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8
트위터 계정을 지웠다. 완전히 지우는 데에는 30일이 걸리므로 마음이 바뀔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시점에선, 1분 단위로 자신을 전시하는 것에 질렸다. 특히 우울할 때에는 우울한 표시를 내지 않으면 못 견디면서도 그런 스스로를 한심하게 생각해야 하는 자격지심(?)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옛날 방식으로 홈페이지에서나 찌질대기로 했다.
페이스북도 지우려고 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일을 전달받게 되므로 지우지는 못했다. 멘붕을 조절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정도로 타협했다.
진짜 못해먹겠다. 조만간 인생의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우울은, 우울에 대해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어 더 심해진다. 과거에는 어떻게든 주위 사람들과 그런 대화를 하려고 노력을 해보기도 했는데, 점점 부질없다는 걸 느끼고 있는 중이다. 나도 남의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이제 내 말에 관심이 없다. 요즘엔 계속 남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린다. 기억력 저하는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다. 그런 처지에 대화는 무슨 대화. 그만하자.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 이런 것도 당분간은 그냥 놓아두자. 어차피 해결책도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