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주가 끝나고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순댓국집이다. 순대국이 표준어가 아니고 순댓국이 표준어이다.
기본찬이다. 그냥 그렇다 치자. 배추김치는 배추의 맛이 느껴졌다. 이른바 겉절이라는 것인데 나쁘지 않았다. 달지 않았고 배추도 사각사각 했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주방과 홀이 일체화된 식당이다. 조리과정을 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러한 장점을 그다지 살리는 구성은 아닌 것 같다. 아주머니 두 분이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고 조리를 한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플라스틱 바구니. 플라스틱 바구니가 불안하다. 순대와 머릿고기 같은 것들이 담겨져 있는데, 저 바구니를 과연 매일 매일 세척할까? 좀 걱정된다. 내가 알기론 다수의 순댓국집들의 순대 및 고기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다루어진다.
다만 순댓국에 들어가는 부재료들을 저울에 달아 넣어주는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평한 게 좋은 것이다.
순댓국에는 기본적으로 간이 된 상태로 다대기가 얹어서 나온다. 어디가서 순댓국을 먹었는데 그 순댓국이 맛이 없게 느껴진다면 그건 둘 중 하나다. 순댓국을 엄청나게 양심적으로 만들었는데 요리 실력이 없는 것이거나, 아니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막장으로 만들었거나. 이 얘기를 꺼낸 건 국물이 맛이 없지는 않다는 거다. 약간 가벼운 맛이 느껴졌는데 가격을 고려하면 그것도 그런가보다 하면 된다. 순대가 끓는 물에 오래 있어서 좀 퍼진 것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의외로 밥이 괜찮았다. 약간 된 밥이 국물과 함께 먹는 것으로 어울린다. 푸석푸석하거나 뭉개진 상태가 아니었다. 주방에 있는 밥솥에서 밥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만두가 나왔다. 만두를 보는 순간 좀 고민스러웠다. 정체가 무엇인가? 생긴 모양이 요상하다. 5천원인데, 피 자체는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
내용물. 그냥 그렇다. 야채와 고기, 두부 등이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특이한 것은 만두 속에서 참기름 맛이 났다는 것이다. 기성품에 주사기를 꽃아 참기름을 넣을리가 없으니, 어느 정도는 직접 손이 사용된 만두이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약간 흘러나온 고추기름 같은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고민스러웠다.
싸게 먹은 것 치고는 맛있게 잘 먹었다. 하지만 위생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근처에 2호점이 있다는데 장사가 잘되면 그런 측면에도 신경을 쓰는게 옳다는 생각이다.
아쉽게도 물론 유죄다.
주소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 176으로 생각된다. 정확치는 않다.
트위터의 반응을 붙여본다.
샨티 @unquetzal
@weird_hat 만두소 만들때 파에 뜨거운 기름 (+참기름)을 부어 파기름을 만들어넣었을거예요. 중국식 만두라고 알고있는데 (정확하진 않은 ^^;;) 말씀하신 식당에선 파 대신 고추기름을 쓰지않았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