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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사회당의 추억(1)

조회 수 2416 추천 수 0 2011.10.16 03:42:58
전원배 *.1.81.191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관계는 어떠할까. 진보신당이 민노당에서 분당해 나오면서, 그리고 사회당은 사회적 공화주의를 내걸기 시작하면서 둘은 급속히 가까워진 것 같다. 이재영은 한 인터뷰에서 "제 생각으로는 사회당의 경우 진보신당과 정책적 차이나 문화적 괴리감 같은 것은 거의 없다고 보여 지고요. 문제는 공동사업을 해보는 등의 경험이 없습니다"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금민 선거를 지원한다던가, 기본 소득 논의에 참여하면서 그 경험을 쌓아가고 있고, 특히 젊은 당원들에 경우에는 공통 투쟁 이든 개인적인 트윗이든 많은 교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사회당과 진보신당(민주노동당 좌파)들은 그리 순탄한 관계를 맺어 오지 않았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둘은 증오하는 관계에 있었고 서로 무시하였다. 사회당과 다른 좌파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도 내가 기억하는 사회당(전학협)의 기억은 오늘날의 다함께와 비슷하다. 학생 운동권들이 술을 먹으며 항상 안주로 전학협을 까는건 운동권 공식 문화였다 . 다함께가 이름을 내걸고 활동을 전개하면서 그 역할은 다함께로 이전 되었다. 이러한 증오는 정당한 이유도 있겠고 감정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좌파들은 NL과는 선본을 같이 뛰어도 전학협과는 함께 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학생위는 사회당 학위나 전학협과 어떠한 공동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2000년 초반 사회당의 기억이다. 다함께의 등장은 사회당에게는 어쩌면 큰 축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많이 흘렀고, 많은 것이 변했다. 이건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기억은 언제나 시간 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법이다. 사회당과 진보신당의 융합은 평탄하게 잘 이뤄질 수 있을까.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상당 비중을 차지 하는 30~40대는 여전히 그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도 진보신당 당원과 사회당 당원이 친하게 잘 지내는걸 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초현실적인 느낌이다. 


2001년 1차 진보대통합 논의가 있었다. <진보세력 샅바싸움> 참고. 

그때의 논쟁 주제 역시도 '종북주의'였다. 민주노동당은 2002년 대선을 위해 진보세력이 총 단결해야 함을 주장하며 대통합을 추진하였다. 사회당은 종북주의를 제기하며 통합을 반대하였고 이것이 1차 종북주의 논쟁이다. 이 논쟁은 파멸적으로 진행되어서, 이 이후 민주노동당은 단 한번도 사회당을 쳐다본 적이 없었고, 사회당에서 민주노동당은 금기어가 되었다. 난 이 이후에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논쟁을 하는 것을 한번도 못 본 듯 하다. 그 둘은 그냥 서로를 무시했고, 증오했다.


황광우 <사회당 동지들에게 드리는 일곱가지 질문>

황광우 <사회당 동지들에게 드리는 다섯가지 질문>

신석준 <민주노동당 황광우 중앙연수원장에게 드리는 단 한가지 질문>


진보신당은 당대회 결정에 따라 이제 사회당과의 소통합에 착수하게 될 것이다. 진보신당은 사회당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는 진보신당이 사회당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독자파들은 사회당과의 통합을 대안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사회당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지난 10년간 그들은 사회당을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에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회당도 마찬가지이다. 사회당에서 민주노동당이 논의의 대상으로 떠오르면, 지도부의 리더쉽은 완전히 붕괴되어 버리거나, 분당되었다. 


사회당과 진보신당이 현재 얼마나 유사할까. 그건 실제 당 통합 과정을 거치고 활동해봐야만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건 그 둘은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여 완전히 다른 조직 활동을 10년 동안 분리되어서 해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둘은 서로를 거의 모른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을까. 혹은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까. 모르겠다. 양 당의 젊은 당원들이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추가)

황광우의 '다섯가지 질문'을 보면, 금민의 '방법비판과 정치적 맥락주의'라는 글을 비판한다. 그 글이 바로< 이것> 이다. 트윗에서 이상한 모자님이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 관련 트윗을 할 때, 한겨레 기자를 보고 한국에서 한국어를 가장 어렵게 쓰는 사람이라고 한 적이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그 사람은 금민이다. 





댓글 '12'

이상한 모자

2011.10.16 12:06:07
*.208.114.70

그런 사람도 있고요. 사회당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당도 옛날의 사회당이 아니고 완전히 엉망진창이 됐죠. 그들로서도 분당 수준의 아픔을 겪기도 했고 뭐 그렇기 때문에 옛날에는 이랬는데 하는 식의 얘긴 이제 소용없죠.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사회당하고의 통합이 이제와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고 별로 찬성하지도 않습니다.

백수

2011.10.16 23:41:57
*.38.197.207

합당건 올라가면 당장 대의원대회 통과도 미지수 아닌가요?? 반대로 저쪽도 합당의지가 별로 커 보이는것 같진 않고..

스키너드

2011.10.16 12:06:47
*.40.203.22

사회당 스스로도 사회당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 포인트죠. 물론 진보신당 잔류파도 자기들이 뭔지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상한 모자

2011.10.16 12:19:17
*.208.114.70

저도 제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모사생팬

2011.10.16 15:01:33
*.32.56.81

이상한 모자님은 인민 대중의 희망이시며, 좌파 문필계의 거목이시며, 진중권의 후계자이시며....

전원배

2011.10.17 00:18:44
*.1.81.191

하긴 자인공에 면면히 흐르는 레닌주의적 혁명관과 조직관이 생동했던 곤조있던 조직에서 오덕위원회가 출연하는 걸 보고 천지가 개벽하는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사회당 통합 말고는 진보신당이 딱히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지 않나요? 사회당 통합은 김은주 무리들이 원했던 거고 녹좌파는 좀 다른 입장이었었나요? 홍세화 카드가 나오면서 그 당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예측할 수 없겠더라구요.

1204

2011.10.17 06:28:24
*.199.132.76

대장정출신들이 학연출신이랑 같이 일할 수 있을까요?
윗글 말대로 차라리 주사랑 같이 하면 모를까.
소위 웃대가리 몇명이서 합당하기로 입맞춘다고 되는 게 아닐텐데요.

백면서생

2011.10.17 10:25:15
*.137.78.139

윗글에서 말하는 학연이 진학련 말하는거면, 그 사람들 대다수가 민주노동당 거쳐서 진보신당으로 흘러왔을텐데, 뭔소린지?

스키너드

2011.10.17 17:23:13
*.88.210.189

진학련은 21세기고요.. 학연은 학생연대.. 전학협의 전신이죠.

백면서생

2011.10.17 17:39:18
*.137.78.139

무식이 아는 채 했군요;

스키너드

2011.10.17 17:47:01
*.88.210.189

학연이야 뭐 워낙 소수정파였다보니..

darns

2012.01.11 15:03:03
*.148.55.173

다른건 잘 모르겠고, 맨 마지막에, 금민이 한국에서 한국말을 가장 어렵게 쓰는 사람이라는 문장에 동의합니다.

부끄럽게도 제가 이름만 걸어놓고 있었더래도, 그나마 당원이었던 사회당의 탈당을 결심하게 하는데 한몫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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