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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사나다

기타 조회 수 1378 추천 수 0 2013.06.20 17:18:59
1.

어제 술자리에서 오간 가치있는 얘기 중 빠뜨린 게 있어 적는다.

이용길 대표님이 갑자기 하방을 하시거나 하면(안 그러시겠지만) 장석준 부대표가 권한대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하던 차였다. 그러면 김현우님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농담을 얹어보았다.

그러자 김현우님은 정권을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정상협 비정규노동국장?님에게 이양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하와 양솔규가 나서서 그것을 방해하겠지만 김민하-양솔규 단일화가 실패해 결국 정상협이 정권을 잡게 될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그러면 정상협님은 김현우님을 백담사에 감금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자 양솔규님이 "그럼 백기완은 누구야?"라고 말했다. 나는 그건 아마 레디앙의 정종권님일 것이라고 말했다. 발끈하는 것도 비슷하니까.

2.

김현우 선생님은 어제 자신과 김민하는 사슴과 돼지의 관계라며 이것은 서로 급이 다르다는 취지의 비유라는 점을 부연하였다. 그러면서 누가 사슴이고 누가 돼지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몸무게를 감안한다면 내가 돼지일 것이다. 김현우 선생님은 양돌규님과 자신의 관계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였다. 김현우 선생님의 친구는 오로지 정상협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위적인 사람이다~

3.

김현우 선생님이 사슴을 자처하시니,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혼다 다다카츠가 떠오른다. 그의 투구에는 커다란 사슴뿔 장식이 붙어있었다고 전해진다. 혼다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가문의 미래를 걸었던 대표적인 충신 집안인데, 그렇다면 김현우님의 평생 주군은 누구인가?


혼다 타다카츠(本多忠勝)

4.

사슴뿔 투구라고 하면 유명한 사람이 하나 더 있다. 사나다 유키무라(真田幸村)라는 사람인데, 실제 이름은 사나다 노부시게(真田信繁)였을 거라고 한다. 사나다 유키무라라는 이름으로는 무협지에 가까운 여러 전설 등이 구전되어 오는데, 사나다 10용사를 통솔해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거나 그런 얘기들이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마침내 정권을 탈취하려고 오사카로 진군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군을 홀로 막아낸 용장으로 알려져 있다. 1614년 '오사카 겨울의 진'으로 불리는 전투에서 사나다 유키무라는 오사카 성의 입구에 '사나다마루'라는 요새를 하나 더 쌓아 도쿠가와 이에야스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해내 위대한 사람이 됐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군은 화친을 제의하며 조건으로 난공불락 오사카성의 핵심적인 방어시설이었던 2개의 해자 중 1개의 매립을 요구하는데, 오사카 내부의 분열로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인 화친이 성립되게 된다. 하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해자 2개를 다 메워버렸고 사나다마루도 없애버린 후 결국 1615년 '오사카 여름의 진'으로 불리는 결전을 걸어오게 된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전세가 기울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거점이 없는 상태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본진에 3차례나 돌격을 감행해 한 때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본인의 목숨을 노리는 지경에까지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도쿠가와군을 돌파하지 못하고 49세의 한많은 인생을 뒤로 하고 전사하게 된다.

사나다 가문의 문장은 동전이 여섯개 그려져 있는 육문전(六文銭, ろくもんせん)으로 불리는데, 저승에 가는 도중 만나는 삼도천을 건너기 위한 배삯이라고 한다. 그 정도의 결의를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나다 유키무라와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림은 사나다 유키무라가 사용한 디자인으로 전해져오는 투구의 모양이다.


5.

사나다(真田)하니까 떠올랐는데 전국시대 당시 사나다 가문의 처신에도 슬픈 부분이 있다. 이 가문은 머리를 잘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원래 이들은 시나노의 토착영주였는데 다케다 신겐의 시대에 다케다가의 일종의 후다이가신(譜代家臣)이 되면서 정국의 전면에 등장한다. 원래 이들은 신겐의 아버지인 다케다 노부토라에 의해 박살이 났었지만 다케다 신겐이 아버지를 내쫓으면서 사나다 유키타카가 가신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후 다케다 신겐이 죽고 다케다 가문이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박살이 나고 사나다 노부츠나, 마사테루가 나가시노 전투에서 전사하자 사나다 가문은 살아남기 위해 오다가에 항복을 하게 된다. 가독은 모략의 대가인 사나다 마사유키가 승계하게 되는데, 이후 혼노지의 변으로 오다 노부나가마저 전사하자 사다나 가문은 주군을 잃고 독립을 하게 된다. 이때 사나다들은 오다, 도쿠가와, 우에스기, 호죠 등 전국시대 최강 가문들에 둘러싸여 생고생을 하게 되는데, 사나다 마사유키가 지략을 잘 써 오다를 배신하고 호죠에 붙었다가 다시 호죠를 배신하고 도쿠가와에 붙었다가 또 다시 우에스기에 붙어 우에스기와 친한 도요토미와도 친해지는 판타스틱한 처세를 보여줬다.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어느 정도 정국을 장악한 후에는 잠시의 평화를 맛보기도 하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벌어진 세키가하라 결전에서 사나다 마사유키와 노부시게(유키무라)는 도요토미를 비호하는 이시다 미츠나리 쪽인 동군에, 사나다 마사유키의 장남인 노부유키는 도쿠가와 쪽인 서군에 붙어 결국 승리한 도쿠가와군에 의해 사면받고 가문을 유지하게 된다.

대단한 생존 스토리로 족히 수백만번은 언급된 사례일 것이다~!

6.

정치, 정치 하는데 사나다들 만큼의 결의와 각오라도 있느냐, 그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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