은 무슨 주장을 하는가. 이들은 빚 갚지 말아버리자! 유로존도 탈퇴하자! 조기총선하자! 이러는 거 같음.
그리스가 디폴트 선언하고 유로존 탈퇴해버리면, 바야흐로 유럽의 파국이 찾아오게 될꺼라고 부르주아들은 말하는데, 큰 스승님, 이것이 사실일까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리스의 더 빨간 좌파들은 사실 파국을 원하는 것일까요? 혁명하려면 일단 다 망해야 하는거니깐요.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그리스도 행복하고 유럽도 안망하는 디폴트, 유로존 탈퇴라는 방법이 정답일까요?
이들은 왜 조기총선을 하자고 주장하는 걸까요? 정권을 잡으면 잘 할 수 있을꺼라는 생각을 해서일까요? 물론 현재 여론 조사에 의하면 조기총선을 하면 신민당이 다수당이 되고, 사회당은 망하고, 더 빨간 좌파들은 쪼금 세를 늘릴 수 있을꺼 같던데, 그걸 원하는걸까요?
오히려 디폴트 선언해버리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국민투표를 이용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자기들이 다수당이 되지 않는 한 달라지는건 없을텐데, 오히려 더 가능성이 큰게 국민투표를 통해서 구제금융 거부해버리는거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도 부르주아들이 국민투표 제안보고 불안해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