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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짜증

기타 조회 수 402 추천 수 0 2013.12.10 14:03:39

자학의시_jukiseen.jpg


돈까스를 먹고 싶었지만 자리가 꽉 찼다. 엄한 초밥을 먹는 데 돈을 썼다. 스트레스가 쌓이니 맛있는 걸 먹어야 한다는 그런 당위가 있었던 것이다.


어제는 술을 먹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가 포함된 술자리이다. 여러 고충을 토로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요즘 완전히 코너에 몰려 있다. 하지만 다들 자기 문제가 바쁘니 내 말은 듣지도 않는다.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우리 모두가 다 추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날이 갈수록 1차원적인 인간들이 돼가는지... '술, 여자, 음식, 칭찬'만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신세들이다.


한 친구가 취해서 말 실수를 했는데, 참지 못했다. 요즘의 나는 별로 참지 않는다. 어차피 나에겐 남은 게 없는데 참아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는가? 참지 않고 따져보다가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으면 그냥 일어난다. 말이 안 통하는 술자리에 기분 상해가면서 있을 이유가 없다. 피차 취해서 꼰대질이나 할 거면 그냥 집에 가는 게 낫다. 그런 생각인데, 어제는 그렇게 집에 가는 길에 그냥 눈물이 나왔다. 내 돌발행동에 술이 깬 친구가 뛰어나와 연신 사과를 했지만 다시 술자리로 돌아갈 기분은 아니었다. 옛날 같으면 '이 친구 취했군' 할 일도 요즘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 된다. 가진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무슨 모임 이런 데는 하여튼 안 갈 생각이다. 그런 자리들에서 오가는 말들을 들으면서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싸구려 위로가 필요한 것이라면 집에서 비디오 게임이라도 하면 된다. 왜 다른 사람들 괴롭히고 돈은 돈대로 쓰면서 이 지랄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주말에 통영을 가야 한다. 언론운동의 위대하신 선구자께서 모임을 소집하셨으므로... 생전 처음 통영을 방문하는 게 이런 식이 될 줄은 몰랐다. 화장실은 온전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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