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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미디어스 원본 주소: http://j.mp/byCUZC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한겨레신문 15일치 1면에 실린 편집국장 명의의 기사 제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한겨레> 편집국장의 정중한 사과를 정중하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 “오랜 친구와 절교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입니다. 휴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렇게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한겨레신문 11일치 33면 ‘한홍구-서해성의 직설’이었다. 이 코너는 애초에 “DJ 유훈통치, ‘놈현’ 관장사 넘어라”란 제목이었다. 이에 대해 유시민이 ‘놈현’이라는 전직 대통령을 심하게 비하하는 용어를 썼다는 이유로 개탄하며 한겨레신문을 절독해야겠다고 선언했다. 트위터에서의 일이었다. 유시민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 이후 많은 사람들은 그의 분노에 동참하면서 오피니언 훅 사이트 hook.hani.co.kr/ 에 항의 덧글을 다는 등 한겨레신문에 거세게 항의했다. 한겨레신문의 사과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다. 


가르랑말이었나, 으르렁말이었나


먼저 구체적인 사건의 맥락에서 사건의 잘잘못을 가려보자. 유시민이 문제삼은 것은 ‘놈현’이란 표현이었다. 그것이 정권말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저주하는 단어로 쓰였는데 그걸 차용한 것은 그를 모욕하는 일이었다는 거다. 여기서 논점은 두 가지 정도가 된다. 첫째는 ‘놈현’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은 ‘노무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인가라는 문제이고 둘째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의 문제다.


사실 첫째 논거를 받아들이긴 어렵다. 대담자인 서해성이 무슨 생각으로 ‘놈현’이란 말을 사용했는지는 대담전문을 보면 맥락이 나와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민적이고 직설적인 스타일을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런 말을 썼던 것 같다. “먼저 범생이 털을 뽑아야 하죠. ‘놈현’처럼.”라는 발화도 그렇고 대담 말미에 실린 ‘직설 잔설’을 봐도 그렇다. 이에 대해 ‘놈현’이란 말이 원래 그렇게 쓰이던 말이 아니지 않느냐는 항변도 가능하겠지만, 적절한 것은 아니다.


어떤 말을 가르랑말(화자의 긍정적인 정서를 담아 남의 호감을 사려는 언어행위)과 으르렁말(화자의 부정적인 정서를 담아 남을 위협하거나 모욕하려는 언어행위)로 나누는 것은 탄생 당시의 맥락은 아니다. 이를테면 ‘놈현’이 처음에 어떻게 탄생했든 간에 누군가 그것을 다른 의미로 전유해서 사용하려고 한다면, 그 시도는 부당한 것이 아니다. 비슷한 사례로 ‘노빠’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애초에는 ‘노무현의 광신적 지지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탄생한 으르렁말이었으나, 참여정부 임기의 어느 순간부터는 ‘노빠’들 스스로 자신들을 자랑스럽게 호칭하는 가르랑말이 되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에 묻어서 “노빠라는 호칭을 쓰는 것은 수구기득권 세력 뿐이다.”라는 식의 얘기도 나온다.


이런 사례에도 보이듯 말에 담긴 정서는 상황이나 화자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특히 말을 다루는 사람들은 한 단어의 의미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할 권리가 있다.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면 모르겠으나, 그럭저럭 설명이 제시된 타인의 재해석을 “노무현을 모욕하는 것”으로 재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유시민이나 노무현 지지자들의 한겨레신문/서해성 비판의 근거는 여기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만약 이 사태의 논점이 이 부분 밖에 없었다면 그들의 행위는 “말을 다루는 사람들에 대한 부당한 집단압력” 이상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미학의 문제


오히려 두 번째 논거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의 문제가 복잡하다. 먼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 다음으로 한겨레신문을 정론지로 봐야 할 것이냐 상업지로 봐야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설령 한겨레신문이 정론지라 할지라도 ‘직설’을 표방한 지면에 주어져야 할 자유는 다른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사실 한국의 언론들은 정론지를 표방하면서도 대중적인 상업지의 성격을 가진다. 그렇기는 해도 한겨레신문처럼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자의 이념을 대변하고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성격이 약한 잡지가 스스로를 ‘상업지’로 칭하면서 ‘상업지니까 이 정도는 봐달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설령 상업지임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그 경우엔 신문 소비자의 주류인 ‘노무현 지지자’의 ‘취향’에 복종해야 한다는 자본의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사과를 안 할 방도가 없다. 그런 점에서 한겨레신문의 사과는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이런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던 기존의 편집이 의외였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한겨레신문이 ‘정론지’의 정체성으로 유시민의 항변과 한번 붙어보려고 했다면 논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예외화법의 문제다. 이를테면 한겨레신문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할 때마다 ‘놈현’이라고 쓴다면 그건 언론도 아니겠지만, 특정한 맥락에서 특정한 의도를 지니고 그렇게 쓸 수 있는 ‘자유’는 주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편집한 대담자와 편집기자의 ‘양심’(이 말은 한국어의 일반적 화법에서 사용되는 ‘양심’이 아니라,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같은 단어에서 사용되는 그런 ‘양심’이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한겨레신문은 그런 자유를 주장했어야 했다.


한편 한겨레신문이 주장하지 않은 자유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미학적 가치에 대한 평가는 남는다. 나는 한겨레신문의 표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노무현’을 ‘놈현’으로 쓰는데, 왜 ‘김대중’은 고작 ‘DJ'로 내버려둔단 말인가. 속어 컨셉으로 제대로 가려고 했으면 그 기획의 제목은 “슨상님 유훈통치, 놈현 관장사 넘어서라”가 되었어야 했다. 김대중은 DJ로 쓰고 노무현은 ’놈현‘으로 쓰는 ’차별‘을 보이니 노무현 지지자 입장에서는 유독 노무현만 우습게 보이는가 싶어 ’화르륵‘했을 법도 하다. 물론 내가 말한 대로 썼더라도 욕은 바가지로 먹었겠지만, 의도를 강변하기는 더 쉬웠을 거다.


(참고로 ‘슨상님’이란 말도 참 재미있다. 이것은 호남 사람들이 애정을 담아 김대중을 표현하는 ‘선생님’이란 가르랑말을 호남사투리로 변환해서 만든 으르렁말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오히려 젊은 친구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의미로 ‘슨상님’이라 표현하곤 했다. 서거 국면에서 그런 말들을 듣고 말이란 게 참 조변석개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유시민의 ‘종교의 자유’를 위해


또 생각해봐야 할 것은 ‘관장사’란 표현이다. 나는 ‘놈현’이란 표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관장사’에 문제를 삼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것은 절대로 고인을 모욕하는 말이 될 수 없다. 가령 “교회가 예수를 팔아 ‘천국 장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을 때, 이게 어떻게 예수를 모독하는 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이 말이 비판하는 것은 명백하게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살아있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다. 정치란 건 적당히 속된 것이고, 흔히 장사에 비유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장사를 하느냐, 상도덕을 지키느냐의 문제지 장사 자체는 아니다. ‘관장사’란 표현이 다른 콘텐츠 없이 고인에 대한 애도심리에 기대는 태도를 비판한 것이라면, 이에 대해 비판하거나 반박하면 될 일이지 화를 내야 할 이유는 없다.


이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차라리 종교적인 태도다. 대형교회 앞에 가서 “교회가 예수를 팔아 ‘천국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 내가 사탄 소리 들을 것이 분명하듯이 말이다. 하긴 조선일보에 가서 “천안함 장사 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하면 국가를 능욕하고 희생장병들을 모독한 빨갱이 소리를 들을게 뻔하니, 이런 식의 오도된 종교성이 한국 정치의 특징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노무현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은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겠다는 사람들인데, 조선일보와 비슷한 반응을 보여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백번 양보해서 나는 유시민의 종교의 자유를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게 우리나라의 국교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종교를 신앙하는 이들끼리 모여서 ‘관장사’라는 표현을 규탄하는 부흥회를 하든 말든 상관하진 않겠으나, 그 정서를 집단적으로 표출하여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을 핍박하면 그것은 크나큰 문제가 된다. 대한민국 헌법을 존중하는 유시민이 모를 리 없듯이, 우리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제 종교를 가지고 남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물론 그런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광신도는 어느 사회에나(특히 미국과 한국에 많이) 존재하지만 말이다.


한겨레신문과 노무현 지지자들이 그래야 했던 맥락?


이 사건의 잘잘못의 문제는 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사건 뒤에 숨겨져 있는 다른 맥락들에도 주목하고 싶다. 이를테면 한겨레신문이 굳이 속어를 사용하면서 민주당과 참여당 비판을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문제가 된 한홍구와 서해성의 대담 ‘직설’을 보면,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직설적이진 않다. 그 이유는 그들이 속어를 덜 써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민주당이나 참여당을 비판하는 위치가 그리 명료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참여당의 정치행위를 ‘관장사’라고 칭할 때, 한겨레신문은 그 ‘관장사’에 적극 동참한 신문은 아니었던가? ‘관장사’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면 한겨레신문이 제시한 다른 콘텐츠란 것은 무엇인가? 한겨레신문이 참여정부의 무엇이 계승할 만했고 무엇이 비판받아야 한다는 식의 평가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허망한 얘기다. 한겨레신문은 평소 진보언론임을 자임하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진보정당을 외면하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차마 진보정당 포지션으로도 비판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선거 이후 한겨레신문이 선거 기간 동안 기를 쓰며 도왔던 민주당과 참여당의 선거전술을 비판하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겠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밋밋한 비판을 하려다 보니 섹시한 수사를 추구하게 된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편으로 노무현 지지자들이 이번에 한겨레신문에 분통을 터트리게 된 이유도 이번 사건만으로는 해명할 수 없다. 참여정부 말기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 당시의 언론보도에 대해, 노무현 지지자들은 많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에 대해서도 그렇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인기가 없었을 때는 비판에 나서다가, 그의 서거 이후 여론이 반전하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런 행동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참여정부와 노무현에 대한 모든 비판을 적대시하는 노무현 지지자들의 태도에 더 문제의식을 지닌다.


그러나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과거 자신들의 보도행동에 대해 제대로 된 재평가를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이를테면 참여정부 비판이나 노무현 비판 중에서 어떤 것은 제대로 된 언론의 비판이었고, 어떤 것이 섣부르거나 편견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추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매일매일 신문을 생산해야 하는 그분들에게는 무리한 주문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지나간 사건에 대해선 아무도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여론에 부화뇌동하는 것이 한국 사회라면, 전망이 어둡다. 참여정부에 대한 올바른 평가도 불가능하고, 이렇게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성난 독자들을 위해서 사과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을 것이다. 한겨레신문이 나름 할 수 있는 말이 있었음에도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트위터


유시민 전 장관은 이 사건을 통해 트위터의 묘한 성격을 보여주었다. 가령 나 같은 사람에게 트위터는 사적인 공간이다. 내가 거기서 뭐라고 하든 영향받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렇기에 내가 느낀 것들을 마음껏 기술할 수 있다. 하지만 유시민에겐 그렇지 않다. 유시민은 그저 신문을 보고 너무 화가 나서 트위터에 한마디 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식의 사적인 발화가 정치적인 풍파를 일으켰다.


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공인’이라 쓰면 무슨 ‘연예인’을 가리키는 것 같아 편의상 이렇게 늘렸다.)에게 트위터가 어떤 도구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령 미국의 경우는 기자들의 트위터에 대해서도 윤리강령을 제시한다고 한다. 기자들이 트위터에 올리는 글은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는 결코 사적인 얘기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유시민 사례’는 그와 비슷하게 트위터를 대하는 윤리가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유시민의 트위터를 보고 한겨레신문에 분노한 이들은 문제의 대담을 제대로 숙독하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비판에 동참했을 가능성도 크다. 트위터 상에서 이루어지는 취향의 정치, 파편화의 정치에 대한 비판적 거리두기가 필요함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ㅇㅇ

2010.06.18 16:58:11
*.127.233.6

노인제 노인제하면 빨근거리는 모 정당 지지자들 부터 좀 처리하시고 이런 글 쓰시죠?
그리고 한겨레가 유시민 개인에게 사과했나요?

그리고 관장사의 대가는 노인제죠.
아무 의미없이 토론회나와서는 죽은 사람 이름 불러대는거 차라리 그시간에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하건가.
그전에는 입다물고 있다가 꼭 사람 죽으면 나와서는 상대 비판만하는거 그런 정당이 관장사만하는 정당이죠.

하뉴녕

2010.06.18 17:57:04
*.49.65.16

전반적으로 무슨 소리인지 모를 덧글이군요. 노인제는 뭔가요? 그리고 제가 한겨레가 유시민 개인에게 사과했다고 했나요? 제목이야 살짝 가십적으로 뽑았지만 본문엔 그런 얘기가 없습니다.

사실 진보정당 사람들이라면 굳이 '관장사'란 자극적인 용어를 써가며 비판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차피 접점이 뚜렷한데 상대방 정서를 긁어야 할 이유는 없거든요. 가령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대담집에서 비슷한 내용의 비평을 했을 때는 아주 깍듯했어요.

본문에서 지적했다시피 그런 자극적인 어휘가 사용된 이유는 역설적으로 한겨레신문의 비판이 내용적으로 아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ㅇㅇ

2010.06.18 18:25:14
*.127.233.6

노인제란 노회찬의 이번 서울 시장선거를 과거 이인제의 97년 대선과 비교해서 지어진 새로운 닉네임입니다.
근데 진보신당당원들은 그말만 들으면 경기를 일으키며 님 파쇼 운운하더군요.

그리고 제목에는 분명 한겨레가 유시민에게 사과했다고 했잖아요.
분문에 그런 내용이 없으면 안한겁니까?

그리고 접접이 뚜렸해서 상대방 정서를 긁어야할 이유가 없다고요?
그래서 노명박 드립쳤습니까?

그리고 자극적인 어휘랑 내용적으로 아프지않은거랑은 상관없습니다.
내가 이글에서 막말을 하지않는 이유는 내 비판이 아프지않기 때문이 아니고 내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때문입니다.

하뉴녕

2010.06.18 18:59:26
*.49.65.16

아...ㅎㅎ 노회창 노회충까진 들어봤는데 노인제는 처음 듣습니다.

1. "노인제"라는 호칭에는 "노회찬은 선거에서 완주해서는 안되었다."는 정치적 판단이 하나의 의도로 숨어있는 것이겠지요? 진보신당 지지자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것은 바로 그 정치적 판단이지 용어 자체는 아닙니다. 그 용어의 의도가 그것이란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거에요. 그리고 '파쇼' 운운하는 것도 그 판단에 대한 비판이겠죠. "노회찬은 선거에 완주해야 했다." 혹은 "완주할 권리가 있었다."고 믿는 사람들의 입장에서요.

이 사정은 한겨레-유시민 사건과는 많이 틀리죠. '직설'은 일반적인 용법과 다른 의도를 가지고 '놈현'이란 말을 썼다는 것을 설명했는데, 유시민 등은 그 말 자체가 비하어이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다고 분노한 겁니다.


2. 한겨레의 사과문이 유시민에 대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런 제목을 사용한 이유는, 한겨레신문의 사과라는 정치행위가 실질적으로는 유시민의 영향력에 굴복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비꼼이었던 거지요. 한겨레 사과문이 유시민을 향한 사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주장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죠.

3. '노명박'이란 단어는 진보신당의 정치인이나 대변인 논평 등에 등장한 적이 없는, 네티즌 세계의 용어로 알고 있습니다. 또 진보신당 지지자 다수가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사용자 중엔 전직 노빠도 끼어 있더군요. 역시 이 사례와 아무 상관이 없죠. 저도 그런 말을 쓰지는 않습니다.

4. 대담에 참여한 한홍구나 서해성은 진보신당 지지자보다는 유시민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 봅니다. 서해성이 그런 속어를 자신만만하게 사용한 데엔, 분명 어떤 친근함에 대한 자신이 있었겠죠. 한홍구와 유시민은 막역한 사이이구요. 가령 노회찬이나 심상정이 그런 자리에 나가서 호칭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할 겁니다. 한겨레신문은 살릴 수도 있었고 버릴 수도 있었던 이 용어를 편집에서 살려냈는데, 그 이유를 저는 '비판이 밋밋했기 때문에'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삼수

2010.06.19 10:51:30
*.61.23.106

갑후보는 A당출신이고 A당과 성향,이념을 공유합니다.
차이가 있으나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A당을 나와 B라는 신생정당을 만들어 선거에 출마하려 합니다. 그가 선거에 출마하려는 이유는 A당과 확연히 다른 정책을 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선거에서 더 경쟁력이있다는 확신과, A당 내에선 자기가 후보로 선출되지 못할거란 생각때문입니다. 참고로 갑 후보는 정당만들고 없애기를 지금과 거의 비슷한 이유로 8년전에 한적이 있습니다.
을후보는 A당과 는 이념과 정책방향이 전혀 다른 C당인사입니다. 그도 선거에 출마합니다.


A당의 지지자들은 A당후보와 갑이 지향점을 어느정도 공유하니, 을보고 사퇴하라 합니다. 을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은 A당과 다르다 하지만, A당 지지자들은 그거 안 듣습니다. 그들에게 을후보의 생각은 중요치 않습니다. 자기들이 비슷하게 느끼면 을도 비슷하게 느껴야 합니다. 그들은 강요하고 협박하고 욕합니다. 선거에서 지니까 인터넷으로 테러합니다.
B당 지지자들은 A당과 B당의 차이는 신기하게 알아채시는 분들이 B당과 C당의 차이는 보려하지 않습니다.


묻겠습니다.
갑과 을중 '그나마'(사실 둘다 이인제로 비교하는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이인제에 가깝나요?
그럼 A,B,C당중에서 파쇼는 누군가요?

레이

2010.06.19 10:12:29
*.36.229.151

노명박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유포해댄게 진보측 사람들이라고요??? 참 놀랍네요.

Y

2010.06.18 18:10:25
*.232.240.169

안녕하세요 한윤형님.
진중권 교수님 관련 어떤 인터뷰 글을 보다가 한윤형님에 관한 얘기가 나와 찾아 오게 되었고,
올려주신 글을 틈틈이 보고 있습니다.
(제 관심사의 큰 부분인 스타크래프트 관련 부분에 대한 코멘트도 올려주셔서 기쁘네요.)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이렇게 코멘트를 적는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이번에 천안함 관련하여 참여연대에에 폭력 시위, 혹은 폭력을 행하는 보수단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아직 저의 생각으로는 (충분히 참여연대에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설사
참여연대가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 한들,보수단체의 막말, 폭행에 관하여 용인되어질 수 없다고
생각되구요.. 그리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경찰들..
시어머니보다 시누이가 더 밉다?
보수단체나 보수 정권에의 권력에 몸을 실은 경찰이나 마찬가지라 생각되고는 있습니다만..

한윤형님은 어떤식으로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하뉴녕

2010.06.18 19:00:02
*.49.65.16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갤리온 블로그에 보낸 글이 있는데 아마 곧 업데이트될 겁니다. 주로 인터넷 세상의 반응들을 전하는 컨셉의 글이긴 하지만 제 판단도 들어가 있습니다.

Y

2010.06.18 19:45:38
*.232.240.169

빠른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업데이트 될 내용을 기다려 봅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

삼수

2010.06.19 09:23:59
*.61.23.106

저도 참여정부와 노무현에 대한 모든 비판을 적대시하는 노무현 지지자들의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낀다는 윤형님말에 많이 공감합니다.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 라는 선거구호도 그렇고, 노무현때 서민들 생활이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고 여기는 것이 대세던데, 그걸 보면 고인이 하나의 우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한겨레가 이렇게 사과까지 한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리영희프리즘 잘 읽었습니다.ㅎ

김원철

2010.06.19 11:40:07
*.176.44.172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겨레신문은 평소 진보언론임을 자임하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진보정당을 외면하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 말씀에 조금은 의구심이 드는군요. 선거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진보언론임을 자임"하기만 할 뿐 진보정당을 딱히 띄워주지는 않는 듯하던데요.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과 진보 정당을 띄우는 일이 별개인 듯하더란 말이죠. 참고로 박노자 선생 글 링크: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27309

흠..

2010.06.19 14:06:30
*.159.1.131

노빠들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 좀 생각해 봤는데...
관장사라는 표현은 정서상 너무 나간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문제들을 이성적 또는 논리적으로 이렇게 따지고 저렇게 따질 수 있겠습니다만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죠. 죽음, 관...타부시 되는 영역인데...

그나저나 민주당이나 노무현 파들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 정책들에 대해 어떤 자체 평가라도 했나요? 제가 못본 건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거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거 없이 노무현 팔아먹으니 "관장사"로 표현 하고자 했던 민주당과 노무현 파들에 대한 비판에는 공감합니다.

ㅁㅁ

2010.06.19 20:13:51
*.71.74.88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빌미로 마치 유가족이라도 된 양 여기저기 머리끄댕이 잡고 다니는 노빠들 보면 토나오네요.

'관장사'란 단어는 서해성이 했는데 여기와서 성질부리는건 진보신당 지지자가 만만해서 그런건가요?

선거철 전후만 되면 정당 득표율이나 지지율에 빙의되서 갑이 을대하듯 행동하는 버르장머리는 도대체 이해가 안되네요.

흠!

2010.06.19 23:55:33
*.53.28.107

그래요! 저도 아침에 신문받아보고는 "놈현이라는 표제를 써도 되는 거야? 이거 좀 위험한데..." 싶었지만, 대담 내용을 읽고 수긍했거든요. 그래서 유시민의 협박(?)과 노무현과잉지지자들의 격앙된 반응이 좀 이해가 안 됐었어요. 놈현이란 표현은 그렇다 쳐도, 노무현계승자를 자처하는 이들의 책임을 물은 "관 장사"마저 어떻게 비난할 수 있을까 싶은...

한겨레 비판이 밋밋했다, 사실상 한겨레 비판에도 내용이 없었다는 비판은 새로웠어요...
그래도 한겨레가 선거 이후 곧바로 재빠르게 "다음"을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 건 평가받을 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겨레21이 노회찬과 심상정의 다른 결단을 놓고 "누가 옳았나"라고 표지이야기를 꾸민 것도 그렇고,
본지에서는 진보정치의 미래를 놓고 심상정, 이정희 등 인터뷰를 해나가고 있고...
다만 한겨레도 "민주대연합 대 진보대연합"의 도식적 정치공학에 너무 초점을 맞춘 경향은 있어 보여요.
대통합과 대연합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만을 바쁘게 전달하기보다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노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의 색깔과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고
시민들이 정책 노선과 정당 가치를 좀더 평가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한겨레로선 오해와 곡해의 소지가 다분한 말로 더이상 논란과 분란을 일으키기보다는
신속하고 책임있는 사과로 일단 '말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고 한 거 같아요.

아마 7.28 재보선을 치르면서... 다시금 진보정치의 현재와 미래, 통합과 분열에 대한
한겨레의 지향점이 다시 드러나겠죠...?
독자로서 그 부분에 포인트를 두면서 지켜볼 생각입니다...

당당

2010.06.20 07:50:23
*.53.10.251

놈현이던, 관장사던 상관없으나 동일한 문장에

김대중은 "전라도 슨상남 빨갱이"의 "상주짓", "관팔이"가 아니고 왜 "dj"의 "유훈통치"이며
노무현은 왜 "노무현", "정신계승", "못다한 일의 완성"이 아니고 "놈현", "관장사"냐.

한겨레 머저리들의 김대중 및 전라도에 대한 무한충성과
노무현에 대한 저주와 노무현 일당들에 대한 무차별 총질과 등뒤에서 칼로 찌른 것에 불과하다.

한겨레가 놈현, 관장사를 말하려면
쥐박이, 전라도 슨상님, 앵사미, 물태우, 전대가리를 말하면서 동시에 말해야 한다.
어떤 놈은 dj이고 어떤 놈은 놈현이니 그게 이해되나.

무원

2010.06.27 10:29:49
*.70.239.122

얕은 지식으로 접근해 중요한 것을 놓쳤네요. 한겨레 기사의 '놈현 관장사'에 담긴 전후 문맥을 고려하더라도, '놈현'은 무례한 표현이죠..가르랑말이 어르렁말로 바뀔수 있지만, 그건 어느 정도의 지속반복적 사용으로 언어 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된 경우에 성립하죠. 말의 의미라는 것은 조변석개하는 것이 아니니까..그래서 개인이 어떤 의미로 특정 단어를 썻다 하더라도, 그것이 언어 대중의 보편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 자신 혹은 몇몇의 잘못된 오용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빠'가 '광신도'라는 으르렁말에서 '자랑스런 노빠'라는 가르랑말로 바뀐것과는 경우가 다릅니다.

무원

2010.06.27 10:45:51
*.70.239.122

위의 '얕은 지식'이라는 표현이 걸려 첨가합니다. 이도 무례한 표현이네요. 어떤 사람이, 혹은 언론이 '놈현'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느냐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언어 대중에 의해 어떤 의미로 인식되느냐가 본질이라는 얘깁니다. 그래서 '놈현'은 최초 언급한 서모씨나 한겨레신문, 윗글의 필자의 의도와 달리, 무례한 표현이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부정적 의미가 퇴색되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면, 그때는 의미가 달라질수 있겠죠~

하뉴녕

2010.06.27 11:06:15
*.39.144.120

그러나 거기에는 "언론이나 글쟁이가 공중의 표현을 언제나 따라가야만 하는가? 스스로 언어를 재해석할 수 있지 않은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규율이 어떻다 저렇다 하기 이전에 안 그런 사례가 훨씬 많지요. 대중의 '분노'는 이해할만한 것이지만 그 권리를 가로막는 것이긴 한데, 일반적인 노무현 지지자가 아닌 유시민의 반응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입니다.

무원

2010.06.27 15:25:42
*.70.239.122

위의 댓글에 덧붙여// 모두가 공중의 표현을 따를 필요는 없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당연히 져야죠...핵심은, 유시민씨도 언어 대중 다수가 '놈현'이라는 표현에서 노무현대통령을 폄훼하는 무례한 표현이라 생각하기에, 이러한 점을 우려하고 또 분노해 그러한 대응을 한 것이죠. 유시민씨가 바본가요? 다수가 불손한 표현으로 느끼지 않는데 혼자 그랬을까요? 유시민씨가 일개 표현에 즉흥적으로 흥분해 반응하는 철부지는 아니잖아요... 그런 대응에 필자분처럼 실망하거나 반대하거나 모두 개개인의 자유겠지만, 그러한 대응이 이해못할 어떤 수준의 대응은 아니란거죠..그만합니다~

하뉴녕

2010.06.27 16:30:06
*.146.149.202

애초에 본문에서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표명하시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 언어 대중 다수의 느낌이 무엇인지를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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