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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월가 시위, 1968년 봉기 이후 최대 사변"

조회 수 1090 추천 수 0 2011.10.16 21:00:29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11016140900&section=05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의 환상적인 성공

지금까지는 하나의 운동인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은 [베트남 전쟁 반대와 프랑스 68 혁명의 영향으로 일어났던] 1968년 봉기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며, 68년 봉기에서 직접 유래했거나 혹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 시위가 왜 미국에서 시작됐는지 우리는 앞으로도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상황은 이러하다. 매우 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점점 늘어가는 워킹푸어들('중산층'이라고 불렸던 사람들)에게도 경제적 고통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었다. 미국의 최고 부유층 1%('월스트리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착취와 탐욕은 엄청나게 커졌다. 세계 곳곳에서 분노한 이들의 시위 사례가 있었다. ('아랍의 봄', 스페인의 '분노' 시위, 칠레의 학생 시위, 위스콘신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 수호] 시위 등 매우 많은 사례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분노의 불길을 당겼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그것은 시작됐다.

월가 점령 시위의 첫 단계는 초기 며칠간이었다. 대부분 젊은이들로 이뤄진 대담한 사람들 몇몇이 시위를 시작했다. 언론은 철저히 외면했다. 일부 멍청한 경찰 간부들은 강하게 진압하면 시위가 금방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경찰들의 무자비한 행동이 포착됐고,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이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시위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갔다. 언론은 더 이상 그 시위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언론은 시위대를 깎아내리려고 했다. 이 멍청하고 무식한 젊은이들(그리고 일부 나이든 여자들)이 경제에 대해 뭘 아나? 그들이 어떤 적극적인 프로그램이라도 가지고 있나? 시위대들은 '규율이 있는'(disciplined) 사람들인가? 이러면서 언론은 시위가 곧 흐지부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과 권력자들은 시위대들이 외치는 구호가 널리 공감을 받고 있으며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그들은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이 도시 저 도시에서 '점령' 시위와 비슷한 시위가 시작됐다. 쉰 살 먹은 무직자가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명사들도 힘을 모았다. 미국의 최대 노동 단체인 산업노조총연맹(AFL-CIO)의 대표를 포함해 노동조합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아닌] 해외 언론들이 시위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들은 무엇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정의'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 답은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들리기 시작한 듯하다.

이로써 시위는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갔다. 정당성을 획득하는 단계다. 명망 있는 학자들이 월스트리트에 대한 [시위대의] 공격은 정당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중도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뉴욕타임스>가 8일 사설을 썼다. <뉴욕타임스>는 시위대가 "분명한 메시지와 특정한 정책적 처방"을 가지고 있으며, 그 운동은 "젊은이들의 봉기를 뛰어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문은 "극단적인 불평등은 망가진 경제의 특징이다. 그 경제는 금융 부문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데 생산적인 투자 보다는 투기, 부당한 가격 인상, 정부의 비호에 경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치고는 꽤 강한 표현이었다. 그러자 민주당 하원 선거대책위원회(DCCC)는 "나는 월가 점령 시위를 지지한다"라고 선언하는 청원서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 뉴욕의 중심 타임스퀘어에서도 15일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가 열렸다. ⓒAP=연합뉴스

운동이 존경을 받게 되면서 네 번째 단계로 접어들었다. 시위가 커지면 대개 두 가지 커다란 위협에 직면한다. 첫째, 우파 조직의 맞불 시위가 일어난다.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인 강경파(그리고 매우 약삭빠른) 에릭 캔터가 이미 맞불 시위를 요구했다. 그 시위는 매우 격렬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은 그 상황을 대비해야 하며, 맞불 시위를 어떻게 다룰지 혹은 어떻게 봉쇄할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두 번째 위협은 운동이 성공했다는 바로이유 때문에 나오는 것으로 맞불 시위보다 더 큰 위협이다. 지지자들이 늘어나면 적극적인 시위 참가자들의 관점이 점점 더 다양해진다. 시위가 너무 좁은 시각만을 반영함으로 인해 결국 패배하고 마는 상황, 그리고 반대로 너무 광범위한 시각을 수용함으로써 정치적 일관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이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양 극단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다. 어려운 문제다.

앞으로 이 운동은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두 가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재구조화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자본주의가 구조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현실, 다극화된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커다란 지정학적 변동의 현실에 대한 다수 미국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월가 점령 시위는 시위대들의 피로가 쌓이고 당국이 탄압하면서 잦아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위는 이미 성공했고 앞으로 오랫동안 그 유산을 남길 것이다. 1968년 봉기가 그러했듯이. 미국은 언젠가 바뀔 것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새롭고 보다 나은 세계 체제, 새롭고 보다 나은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세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세상은 분명 가능하다. 우리는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월가 점령 시위는 다른 세상, 매우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댓글 '1'

전원배

2011.10.17 00:36:33
*.1.81.191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2sJuVW8p49w 이 동영상이 생각나네요. 즈비그뉴 브렌진스키라는 할아버지가 티비에 나와서 미국에서 폭동 일어날꺼 같은데...어쩌구 하는 동영상입니다. 월가 시위는 뭔가 전초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신난다. 다 뒤집어 엎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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