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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선우정 - 육개장

식당 재판 조회 수 4284 추천 수 0 2013.01.22 17:21:32

지난 번 육회비빔밥을 먹은 집에 또 갔다. 사람들이 가자는데 안 갈 수 없다. 똑같은 음식을 먹긴 좀 그러니 이번에는 육개장을 먹어 보았다.


IMG_3867_re.jpg


반찬이 지난 번과 다르다. 콩나물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시금치도 약간 맛이 이상했다. 간장을 잘못 썼거나 무언가 잘못된 재료를 넣었다는 느낌이었다. 김치는 겉절이의 시원한 맛이 났는데 생긴걸 보니 설탕이나 사카린, 아스파탐 등을 첨가한 것 같았다. 멸치는 지나치게 짰다. 뭐 다 그렇지 싶다. 어차피 싼 맛에 먹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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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색깔이 빨개서 깜짝 놀랐다. 5천원이라는 가격과 비교하면 다양한 건더기가 들어있기도 하고 양이 많기도 한 것 같고 그렇다. 쇠고기와 무로 국물을 낸 후 파, 삶은 토란대, 고사리와 양념을 함께 넣고 끓였을 것이다. 콩나물 무침에 있는 콩나물을 넣을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육개장이란 게 어차피 얼큰한 국물에 쇠고기랑 나물을 넣어서 밥을 훌훌 말아먹는 것이므로 이런 거 저런 거 따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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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맵다. 나는 매운 음식을 싫어한다. 매운 맛은 '이것은 매운 음식이군'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입이 아프고 땀이 뻘뻘나고 눈물 콧물을 쏙 빼놓을 만큼 음식이 매워야 한다는 데에 이견을 갖고 있다. 그 정도의 맵기는 그냥 고춧가루나 넣어서는 좀 어렵고 캡사이신을 따로 추출해 만든 소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캡사이신 소스를 쓸 수도 있는데, 어쨌든 최근의 매운 맛에 대한 집착은 좀 과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국물의 맛이 그 정도로 매운 것은 아니었지만 땀이 나고 속이 쓰릴 정도는 됐다.


고기야 쇠고기를 취급하는 집이니 굽는 용도이거나 육회를 만들기 위한 쇠고기를 쓸 것이다. 조미료를 이용한 국물보다는 차라리 이렇게라도 고깃국물을 먹는 게 다행일런지도 모른다.


점심 비용으로 5천원을 지출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5천원짜리 음식도 잘 없거니와 있더라도 거의 뱃속에 밀어넣어서 배고픔을 느끼지 말자는 수준의 음식이 대다수다. 이 육개장은 비록 요리로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든 지경이지만 어쨌든 싼 값에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가진 메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심판의 세계는 어렵다. 유죄.


yyy.jpg


주소는 이전의 게시물을 참고하자.


댓글 '1'

뇩벙어리

2013.01.23 10:28:11
*.250.19.173

한 번에 음식 글들을 다 봤는데요.

어째 점심을 매번 이렇게 맛없는 곳으로만...ㅜ.ㅜ

차라리 도시락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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